[시승]기분 좋은 변화, 기아 부분변경 K5

입력 2024년01월08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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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동적인 분위기 자아내는 외관
 -최신 실내 구성 및 디지털 요소 강화

 현대차 쏘나타와 함께 국산 중형 세단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기아 K5가 부분변경으로 돌아왔다. 새 차는 기존의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바탕으로 세부 요소를 섬세하게 다듬어 한결 깔끔해졌다. 이와 함께 큰 폭의 실내 개선과 디지털 요소 확대를 통해 상품 경쟁력을 키웠다. 이처럼 K5의 흥미로운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직접 장거리 시승에 나섰다.

 디자인&상품성
 출발하기 전 간단히 실내외를 살펴봤다. 앞모습부터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데 핵심은 주간주행등이다. Z자 모양으로 꺾여 있으며 여러 조각을 지어 더욱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램프 안쪽을 차지하는 그래픽 모양도 전부 달라졌다.

 차분하면서도 선명한 시야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범퍼 디자인도 소폭 변경이 이뤄졌다. 송곳 모양으로 차체 컬러를 입혀 모던한 이미지를 부여했고 유광블랙 무늬도 달라졌다. 중앙에 위치한 레이더, 라이다 센서 면적도 커져서 정확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옆은 그대로다. 유연하면서 직관적인 캐릭터라인, 도어에 붙어있는 사이드미러, 뒤로 갈수록 완만하게 떨어지는 루프, C필러 장식까지도 훌륭한 비율을 자랑하던 K5의 모습 그대로다. 신규 멀티 스포크 휠을 적용한 점이 유일한 차이점인데 디자인이 신선함을 키운다. 

 뒤는 스타맵 라이팅 형상의 테일램프를 적용해 입체감을 강조한다. 아래로 길게 내려서 독특함을 더하고 차가 더 넓어 보이는 효과도 준다. 트렁크 역시 금형을 전면 수정해 매끈해졌다. 이 외에 배기구 및 디퓨저 느낌을 살린 범퍼와, 후진등, 후방 반사등도 소폭 변경을 이뤄 신형다운 느낌을 냈다.

 실내는 제법 큰 변화를 거쳤다. 심에는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있다. 각각 12.3인치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매끄럽게 연결돼 있다. 여기에 속을 채우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 적용으로 다양한 정보를 통일감 있게 전달한다. 보는 맛을 더한 그래픽과 빠른 반응, 카플레이 연동성 등이 개선돼 사용하는 데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

 바로 아래에는 수평 지향적인 디자인 요소를 적용한 송풍구와 통합 터치 컨트롤러가 위치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공조장치를 하나로 묶은 패널인데 처음에는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 번 손에 익으면 쓰기 편하다. 이와 함께 크래시 패드는 간결하게 구성했고 그 아래 전방 트레이는 더욱 넓게 뚫어 활용도를 높였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충전 상태를 표시하고 별도의 USB-C타입 포트를 이용해 추가 충전도 가능하다. 반면, 센터터널은 건드리지 않았다. 조그셔틀 타입 변속 레버와 각종 주행 버튼, 시트 및 스티어링 휠 열선 레버도 전부 그대로다. 지문인식 버튼이 추가됐지만 단번에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각종 편의 품목도 인상적이다. 특히, 신형으로 오면서 기아는 SDV 기반의 소프트웨어 경험을 전달할 수 있도록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영상, 음원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플러스"를 준비했다. 이 외에 기아 디지털 키 2, 빌트인 캠 2, e 하이패스, 지문 인증 시스템, 전동식 세이프티 파워트렁크, 진동 경고 스티어링 휠, 에어컨 애프터 블로우, 뒷좌석 6:4 폴딩 시트, 측방 주차 거리 경고,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등 선호도가 높은 기능을 대거 탑재했다.

 감성 품질도 만족스럽다. 적재 적소에 넣은 조명을 비롯해 큼직한 시트, 고품질 음향을 제공하기 위해 오디오는 크렐(KRELL)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12 스피커) 기반의 5.1 채널 사운드도 장착했다. 더욱 입체감 있는 콘텐츠 경험을 갖추고 탑승자에게 특별함을 전달한다. 커진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안정적인 음성 인식 등 오감을 사로잡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2열은 국산 중형 세단의 가장 큰 장점이다. 무릎과 머리 위 공간은 물론 시트의 크기도 큼직해 여유롭다. 열선시트와 전용 송풍구, 충전 포트, 컵홀더, 햇빛가리개 등 필요한 기능도 알차게 다 넣었다. 이 외에 트렁크는 전동 버튼을 추가했으며 안쪽으로 깊어 여유롭게 짐을 넣을 수 있다.

 성능
 파워트레인은 1.6ℓ 터보와 2.0ℓ의 가솔린을 비롯해 하이브리드, LPG까지 폭 넓게 마련했다. 물론 쏘나타에 있는 2.5ℓ 터보가 없다는 건 살짝 아쉽지만 전체 판매 비율로 보면 높지 않기 때문에 단점까지는 아닐 듯하다. 시승차는 직렬 4기통 2.0ℓ 자연흡기 가솔린으로 최고출력 160마력, 최대토크 20㎏·m를 발휘한다. 이와 함께 앞바퀴 굴림 방식이 기본이며 변속기는 자동 6단이 맞물린다.

 초기 발진가속은 여유롭다. 느긋하게 속도를 올리며 차분하게 앞으로 나간다.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에 익숙한 요즘의 차들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그만큼 처음에는 다소 더디게 반응한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엔진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특성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중속을 넘어 가면서부터는 속 시원한 가속감을 전달하며 우려를 말끔히 지운다.

 고속에서도 마찬가지다. 매끄럽게 속도를 올리며 경쾌하게 달려나간다. 순간적인 추월 가속은 물론 잦은 재 가속에 들어가도 즉각적으로 힘을 더한다. 처음에는 빠르게 달려나간다고 생각해도 한계 영역에 진입하면 터보 지연현상 때문에 지쳤던 요즘의 차들과는 완전히 다른 감각이다. 그만큼 자연흡기 엔진이 주는 특징을 고스란히 경험할 수 있으며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기대 이상이었던 부분도 발견했다. 바로 정숙성이다. 저속에서는 불필요한 소리가 거의 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조용하게 전진한다. 시동을 걸고 아이들링 상태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지 않으면 일상 영역에서는 매우 쾌적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이처럼 우수한 정숙성 덕분에 기분이 좋아지고 한 체급 위의 차를 모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실제로 기아는 우수한 주행 감성을 구현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차체와 앞유리가 만나는 부분의 소재를 보강했고 후륜 멤버 충격 흡수 부품과 전륜 멤버의 소재를 최적화해 지면에서 차로 전달되는 로드 노이즈를 감소시켰다. 이중접합 차음 유리도 기존 앞유리 및 앞좌석에서 뒷좌석까지 확대 적용하고 정숙성을 높였다.

 승차감 개선도 이뤄냈다. 앞뒤 서스펜션 특성과 소재를 최적화했고 노면 잔진동과 충격을 더욱 효과적으로 흡수해 높아진 노면 대응을 지원한다. 효과는 장거리 주행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적당히 도로 위 굴곡을 흡수하면서 최적의 승차감에 도움을 준 것. B급 도로가 연속으로 이어지는 국도는 물론 고속도로에서 직진 안정성에도 큰 영향을 줬다. 탄탄한 감각을 바탕으로 탑승자 모두에게 깊은 믿음을 심어줬다.

 이 외에 스티어링 휠 반응은 무난하고 코너링 실력도 평균값을 잘 맞췄다. 제동력도 차의 성능과 무게, 크기를 감안하면 적당한 수준이다. 어느 한 부분 개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조화에 집중하며 누구나 쉽게 운전할 수 있는 세팅이다. 호불호가 없으며 개인 및 법인, 렌터카 등 대중적인 수요를 공략하는 차의 성격을 감안하면 이상적인 성격이다.

 총평
 부분변경 K5는 더욱 말끔해진 인상과 진보된 능력을 갖추고 탑승자에게 즐거운 여정을 제공하는 동반자 역할을 톡톡히 한다. 존재감을 드러내는 외관은 한 층 모던해졌고 실내 기능과 경험 측면에서도 일취월장해진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또 자연흡기 엔진이 주는 특징을 유지한 체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성능은 차와 찰떡 궁합이다. 전체적으로 흐뭇하게 바라보며 기분 좋은 변화를 이끄는 국산 대표 중형 세단이 바로 K5다.

 한편, 신형 K5는 상품성을 크게 높였음에도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다. 동력계는 2.0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1.6 가솔린 터보, 2.0 LPi로 나뉜다. 트림별 가격은 2.0 가솔린이 2,784만~3,447만원이며 1.6 가솔린 터보는 2,868만원~3,526만원이다. 2.0 가솔린 하이브리드는 3,326만~3,954만원이며 2.0 LPi는 2,853만~3,462만원이다(하이브리드는 환경친화적 자동차 세제혜택 전 기준). 큰 폭의 디자인 변화와 개선된 상품성을 감안하면 가격 인상폭은 최소화 했다는 게 업계 평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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