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해마다 큰 폭의 감소세 보여
-휘발유, 하이브리드는 꾸준히 증가
-BEV아닌 내연기관으로 옮기는 현상
디젤차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빠르게 줄고 있다. 한정적인 선택지와 환경 문제, 각종 규제 등이 발목을 잡으며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디젤의 수요는 친환경을 강조한 하이브리드 및 오랜 시간 검증 받은 가솔린으로 옮겨지고 있다. 당초 순수 전기차로의 전환을 내다봤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16일 카이즈유가 공개한 연료별 승용차 신차등록대수를 살펴보면 지난 5년간 경유는 빠르게 수요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9년에는 43만대를 넘던 경유는 2년만인 2021년 25만대까지 빠졌고 이후로 내리막을 거듭하며 지난해에는 13만여대에 그쳤다. 반면, 대세 연료로 떠오른 하이브리드는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5년 전 10만여대 수준이었던 하이브리드는 해마다 평균 4만대 넘게 증가하며 2023년에는 30만대를 뛰어넘는 기염을 토했다.
한 가지 인상적인 부분은 휘발유의 증가세다. 휘발유는 2020년 96만대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뒤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반등해 힘 입어 지난해 89만여대를 기록하며 다시 90만대 문턱까지 올라왔다.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 대중화 되면서 성능과 효율을 모두 잡은 파워트레인의 등장, 이를 활용한 신차 출시가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 외에 순수 전기차 비중은 오히려 감소했다. 2019년 3만3,000여대에 머물던 전기차는 다양한 선택지와 함께 합리적인 충전 및 유지 관리비에 입소문을 타면서 2021년 7만여대, 2022년에는 12만를 돌파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1만대 수준에 머물면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비싼 차 값과 불편한 충전 경험, 부족한 인프라, 위험 요인 들이 불안을 키웠고 소비자 지갑을 여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업계에서는 디젤차의 감소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해당 수요가 순수 전기로 넘어가는 일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소비자는 보다 합리적이고 편리한 대안을 찾기 때문에 오랜 시간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춘 휘발유 및 경제성을 우선에 둔 하이브리드 전환이 더 클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결국 내연기관에서 내연기관으로 이동했을 뿐 100% 전동화 파워트레인으로의 전환은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한 업계 전문가는 "친환경적인 의미로 디젤의 감소가 전기차로 옮겨지지 않았다"며 "같은 내연기관으로의 이동을 미뤄볼 때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경을 위해 친환경차를 사는 게 아니라 경제적으로 도움이 돼야 친환경차를 구매하는 경향이 다분하다"고 분석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