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0.1% 몰락, 갈 곳 없는 병행수입 이유는?

입력 2024년02월01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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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245대로 급감, 전체 0.1% 수준
 -다양한 세그먼트 신차 정식 수입되며 발길 뚝
 -극소수만 찾는 틈새시장으로서 한계 명확해

 국내 병행수입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며 정식수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낮은 점유율을 기록한 것. 한때,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다양한 세그먼트 신차를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현재는 이러한 요구를 브랜드의 정식수입이 충족해준 결과로 풀이된다. 

 2일 카이즈유 자동차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승용 기준 병행수입차는 총 245대에 그쳤다. 전년 대비 60% 넘게 떨어진 수치이며 최근 10년간의 기록 중에서도 가장 낮은 결과다. 수입차 중 병행수입이 차지하는 비율도 0.1%까지 낮아져 1,000대 중 1대 가량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2019년에 연간 2,000대에 달했던 병행수입차 시장을 감안하면 코로나 펜데믹 이후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낸 것이다. 

 이 외에 외형별로는 SUV와 픽업트럭이 다수를 차지했고 이어서 컨버터블, 쿠페, 세단, 해치백 순으로 나타났다. 또 개인과 법인의 비율은 각각 55.5%, 44.5%로 비슷한 수준을 보여줬다. 성별로는 남성이 83.8%로 월등히 높았고 연령별 비율은 40대가 33.8%로 가장 많았다. 브랜드는 다소 인상적이며 정식수입과 다르게 닷지, 포드 등의 미국 브랜드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제품별로는 F시리즈, 램, 콜벳, MX-5 등 국내에 정식 수입되지 않는 차종들이 이름을 올렸다.

 병행수입차의 롤러코스터 하락은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다. 먼저, 코로나 펜데믹이 발생하면서 마음의 여유가 줄어든 탓에 소비 심리가 크게 떨어졌다. 이후 안정기를 찾았던 코로나 엔데믹 상황에서는 반대로 묶여있던 인플레이션 효과가 퍼지면서 고 환율, 고 금리 여파로 정식수입 대비 가격 경쟁력을 크게 잃었다. 

 여기에 완성차 브랜드들이 평소 구입이 어려웠던 신차들을 정식수입으로 국내 출시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쉐보레와 포드, 지프, GMC의 픽업을 비롯해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링컨 네비게이터 등 의전 목적의 풀사이즈 SUV까지 대거 공식 판매를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보증과 수리, 유지 관리가 쉬운 정식 구입으로 돌아선 것이다. 한동안 잘 나가던 일본 경차들도 배출가스를 비롯한 각종 규제와 인증 문제로 수 년째 수입이 어려워진 상황이 지속되면서 사실상 팔 차가 없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자동차 업계에서는 국내 병행수입차 시장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수요는 한정적인데 생각보다 다양한 종류의 차를 공식적으로 팔고 있는 대한민국 수입차 시장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극소수만 찾는 틈새시장으로서 한계가 더욱 명확해졌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공식 수입사의 가격 정책과 금융 프로모션 등을 따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희소성을 강조하는 슈퍼카를 제외하면 낮은 점유율의 얼어붙은 병행수입차 시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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