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명확한 결과, 벤츠 E-클래스

입력 2024년02월04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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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기와 공간 키우고 디지털 경험 극대화 
 -내연기관 완성도의 절정 보여줘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 세단, 단일 누적 20만대를 넘긴 최초의 수입차, 이 모든 건 벤츠 E-클래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만큼 한국 소비자들에게 E-클래스는 가장 사고 싶은 수입차 중에 하나이며 높은 인기로 이를 증명 한다. 베스트셀링카 기준이 되어왔던 E-클래스가 새롭게 돌아왔다. 무려 11일 세대로 진환 신형인데 고급감을 높이고 벤츠가 말하는 새로운 개념의 진보를 보여준다. 여전히 왕자의 머무를 수 있을지 시승 행사를 통해 직접 확인해봤다.

 디자인&상품성
 E-클래스 외모는 시작부터 마음에 든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다소 어색해 보였는데 실물로 보니 훨씬 낫다. 헤드램프 크기도 적당하고 모양도 꽤나 흥미롭다. 그릴은 익스클루시브와 AMG에서 차이가 있다. 조금 더 차분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의 익스클루시브는 크롬 도금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보닛 위에는 벤츠 엠블럼이 툭 하고 나와있다. 반대로 AMG는 램프가 이어져 있는 커다란 유광 블랙 패턴 그릴이 핵심이다. 범퍼의 모습에서도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둘 다 어떤 트림을 선택 하든 지 크게 후회는 없을 듯하다. 

 옆은 한층 커진 차체가 인상적이다. 길이가 부쩍 늘어났는데 차이를 단번에 알 수 있다. 아치 형태 윈도우 라인과 부드러운 곡선으로 마무리한 루프라인,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모든 과정이 S-클래스를 쏙 빼 닮았다. 그래서 인지 멀리서 봤을 때 차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구분 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히든 플러시 타입 도어 캐치는 손에 잡는 느낌마저 매우 고급스럽다. 

 유연한 캐릭터라인과 함께 모든 부분에서 고급감이 부쩍 올라간 모습이다. 버블 디자인으로 길게 이어진 테일램프가 눈에 들어온다. 특히, 벤츠 삼각별을 형상화한 제동등은 단번에 시선이 간다. 약간에 호불호가 있을 듯하다. 반면, 트렁크와 범퍼는 둥글게 마무리했으며 단정한 중형세단 의 이미지를 드러낸다

 실내는 큰 폭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벤츠가 말하는 디지털 혁신이 모두 녹아있다. 대표적으로 MB UX 슈퍼스크린이다 EQ 시리즈에서 먼저 살펴봤던 하이퍼스크린과는 또 다른 개념이다. 곡률을 최소화했고 계기판을 별도로 뺐다. 개인적으로는 슈퍼스크린이 훨씬 더 정갈하고 보기 좋다. 인포테인먼트 기능도 혁신적으로 바뀌었다. 

 화면 속에는 벤츠가 2025년경 선보일 전용 운영체제 MB.OS의 선행 버전인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들어있다. 또 5G 커뮤니케이션 모듈을 탑재해 LTE보다 훨씬 빠른 데이터 속도를 지원한다. 새로운 세대의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덕분에 디스플레이 기본 아이콘의 디자인 및 색상은 더욱 단순화되고 직관성이 높아졌으며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도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해졌다.

 특히, 유튜브(YouTube), 웹엑스(Webex), 줌(Zoom), 앵그리버드(Angry Bird), 틱톡(TikTok), 비발디(Vivaldi) 등과 같은 제3자 개발 앱을 이용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에센셜(essential;), 플로(FLO), 웨이브(Wavve), 멜론(Melon) 등의 국내 엔터테인먼트 앱들이 추가됐다.

 감성 품질은 차고 넘친다. 버메스터 사운드 시스템은 실내를 공연장으로 만들어주며 도어 끝 단 부터 대시보드 전체를 덮는 조명은 화려하다. 간결한 송풍구와 잘 짜맞춘 가구를 보는듯한 센터 터널 컬러 조합까지 어디에도 단점을 찾아볼 수 없다. 단차를 살펴볼 수 없고 전부 정교한 마감으로 다듬었다. 도어 안쪽 수납함에는 부딪치는 소리가 나지 않게 부드러운 천으로 감쌌다. 섬세함 마저 엿보인다

 2열은 한층 쾌적해졌다. 휠베이스가 늘어난 탓에 공간적으로도 마음에 들고 시트포지션이 낮아서 안락한 착좌감을 형성한다. 반면, 편의품목은 다소 아쉽다. 중간 이상의 트림임에도 불구하고 공조장치 조절 기능이 없고 단순한 송풍구만 있다. 트렁크는 무난하다. 전형적인 중형세단이 보여 줄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다

 ▲성능
 시승차는 E300으로 4기통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어 최고 258마력, 최대 40.8㎏∙m의 성능을 낸다. 여기에 9단 자동변속기와 네바퀴굴림 시스템이 맞물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6.1초가 걸린다. 효율은 ℓ당 복합 11.6㎞를 실현했다. 

 이와 함께 신형 E-클래스는 모든 라인업이 전동화 시스템을 갖춰 뛰어난 주행효율성과 성능을 갖췄다. 48V 온보드 전기 시스템을 갖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2세대 통합 스타터 제너레이터를 통해 시동을 걸 때 최대 17㎾의 힘을 추가적으로 제공해 부드럽고 신속한 엔진 시동을 돕는다. 또 글라이딩, 부스팅, 회생제동 등을 제공한다.

 시작은 고요하다. 시동을 걸었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하기 때문이다. 속도를 올리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소리 없이 강하게 출력을 발휘하고 도로 위를 질주한다. 과정 자체가 역동적이거나 박진감 넘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이 빠른 가속감을 느낄 수 있으며 순간적으로 터져 나오는 토크의 감각도 제법이다

 엔진 회전질감이 우수하다 보니 자꾸만 가속페달의 힘을 싣는다. 고속에서는 적당한 엔진 사운드와 함께 어느 정도 한계점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기존과 비교하면 완성도 높은 파워트레인이다. 이 외에 스티어링휠 감각은 유연하다. 적당한 무게감을 바탕으로 자연스러운 방향 전환을 유도 한다. 승차감은 ‘역시 벤츠’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차분하면서도 속도가 높아질 때는 묵직하게 바닥을 움켜쥐고 높은 고속안정성을 보여 준다. 믿음은 절로 커지고 여유로운 장거리 이동이 가능하다.

 스포츠모드에서는 전체적으로 예민해지는 성격인데 드라마틱한 변화를 주지는 않는다. 적당히 무거워진 스티어링휠과 민첩한 변속기 정도이며 재미를 찾기는 힘들다. 오히려 거친 엔진 사운드가 차의 성격과는 잘 맞지 않는다. 여러모로 컴포트모드에서의 만족이 더 큰 이유다. 이 외에 에코모드는 최대한 차분하게 차의 성격을 고치며 연료 효율에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환경부 인증 숫자보다는 1.5배 이상 높게 찍혀있는 효율 숫자도 마음에 든다.

 주행 보조기능은 무척 마음에 든다. 실제로 E-클래스에는 전 라인업에 가장 최신 주행 보조시스템인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가 들어간다. 또 올해 하반기부터는 국내 최초로 주행 중에도 도로 위에 헤드램프로 기호를 투사하는 프로젝션 기능이 더해진 디지털 라이트를 넣었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더욱 편리하게 주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질감 없는 구현이 특징이며 완성도 높은 기술을 경험할 수 있다. 갑자기 차가 들어오고 나오는 상황에서도 결코 당황해 하지 않는다. 곡률이 심한 곳에서도 차선 중앙을 잘 유지시키며 매끄럽게 통과한다. 실시간 주행 상황을 보여주는 계기판과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의 도움도 한 몫 한다.

 운전자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편의 기능을 자동화하는 루틴(routine)도 인상적이다. 신형 E-클래스에서 운전자는 표준 루틴 템플릿을 사용할 수 있고 스스로 루틴을 생성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온도 설정, 앰비언트 라이트, 오디오, 주차 카메라 등의 차량 기능을 날짜 및 시간, 위치, 내외부 온도, 차량 속도 등 자신이 원하는 특정 조건과 연결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편의 기능을 자동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실내 온도가 섭씨 12도 미만이면 시트 열선을 켜고 앰비언트 라이트를 주황색으로 설정하라"와 같은 조건 및 작업 설정이 가능하며 이와 같은 루틴을 "실내를 따뜻하게 해줘"와 같이 임의의 명령어로 지정할 수도 있다. 벤츠는 추후 반복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인공지능(AI)이 운전자 성향을 파악해 자동으로 운전자 맞춤형 기능을 추천해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평
 E-클래스는 1등이 보여줄 수 있는 자신감과 실력을 가지고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한결같은 믿음과 가치를 두고 신형에서도 높은 만족을 이끌어내며 안정적인 타이틀 방어전을 치른 듯 하다. 인기 이유를 실감 할 수 있는 이상적인 수입 베스트셀링카가 E-클래스다. 가격은 E 200 아방가르드 7,390만원, E 220 d 4매틱 익스클루시브 8,290만원, E 300 4매틱 익스클루시브 8,990만원, E 300 4매틱 AMG 라인 9,390만원, E 450 4매틱 익스클루시브 1억2,300만원이다.

 한편, 신형 E-클래스는 국내에 총 7개의 라인업으로 선보여 진다. 가장 먼저 E 300 4매틱 익스클루시브, E 300 4매틱 AMG 라인이 이달 먼저 인도되며 1분기 중 E 220 d 4매틱 익스클루시브를 인도할 예정이다. 이후 E 200 아방가르드, E 450 4매틱 익스클루시브, E 350 e 4매틱 익스클루시브, 메르세데스-AMG E 53 하이브리드 4매틱 플러스가 출시될 계획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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