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액 보조금 5,500만원…200만원 내려
-전기차 일제히 상한선 가격에 맞춰
-일관성 있는 보조금 정책 필요해
환경부가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 방안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바뀐 기준에 맞춰 일제히 전기차 가격이 낮아지는 등 업계의 발 빠른 대응도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세분화된 항목이 많고 매년 들쑥날쑥한 보조금 정책으로 인해 소비자 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아 일관성 있는 대책이 요구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바뀐 보조금 개편안은 승용 전기차 기준 국비 보조금 대상은 8,500만원으로 동일하지만 100% 받을 수 있는 조건이 까다로워 졌다. 상한선이 2023년 5,70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200만원 낮아진 것. 2022년 5,500만원에서 재작년 5,7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는데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당시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차 값 인상을 이유로 보조금을 더 줬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유야 어쨌든 현 시점 기준으로는 보조금 100%를 받으려면 5,500만원 이하의 전기차 가격이 형성되어야 한다. 테슬라 모델 시리즈와 폭스바겐 ID.4, 폴스타 폴스타2 등이 직격탄을 맞았는데 회사들도 바뀐 정책에 맞춰 빠른 대응에 들어갔다. 폭스바겐은 ID.4의 가격을 5,690만원에서 5,490만원으로 200만원 낮췄고 폴스타 2 역시 기존 5,590만원에서 5,490만원으로 100만원 인하했다. 반면, 테슬라는 이렇다 할 반응이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올리고 내렸다를 반복하면서 해마다 바뀌는 보조금 정책에 대해 소비자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다양한 조건을 충족해야만 보조금을 온전히 받을 수 있어 셈법은 더욱 복잡해진다. 구체적으로는 1회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 차량 정보 수집 장치 탑재 여부, 직영 정비센터 규모, 충전 인프라 확충 수준 등에 따라 보조금이 차등 지급된다. 여기에 올해는 배터리 에너지 밀도에 따라 효율이 낮으면 보조금을 덜 주기로 해서 중국산이 다수를 차지하는 LFP(니켈, 코발트, 망간) 배터리는 더 불리한 조건이다. 즉. 5,500만원 이하의 전기차를 구매한다고 해도 전액을 받는 건 매우 드물다는 뜻이다.
궁극적으로는 전기차 실 구매 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높은 진입장벽, 나아가 소비자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체적으로 시장이 위축된다면 정부가 계획중인 전동화 전환 계획에도 다소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일관성 있는 정책과 체계적인 중장기 로드맵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전문가는 "전기차의 경우 높은 가격으로 보조금 영향을 크게 받고 그만큼 보급에 있어서도 편차가 크다"며 "소비자가 쉽게 이해하고 납득할만한 일관성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