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쓴 전기 화물차 보조금 감소 폭 클듯
-"경형 이하" 제외, 레이·캐스퍼 살아남아
-보조금 감소분 상쇄 위해 가격 인하 등 필요
환경부가 2024년도 전기차 보조금 방향을 공개했다. 성능 보조금이 기존 5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깎였고 배터리 에너지밀도와 자원순환성을 따지는 조항이 추가된 게 핵심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중국산 리튬인산철배터리(LFP)를 쓴 전기차를 직접 겨냥한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LFP의 단가는 리튬이온 등과 같은 삼원계(NCM) 배터리 대비 저렴한 대신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고 재활용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배터리효율계수"와 "배터리환경성계수" 라는 항목으로 분류했다. 에너지밀도에 따라 1.0~0.6까지의 차등계수를 부여했고, 배터리 1㎏ 당 함유되어있는 유가금속의 가격 총계에도 같은 조건을 부여했다.
그나마 경형 이하 전기차는 에너지 밀도를 따지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LFP 배터리를 쓰고 있는 기아 레이 EV와 초소형전기차, 출시를 앞둔 현대차 캐스퍼 EV 등은 보조금 개편안에 따른 영향을 피해갈 전망이다.
그렇다면 LFP 배터리를 쓴 전기차는 NCM과 비교해 보조금이 얼마나 깎일까. 정부가 제시한 보조금 요건을 대부분 충족했다는 가정 하에 배터리효율계수와 배터리환경성계수만을 가장 낮은 등급으로 가정해 계산해봤다.(참고 산식 : 성능보조금 400+배터리 안전보조금 20×배터리효율계수 1.0~0.6×배터리환경성계수 1.0~0.6×사후관리계수 1.0+보급목표이행보조금 140+충전인프라보조금 40+혁신기술보조금 50).
산출 결과에 따르면, LFP 배터리 탑재 전기 승용차의 보조금 최대 수령 가능 금액은 약 637만원이다. LFP 배터리를 탑재했다는 것 만으로 최대 수령 가능 금액(650만원) 대비 약 13만원 가량이 깎이는 셈이다.
문제는 감소 폭이 큰 전기 화물차에 있다. 승용차와 마찬가지로 배터리효율계수와 배터리환경성계수만을 최저치로 잡아 계산할 경우 수령 가능한 보조금은 최대 1,100만원에서 396만원까지 떨어진다(산식: 성능보조금 1,100×배터리효율계수 1.0~0.6×배터리환경성계수 1.0~0.6×사후관리계수 1.0~0.8-충전안전차등 50).
다만, 실제 보조금 감소 폭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성능 보조금은 주행거리 500㎞ 미만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을 차등화 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대 제조사가 아닌 이상 충전 인프라와 서비스센터 구축 여부에 따라서도 보조금이 깎일 수 있다.
결국 보조금 감소 영향을 상쇄시키기 위해선 정부가 내건 인센티브 제도를 적극 활용할 수 밖에 없다. 환경부는 이번 보조금 개편안을 공개하며 제조사 할인 폭이 큰 전기차에는 100만원을 추가 지원하는 제도를 지속 유지하기로 했다. 이 외 10년/50만㎞ 이상 보증 제공 차량과 차상위계층 및 전기차 최초 구매 대상에게도 보조금을 더 얹어주기로 했다.
업계 전문가는 "정부의 이번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은 전기차 가격 인하 유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LFP를 직접 규제한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결국 제조사 입장에선 보조금 감소 폭을 상쇄시키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적 노력이 필요해보인다"라고 평가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