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배터리 전기차, 보조금 확 깎였다

입력 2024년02월20일 00시00분 박홍준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테슬라 모델 Y, 514만원⭢195만원
 -BYD T4K, 1,200만원⭢462만원
 -"전기차 가격 인하 효과, 사실상 원점" 우려

 환경부가 2024년도 차종별 전기차 국비 보조금을 20일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고시했다. 예상대로 테슬라와 BYD 등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전기차들은 보조금이 큰 폭으로 깎여나갔다. 


 부처 발표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 Y RWD 보조금은 195만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국비 보조금(514만원)과 비교하면 62.1%나 감소했다. 테슬라코리아가 새해 정부 지침을 반영해 판매가를 5,499만원까지 내렸지만, 보조금이 깎이며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가 발생했다. 

 직격탄을 맞은건 중국산 화물차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야심차게 등판한 BYD T4K의 국비 보조금은 462만원까지 깎여나갔다. 1,200만원을 지원받았던 작년과 비교하면 61.5% 줄어든 것. 

 이 외 EVKMC 마사다는 1,124만원에서 299만원, 모빌리티네트웍스 SE-A2와 제이스모빌리티 이티밴은 1,200만원에서 333만원, 364만원으로 각각 떨어졌다. 중국에서 들어온 전기 화물차들의 판매량 감소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중국산 LFP 배터리를 쓴 국산차도 예외는 아니었다. 정부 보조금 677~695만원을 받을 수 있었던 KG모빌리티(KGM) 토레스 EVX 지원액은 443~457만원으로 약 34% 줄었다. KGM이 별도의 가격 인하를 결정하지 않는 이상 소비자들은 작년보다 200만원 이상을 더 줘야한다. 그나마 기아 레이 EV 보조금은 452만원으로 종전(512만원)보다 11.7% 낮아지는 데 그쳤다. 


 LFP 전기차의 보조금이 크게 줄어든건 정부가 보조금 산정 조건에 추가한 "배터리효율계수"와 "배터리환경성계수" 영향이다. 정부는 배터리의 에너지밀도와 자원순환성을 고려한 조건이라고 강조하지만, 업계는 사실상 중국산 배터리를 직접 규제한 항목으로 보고 있다. LFP 배터리의 가격은 리튬이온 등과 같은 삼원계(NCM) 배터리 대비 저렴한 대신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고 재활용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레이 EV의 보조금 감소 폭이 적었던 건 "예외 조건" 때문이다. 정부가 초소형 전기차와 경차 등 경형 이하 전기차는 에너지 밀도를 따지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출시를 앞두고 있는 현대차 캐스퍼 EV도 LFP 탑재에 따른 영향권을 빗겨나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영향이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확산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LFP 배터리가 전기차 가격을 떨어뜨리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해 왔지만, 사실상의 직접 규제에 따라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LFP 배터리가 전기차 가격을 끌어 내리는 데 당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더욱 아쉬운 결정"이라며 "전기차 가격을 인하해서 보급률을 높이고자 하는 기업들의 노력을 원점으로 되돌리는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결국 업체들은 보조금 감소 폭을 상쇄하기 위해 정부의 인센티브 제도를 적극 활용할 수 밖에 없게 됐다. 환경부는 제조사 할인 폭이 큰 전기차에는 100만원을 추가 지원하는 제도를 지속 유지하기로 했고 10년/50만㎞ 이상 보증 제공 차량과 차상위계층 및 전기차 최초 구매 대상에게도 보조금을 더 얹어주기로 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