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기 접어들면서 포트홀 다수 발견
-타이어 손상 및 급차선 변경 등 위험 높아
-지자체 보수작업 한계, 운전자 각별한 주의
본격적인 해빙기에 들어선 요즘 갑작스러운 비와 눈 예보가 이어지고 일교차가 큰 날씨가 계속되면서 도로 위 포트홀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사흘연속 비와 눈이 이어지면서 각 시·도 지자체별 포트홀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서울·경기를 비롯해 광주와 제주 등 주요 광역시는 물론 전주, 세종 등 전국적으로 하루에 수백여건 이상의 민원이 접수되고 있는 것. 한 지자체 교통관리과 담당자는 "포트홀 발견 및 보완을 요구하는 전화가 하루에도 수 십 통씩 밀려들고 있다"며 "즉각 조치를 취하고 싶지만 인력과 장비의 한계로 완벽히 마무리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트홀은 말 그대로 도로 위 작게 파인 구멍을 뜻한다. 육안으로는 크지 않지만 깊게 파여 있어 빠른 속도로 차가 통과할 경우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1일 평택시 청북읍 평택제천고속도로 평택 방향 평택 분기점 인근을 달리던 차 18대의 타이어가 포트홀로 파손되는 사고가 났고 이 외에도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포트홀 사고가 접수되고 있다.
도로 위 지뢰로 불리는 포트홀은 보통 해빙기에 자주 발생한다. 도로 포장이 노후화 됐거나 이전에 땜질을 한 부분 위주로 땅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틈이 벌어지면서 시작한다. 여기에 겨울철 미끄럼 방지를 위해 뿌린 제설용 염화칼슘이 균열을 촉진시키고 대형차량의 하중까지 더해져 아스팔트가 통으로 떨어져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더욱이 사흘연속 비와 눈이 내리면서 물기를 머금고 더 쉽게 파손되는 현상이 나타났고 이에 크고 많은 포트홀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차가 빠른 속도로 포트홀을 통과할 경우 조향각이 급격히 틀어져 자세를 잃거나 급차선 변경을 할 수 있다. 또 서스펜션에 강한 충격을 주고 하중을 견디지 못해 타이어가 터지는 등 위험한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포트홀을 피하려고 방향을 틀면 옆 차와의 2차 사고도 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더욱이 포트홀 피해는 충분한 보상을 받기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대부분의 경우 도로의 관리감독 주체인 지자체를 상대로 피해 보상을 요구할 수 있지만 운전자의 전방주시 의무로 100% 보상받기 어려운데다, 피해를 보더라도 운전자가 이를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빠른 보수와 재발 방지가 절실하지만 지자체는 예산과 인력 등을 이유로 사실상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겨울의 경우 염화칼슘 비축 등 제설에 예산을 집중하고 포트홀과 관련된 계획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또 근본적으로 포트홀을 막으려면 도로 포장을 다시 해야 하는데 큰 공사 기획과 예산,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결국 매번 발생할 때마다 땜질 처방에 그치는 형국이다.
때문에 당분간은 운전자가 주의해서 통과하는 것만이 현실적 피해를 막는 방법이다. 포트홀의 경우 주변에 아스팔트 파편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이러한 흔적을 발견하면 미리 속도를 줄이고 운전대를 미세하게 틀어 피해가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또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은 도로에서는 감속 운행하고 운전대는 3시와 9시에 양손을 파지해 급격한 포트홀 통과 및 방향 전환에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로는 포트홀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화학 제설제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늘어나는 포트홀을 예방하기 위한 지자체별 자구책도 눈길을 끈다. 제주도는 포트홀 전담팀을 편성해 긴급 점검 및 보수 추진계획을 수립했고 수원시는 "포트홀 25시 기동대응반"을 확대 운영 중이다. 또 화성시는 인공지능, AI에 기반한 디지털 도로 시스템을 구축해 포트홀이 발생하면 즉각 보수작업을 할 수 있게 활용하고 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