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환경보호청(EPA) 측정 기준
-2년 연속 최고 연료소비효율 차 등극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 중인 2024년형 신차 가운데 연료소비효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최근 미국 에너지부·환경보호청(EPA)이 공동 운영하는 연료절약 정보 사이트 "퓨얼이코노미"에 따르면 아이오닉 6 롱레인지 후륜모델(18인치 휠, 복합연비 140MPGe)이 "최고 연료소비효율 차"에 올랐다. 아이오닉 6는 2023년형 제품으로 인증한 지난해(140MPGe)에 이어 올해도 1위를 차지해 2년 연속 EPA로부터 최고 수준의 효율을 지닌 전기차로 인정받았다.
MPGe는 휘발유 1갤런(약 3.785ℓ)을 태워 얻을 수 있는 열 에너지가 33.7㎾h라는 점에 착안해 미국 EPA가 사용 중인 전기차의 연료소비효율 측정 단위다. 기존 전기차의 전력소비효율 측정 단위(㎞/㎾h)보다 내연기관차와 연료소비효율을 비교하기에 용이한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코나 가솔린 2.0ℓ는 31MPG이지만 코나 일렉트릭 롱레인지는 116MPGe에 달한다. 전기차 뒤에는 소문자 "e"를 붙이지만 소비자는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에너지 효율을 직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현대차 아이오닉 6는 1위뿐 아니라 총 4개 차종이 상위 10위에 들어갔다. 일반형 후륜(135MPGe)이 3위, 롱레인지 사륜 18인치 휠 (121MPGe)이 5위, 롱레인지 후륜 20인치 휠 (117MPGe)은 7위로 집계됐다.
1위를 차지한 아이오닉 6 롱레인지 후륜(140MPGe, 18인치 휠 기준)의 효율은 2024년형 신차 평균(28MPGe)의 5배에 달한다. 퓨얼이코노미에 따르면 이 차를 5년간 보유할 경우 평균 대비 약 6,000 달러(약 800만 원) 상당의 유류비를 절약할 수 있다. 아이오닉 6 후륜을 100% 충전할 때 주행 가능 거리는 361마일(약 580㎞)이다.
아이오닉 6뿐 아니라 기아 EV6 롱레인지·스탠더드 후륜(117MPGe)도 공동 7위, 현대 코나 일렉트릭 롱레인지(116MPGe)은 8위, 현대 아이오닉 5 롱레인지 후륜(114MPGe)은 10위에 자리했다. 미국 정부기관에서 집계한 연료효율 상위 10위 차종에 한국산 전기차가 8차종이나 들어갔다는 점에서 한국 전기차의 경쟁력이 공공연하게 입증된 것이다.
이에 앞서 미국 자동차 전문 웹사이트 에드먼즈는 전기차 주행거리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1시간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 평가에서 아이오닉 6 롱레인지 후륜모델이 868마일로 1위를 차지했다. 아이오닉 6에 이은 2위는 EV6 후륜(769마일, 약 1,238㎞), 3위 역시 아이오닉 6 사륜(764마일, 약 1,230㎞)로 나타나 역시 국산 전기차의 우수성이 두드러졌다.
한편, 시장에서는 전 세계적인 친환경 규제 강화 추세로 인해 연료효율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한국차가 경쟁 업체 대비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지난해 7월 현지에서 판매하는 승용차 및 경형 트럭의 평균 효율을 2032년까지 58MPG(ℓ당 약 24.6)로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유럽연합(EU)과 유럽의회도 지난해 말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기준 등을 강화한 유로7에 잠정 합의했다. 내연기관차의 배기가스만을 측정했던 유로6와 달리 유로7은 타이어, 브레이크 패드 등이 마모돼 발생하는 미세입자 등에 대한 배출 기준을 처음으로 도입한다. 이에 따라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 수소전기차도 유로7 적용 대상에 들어간다.
국내에서도 자동차 연비 인증을 담당하는 한국에너지공단이 최근 연비 표시 개선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형 MPGe가 도입될 경우 연료 효율 측면에서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차의 비교 우위가 뚜렷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