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아름답게 물든 드림카, 벤츠 CLE 쿠페

입력 2024년03월05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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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클래스·E클래스 쿠페 장점만 모아 만들어
 -고급 및 감각적인 벤츠 최신 기술 총 집합

 메르세데스-벤츠가 새로운 형태의 차를 출시했다. 이름마저 낯선 CLE 시리즈다. 기존 CLA 와 CLS 가 있기 때문에 중간을 차지하는 4-도어 쿠페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큰 착각이다. C클래스 쿠페 와 E클래스 쿠페를 단종 시키고 빈자리를 채우는 녀석이 CLE다. 그만큼 새 차의 역할은 막중하다. C클래스 쿠페의 역동성과 젊음을 간직하면서 E클래스 쿠페가 보여줬던 럭셔리함과 프리미엄 감각을 모두 충족 시켜야 한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벤츠 역시 완벽한 상품성으로 무장해 새로운 드림카 라인업에 배치 시켰다. 새 차에 가치와 진가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키를 받아 시승에 나섰다.

 ▲디자인&상품성
 앞모습은 매우 정갈하다. 파격적이거나 신선함 보다는 우리 눈에 익숙한 디자인을 많이 사용했다. 적당한 크기를 가진 램프와 그릴, 공기 흡입구 등이 대표적이다. 헤드램프는 적당한 크기를 바탕으로 곡선을 강조했다. 주간주행등이 켜지는 범위도 다소 독특한데 요즘 벤츠가 밀고 있는 패밀리-룩 디자인 중 하나로 보인다. 

 더욱이 빛을 비추는 건 디지털 라이트로 벤츠의 최신 기술 집약체다. 개별 헤드램프의 픽셀 밝기를 주행에 최적화 되도록 조절하며 어댑티브 상향등 어시스트 플러스까지 포함돼 있다. 야간시야 하나만큼은 가장 정확하고 선명한 차가 아닐까 싶다. 그릴은 크롬도금의 로고와 장식을 중앙에 두고 벤츠 세-꼭지 별 도트 무늬로 채워 넣었다. 존재감 하나만큼은 끝내준다.

 범퍼 디자인은 다른 벤츠 세단들과 비슷한 모습이다. 양 끝으로 갈수록 입을 크게 벌리며 입체적으로 표현해 매우 우아하다. 옆은 커다란 체구가 단번에 눈에 들어온다. 실제로 E-클래스 쿠페 대비 길이가 5㎜ 길어졌고 높이는 15㎜ 낮아졌다. 앞뒤 바퀴 사이 거리를 뜻하는 휠베이스는 C클래스 쿠페 대비 25㎜나 늘어났다. 한마디로 상당히 큰 차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볼록하게 튀어 나온 파워 돔 보닛을 비롯해 완만하게 올라가는 A-필러, 뒤로 갈수록 부드럽게 내려앉은 지붕 라인까지 모든 게 환상적이다. 

 팬더의 볼륨감을 강조한 굵직한 캐릭터라인과 날렵한 사이드스커트, 20인치 AMG 멀티스포크 경량 알로이 휠까지 어느 한 부분 아쉽거나 단점을 찍어내기 힘들다. 여기에 차분하게 내려 앉은 뒷 유리창과 트렁크라인까지 모든 게 우아하다. 테일램프는 생각보다 크기가 크며 유광 블랙으로 이어져 있어서 와이드한 감각을 키웠다. 제동등 범위도 굉장히 세련됐다. 뒷범퍼는 다른 벤츠와 동일하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며 크롬도금 테일파이프는 가짜다.

 실내는 스포츠한 성격과 럭셔리 함을 고루 갖췄다. 정확히는 벤츠 C클래스의 모습과 매우 유사하다. 커다란 12.3인치 풀디지털 계기판과 세로 형태 센터페시아 모니터가 시선을 끌고 송풍구를 비롯해 대시보드 형상 등 주변을 꾸미는 요소는 전부 입체적이다. 보는 맛이 상당하고 멋있는 차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기능적으로도 손색 없다. 전 라인업에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유튜브, 애플뮤직, 웹엑스, 줌, 앵그리버드, 틱톡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화상회의, 게임 앱을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에센셜, 플로, 웨이브, 멜론 등의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벤츠 차에 최적화된 내비게이션 티맵 오토도 도입할 예정이다. 

 더욱 개인화된 차 설정을 지원하는 루틴 기능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온도 설정, 앰비언트 라이트, 오디오, 주차 카메라 등의 차 기능을 날짜 및 시간, 위치, 내외부 온도, 속도 등 자신이 원하는 특정 조건과 연결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편의 기능을 자동화할 수 있다.

 쿠페 특성에 맞춰서 감성 품질은 매우 훌륭하다. 손에 쥐는 맛이 좋은 스티어링 휠을 비롯해 도어 패널의 형상, 가죽과 우드의 적절한 조합, 17개 스피커를 탑재한 부매스터 3D 서라운드 시스템(심지어 애플 뮤직을 통해 공간 음향을 지원하기 때문에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도 들을 수 있다), 64가지 앰비언트라이트까지 종합선물세트와 같다. CLE만을 위해 새롭게 디자인 한 헤드레스트 일체형 스포츠 시트는 착좌감이 훌륭하다. 

 모양도 이쁘고 몸을 지지해주는 기능적인 역할로도 좋다. 장거리 운전에도 피로하지 않다. 뒷자석 공간은 기대 이상이다. 확실히 휠 베이스가 길어진 덕을 톡톡히 봤다. 실제로 벤츠는 C클래스 쿠페 대비 헤드룸 10㎜, 레그룸이 72㎜ 증가 됐다고 설명했다. 무릎 공간은 확실히 잘 나온다. 다만 머리 윗 공간은 여전히 부족하다. 반면, 개별 시트 구조로 어깨 활동 범위를 좌우하는 숄더룸은 E클래스 쿠페 대비 무려 54㎜나 넓어졌는데 실제로도 커진 공간을 바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좋다. 

 편의품목은 인색하다. 열선 기능이나 USB 충전 포트는 없고 작은 컵홀더와 송풍구가 전부다. 스키-스루 기능을 이용해 중간에 팔걸이를 만들 수는 있지만 모양이 그리 좋지는 않다. 아쉬움은 트렁크로 달랜다. 열리는 면적이 제법 넓고 안쪽도 깊어서 활용도가 많다. 기본 420ℓ를 제공하며 골프백 3개를 충분히 적재 할 수 있을 정도다. 2열 시트를 접으면 더 큰 스페이스가 나오고 바닥에도 꽤 큰 공간이 있어서 마음에 든다.

 ▲성능
 시승차는 직렬 6기통(M256) 3.0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 CLE 450 4매틱 쿠페다. 최고출력 381마력, 최대토크 51㎏f·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48V 온보드 전기 시스템을 갖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2세대 통합 스타터 제너레이터를 통해 시동을 걸 때 최대 17㎾의 힘을 추가적으로 제공해 부드럽고 신속한 엔진 시동을 돕는다. 이와 함께 글라이딩, 부스팅, 회생제동 등을 제공한다. 또 ISG에 맞춰 개발한 9단 변속기가 탑재되고 엔진과의 조화로 최적의 퍼포먼스를 제공한다.

 초기 발진 가속은 상당히 부드럽다. 우수한 정숙성을 바탕으로 매끄럽게 전진한다. 스르륵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 좋다. 고급스러운 이동 경험이 시작되며 속도를 올려도 동일하게 유지된다. 엔진 회전질감이 뛰어나고 스트레스 없는 가속감을 경험할 수 있다. 벤츠 다운 프리미엄 가득한 실력을 가지고 탑승자 모두에게 기분 좋은 미소를 선물한다.

 그렇다고 하염없이 느긋한 성격은 아니다. 속도가 올라가는 수준이 매우 빠르며 속 시원하게 질주한다. 소리 없이 강하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언제든지 힘이 남아있는 엔진은 여유롭게 휘파람 불고 운전자에게 스로틀을 열라고 유도한다. 정확한 변속 세팅과 합을 맞춰 순식간에 고속 영역에 도달하며 6기통 3.0 파워트레인의 완성도를 체감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역동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전체적으로 예민해지는 동력계도 인상적이지만 스티어링 휠과 서스펜션 등 주행 완성도를 높이는 각종 요소의 합이 매우 좋다. 묵직하면서도 즉각적으로 표현하는 핸들링과 안정적인 그립을 유지하며 포물선을 그리는 코너링, 타탄한 서스펜션까지 어우러져 마치 경량 컴팩트 스포츠 세단을 운전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컴포드 모드에서의 럭셔리한 감각과는 180도 성격을 고치며 본격적으로 달리기 전용 쿠페이자 능숙한 스프린터의 모습으로 변모한다. 그만큼 적당한 스릴과 재미를 바탕으로 운전이 즐겁다. 시종일관 조용했던 실내도 제법 매콤한 엔진음과 배기음이 들리며 흥분을 부추긴다. 어느 한 부분 단점을 찾기 힘들 정도로 드라이빙 퍼포먼스 균형이 매우 좋다. 

 벤츠가 갖고 있는 기본기는 여전하다. 고속 안정성 부분인데 아무리 빠르게 달려도 위험하거나 불안한 상황이 연출되지 않는다. 바닥에 바짝 붙어 묵직하게 내달린다.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감탄사를 내지를 정도의 실력이다. 그만큼 탑승자에게 깊은 믿음을 심어주며 운전에 대한 자신감도 더해준다. 

 이 외에 450 4매틱 쿠페에는 연속적으로 앞뒤 차축의 댐핑을 조절할 수 있는 다이내믹 바디 컨트롤 서스펜션과 최대 2.5도의 후륜 조향각을 지원하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이 포함된 엔지니어링 패키지가 탑재돼 민첩하면서도 동시에 편안한 주행감을 제공한다. 빠르게 달리는 상황을 넘어 일상 주행에서 과속방지턱이나 골목길, 주차장 등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드러낸다. 자동차 공학의 최신 버전을 직접 경험하니 감회가 새롭다.

 안전 품목은 차고 넘친다. 최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가 기본이며 새로워진 벤츠의 졸음 운전 경고 시스템 어텐션 어시스트 등의 주행 보조 및 안전 기능이 전 라인업에 들어간다. 구현 과정은 계기판 그래픽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작동법도 간단해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다. 장거리 주행 시 모든 기능을 활성화하면 확실히 피로도가 크게 줄어든다.

 ▲총평
 새 차는 기존 벤츠 쿠페 라인업의 장점만 가득 모아서 만든 차답게 다양한 부분에서 큰 만족을 안겨줬다. C클래스 쿠페의 젊고 역동적인 모습과 E클래스 쿠페의 우아하고 귀품 있는 자세까지 전부 보여준 것. 주행 모드를 통해서 각 성격을 차별화했고 팔색조 매력으로 탑승자에게 깊은 여운을 안겨줬다. 한참을 쳐다봐도 질리지 않는 아름다운 디자인과 벤츠 특유의 고급스러운 감각 및 감성 품질은 덤이다. 드림카 라인업에 올리기 위한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누구든지 부러워할 만한 차로 남을 듯하다.

 한편, 국내에는 200 쿠페와 450 4매틱 쿠페 총 2개 라인업으로 제공되며 450 4매틱이 이 달 중, 200이 오는 3월 중 인도될 예정이다. 이후 CLE 카브리올레와 고성능 버전인 AMG CLE 53 4매틱 플러스 카브리올레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CLE 쿠페의 가격은 200 쿠페 7,270만원, 450 4매틱 쿠페 9,60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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