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박수도 재고 V2G도'..전기차 충전기, 더 다양해져

입력 2024년03월07일 00시00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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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초 충전" 내세운 워터, 원스톱 충전 솔루션 제시
 -모던텍, V2G 기능 심은 충전기 선보여
 -이브이시스 1㎿ 충전기 "눈길"

 6일 코엑스에서 개막한 "2024 EV트렌드코리아"에 다양한 전기차 충전 솔루션이 소개됐다. 새로운 충전 경험을 제안한 업체들이 눈길을 끌었고, 운영자들의 유지관리 편의성과 다양한 모빌리티 수요를 고려한 충전기들도 다수 만나볼 수 있었다.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가 운영중인 워터는 "3초 충전"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앱에 결제 정보 등을 추가해 최초 1회 충전을 마치면 이후부터는 커넥터를 연결하는 것 만으로 충전과 결제가 한 번에 진행되는 방식이다. 

 운영자의 편의성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부분도 눈길을 끈다. 충전소 설치 비용은 무료이며 구축 공사 등 제반 행정절차, 유지관리까지 모두 직접 제공한다. 캐노피형 충전소 구조물은 국산 목재를 이용해 이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도 90% 줄였다. 이들은 장기적으로 신재생 에너지만으로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하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이볼루션의 솔루션도 흥미롭다. 이들은 중국산 커넥터를 수입해오는 "유통사"의 이미지를 지워내겠다는 듯 자체 브랜드 "이볼랙션"을 통해 헬스케어 기능을 담은 충전 커넥터를 선보였다. 충전기에 PPG(Photo-Plethysmography) 센서를 장착해 사용자의 맥박을 측정하고, 이에 따라 운전에 적합한 상태인지를 판단해 휴식을 권할 수 있다. 커넥터 형상을 아이리버 MP3,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봉 등을 디자인한 이노디자인의 김영세 디자이너가 고안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모던텍은 하나의 기기로 다양한 충전 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 충전기를 선보였다. 충전기 하나로 완속(11㎾), 중속(30㎾), 급속(120㎾)를 모두 지원하는 방식이다. 충전기 한 대 만으로 급속 충전기를 찾는 전기차는 물론, 완속 충전기를 필요로 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에도 대응할 수 있는 셈이다. 

 흥미로운건 여기에 더해진 V2G 기능이다. 일반적인 충전기와는 반대로 전기차에 저장된 전기를 충전기가 추출해가는 기술이다. 대규모 블랙아웃 시 전기차가 비상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하는 건 물론 전력 수요가 적은 심야 시간대에 전기를 충전해뒀다면 부하 시간대에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팔아 추가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도 가능해지는 것. 모던텍은 이를 위해 부산과 제주에서 실증 연구를 진행 중이다. 

 다만, 아직 충전기 기반의 V2G를 쓸 수 있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모던텍 관계자는 "아직 소규모 전력 거래와 관련된 제도가 미비한 상황"이라며 "기술이 준비되어 있음에도 개인의 전력 거래와 관련된 제도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당장 사업화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대기업들도 다양한 충전 솔루션을 선보였다. LG전자는 충전기가 전기차의 번호판을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별도의 결제 없이 원스톱으로 충전을 진행할 수 있는 기술 개념을 공개했다. 현장에서 만난 LG전자 관계자는 "아직은 구상 단계에 있는 시나리오"라며 말을 아꼈지만, 충전기에 카메라를 내장하거나, 주차 관제 시스템과 연동해 작동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개로 충전기 운영자들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나섰다. 시장에 중국산 충전기가 많다는 걸 의식한 탓일까. LG전자는 철저한 검증과 유지보수 및 국내 제조 제품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IP56 방수·방진 등급 달성 및 영하 40도에서도 작동될 수 있는 내구성을 확보하고 각종 보호 기능으로 안정성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롯데의 자회사 이브이시스는 급속 충전기에 대한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주력 제품군인 100~240㎾ 충전기를 비롯해 현대차그룹 이피트(E-PIT)에서 운영되고 있는 충전기(350㎾)보다 강력한 450㎾급 충전기와 1,000㎾(1㎿) 충전기까지 선보였다. 

 이브이시스 관계자는 "450㎾급 충전기의 경우 일부 완성차 업체들이 관심을 표해 연구 목적으로 구입해간 정도일 뿐, 주력 제품군은 이보다 충전 속도가 낮은 100~240㎾급"이라며 "지금보다 더 높은 전압에 대응할 수 있는 전기차들이 등장한다면 그 쯤 수요가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건 LS일렉트릭과 협업해 개발중인 1㎿급 충전기다. 수직이착륙 전기 항공기(eVTOL)와 전기 선박 등 배터리 용량이 큰 모빌리티들의 충전 소요를 고려한 제품이다. 이와 별개로, 전기 트럭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도 ㎿급 충전기에 관심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전문가는 "지금까지의 전기차 충전기가 충전 속도 및 가격 경쟁력에 집중해왔던건 인프라의 양적 확대 필요성에 따라 충전기 운영 주체들을 겨냥했기 때문"이라며 "다양한 개념의 충전기들이 등장하고 있다는건 운영자를 넘어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하는 게 중요해질 만큼 성숙해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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