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배터리 종류 두고서 경쟁 한창
-리튬메탈, 리튬황 등 다양한 배터리 선봬
국내 배터리 산업과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인터배터리 2024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렸다. 올해는 역대 최대인 전 세계 18개국 569개 배터리 업체, 1896부스가 참가해 전년 보다 규모가 크게 늘었다. 그 중에서도 국내 브랜드의 활약이 두드러졌는데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 받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기술 발전과 관심이 상당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차세대 고전압 배터리로 주목 받고 있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작은 크기임에도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라서 화재에 매우 안전하다. 그만큼 BEV 시대에 필수 요소로 꼽히지만 제조 과정이 까다롭고 양산까지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전고체 배터리 부문에서 많은 발전을 이뤄낸 게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다. 에너지 밀도가 뛰어나 가장 가능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황화물은 수분 반응(황화수소 가스발생)에 대한 안정성 문제점이 분명히 해결해야 할 고민이다. 사고 때 발생 가능한 황화수소가스는 독성 물질인 데다 주요 원소재인 리튬황(Li2S)이 아직 대량 생산 수준에 오르지 못해 전해질 소재 가격이 비싸다.
그럼에도 황화물계는 가장 많은 발전이 이뤄져 있어 시제품은 물론 로드맵을 선보이며 미래 전고체 배터리 확장 가능성을 높였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900Wh/L ASB" 양산 준비 로드맵을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했다. ASB는 단점으로 꼽히는 화재의 위험성을 획기적으로 줄였고 주행거리를 늘린 게 핵심이다. 또 삼성SDI가 현재 양산 중인 각형 배터리(P5)와 비교해 약 40% 정도 높아진 에너지 밀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 및 양산 준비 계획도 밝혔다.
이 외에 LG에너지솔루션도 전고체 배터리 제품을 대중 앞에 공개하며 2030년 양산 시점을 공개했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 전무는 배터리 콘퍼런스 기조 발표에서 "전고체 배터리는 제대로 된 연구와 개발을 하고자 하는 요구가 있고 그만큼 난이도가 높다고 이해하면 된다"며 잘 만들어 완벽한 제품성을 확보했을 때 양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SK온은 대용량 셀 파일럿 라인 기술을 보유한 솔리드파워와의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대전에 위치한 배터리 연구원에 황화물계 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온의 하이니켈 양극 및 셀 공정 기술과 솔리드파워의 황화물 전해질 기술을 결합해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기술을 고도화하고 황화물계 고체 전지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황화물계의 대안으로 고분자계와 산화물계 두 가지 이상의 물질을 섞어 단점을 보완한 복합계 배터리를 주목하고 있다. 화재 및 유독가스 위험 없이 전기를 배터리에 충분히 담아 쓸 수 있고 화재가 없으니 액체 전해질 방식에 적용되던 각종 폭발방지용 및 냉각 부품도 필요 없어 가격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는 게 이유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개발했고 SK온 역시 복합계 배터리에 대한 연구 및 개발이 한창이다. 현장에서 만난 SK온 관계자는 "황화물계와 함께 복합계 역시 차세대 배터리로서 가능성이 높다"며 "다양한 관점에서 발전 가능성을 보고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튬메탈과 리튬황 배터리에 대한 관심도 상당했다. 각각 부피와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여 전고체와 함께 미래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SK온은 메탈을 음극으로 쓰며 자체 개발한 고체전해질과 전해질층 구조 설계를 바탕으로 리튬메탈을 만들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메탈과 황을 각각 음극, 양극 소재로 활용하는 리튬황을 선보였다. 각각 준수한 밀도와 안전한 에너지 전달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이처럼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신기술을 소개하고 보러 온 사람들로 인터배터리 열기는 뜨거웠다.
업계 관계자는 "리튬인산철과 리튬이온 등 기존 배터리 산업에서 한 단계 올라갈 차세대 기술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며 "시장 선점과 안정성 사이를 적절히 조율해 최적의 시기에 등장하게 될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경쟁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