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고서, 2027년 같은 수준 예측
-반도체 추가로 비싸지는 내연기관 車
-반면, 전기차는 수요 둔화로 할인 폭 늘려
최근 미국에서 3~4년 안에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가격이 같아질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디지털 요소 확대로 차량용 반도체 탑재가 늘고 있는 내연기관차는 가격이 오르고 전기차는 수요 둔화로 값을 낮춰 비슷해 질 것이라는 게 이유다.
현지 시각 18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시장 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 및 기술 컨설팅회사 가트너 보고서 자료를 인용해 내연기관 자동차와의 전기차의 가격이 2027년 정도에는 비슷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약 2년 전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가격 차이가 1만7,000달러(약 2,272만원)에 달했지만 지난달에는 절반 이상으로 줄어 5,000달러(약 668만원)로 좁혀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이라면 3~4년 안에는 거의 같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이유로는 서로 다른 지금의 상황이 한몫한다. 먼저 내연기관의 경우 안정적인 파워트레인을 바탕으로 새로움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디지털 요소를 대거 확대하고 있다. 그만큼 전장 기술과 차량용 반도체 탑재가 늘어나고 있으며 차 값 상승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기차와의 차별점을 높이기 위해 헤리티지를 강조하고 있고 궁극적으로는 고급화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좋은 소재의 활용은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구매 가격이 부쩍 오를 수밖에 없다.
반면, 전기차는 상황이 다르다. 얼리어답터가 수요를 이끌었던 것과 다르게 현재는 충전 과정에서의 번거로움과 부족한 인프라, 안전에 대한 불안감 등 단편적인 이유로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이와 함께 공정 단순화에 따른 생산 이점을 내세워 테슬라를 시작으로 가격을 낮추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고 저렴한 중국산 전기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추세다.
결국 정통 완성차 브랜드가 선보인 전기차 역시 수요 둔화와 경쟁력 증가를 위해서 과감한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고 이는 내연기관차 수준까지 값이 내려와 동등한 위치에서 소비자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가 판매 중인 고가 전기차의 경우 판매 촉진을 위해 적게는 수 백 만원, 많게는 수 천 만원에 달하는 할인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같은 차종의 내연기관 제품과 큰 차이가 없어 적지 않은 고민을 하게 된다. 이를 두고 판매 일선에서는 "내부간섭이 상당히 높은 차가 전기차"라며 "경쟁 상대는 라이벌 브랜드 전기차가 아니라 같은 전시장 공간 안에 있는 내연기관차"라고 말할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대 전환을 실천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 중 하나"라며 "다만 현재는 여러 파워트레인이 공존하는 만큼 지금의 처한 상황과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해서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