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와 닛산의 합종연횡, 무엇을 향하나

입력 2024년03월19일 00시00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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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다·닛산, 전기차 동맹 추진 검토
 -혼다, 이미 GM·LG엔솔·소니와도 손잡아
 -당장 영향 없겠지만 겹치는 주력 시장은 숙제

 혼다와 닛산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전략적 협업을 위한 검토에 돌입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이들은 전기차 핵심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공동 설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두 브랜드의 파트너십 발표에 일본 현지 언론들은 놀랍다는 반응이다. NHK는 "토요타 1강 체제인 현재의 구도가 깨질 것"이라고 평가했으며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00년에 한 번 일어난다는 자동차 산업 구조 전환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혼다와 닛산이 힘을 합치기로한 데에는 전동화 전환을 위해 지출되는 막대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의도가 숨어있다. 닛산은 2008년 이후 11년만에 적자에 빠진 2019년 이후 2021년까지 영업 손실을 이어왔으며 혼다도 최근 몇년간 자동사 사업 분야가 이륜차 부문 대비 고전해왔다. 

 이번 협업에 대해 미베 토시히로 혼다 사장은 "내연기관 자동차를 생산하며 확보한 강점으로는 향후 전기차 경쟁에서 싸울 수 없다"며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시점이며 생산 효율로 인한 비용 절감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도 "통념에 얽매이면 경쟁할 수 없다"며 "신흥 세력이 참여하면서 시장이 변화하는 속도가 달라졌고 각 기업이 전동화와 인공지능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는 게 어려워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두 회사 모두 경영 효율성을 확보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게 엿보이는 대목이다. 

 다만, 비용 절감과는 별개로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우려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두 브랜드의 주력 시장은 북미다. 더욱이 혼다와 닛산 각각의 이해관계도 엇갈려있다. 혼다는 앞서 북미에서 전기차 합작을 위해 GM,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았다. 소니와 협업해 소니혼다모빌리티라는 합작 회사도 출범시켰다.

 닛산은 르노·미쓰비시와 동맹관계에 있다. 나아가 동맹 관계에 있는 르노는 중국의 지리홀딩스와 르노코리아의 지분을 교환하며 특수 관계를 형성했다. 넓게 볼 때 미국과 손잡은 혼다와 중국과 손잡은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를 두고 외교적 갈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으로는 이번 협력이 일본 내에 국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두 회사의 주력 시장이 비슷하고 일본 정부는 전기차 보금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오는 5월부터 전기차 충전기 보조금을 늘릴 예정이며 오는 2030년까지 충전기를 현재의 10배인 30만개까지 확대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반론도 있다. 두 회사간의 협업이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본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일본 자동차 업계 내에서는 전기차 전환에 있어 한국과 중국에 뒤쳐져 있다는 평가가 팽배한 게 사실"이라며 "토요타가 독자적으로 전동화를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하는 반면, 혼다와 닛산은 토요타만큼의 규모의 경제를 일으키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들도 제기되어왔다"고 평가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복잡한 셈법이 오가는 가운데 두 회사의 협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와 함께 일본 완성차 업체가 중국과 우리나라의 가격 경쟁력을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에 두 회사가 추구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만큼 관련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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