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바흐·i7 판매량 합쳐도 7시리즈가 앞서
-1,000대 달했던 판매 격차, 점차 좁아지는 경향 보여
-업계, "공급 문제라고만 보기에는 힘들어"
지난달 수입차 시장에서 이변이 발생했다. 세그먼트 정상을 지키던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가 BMW 7시리즈의 추격을 허용한 것이다.
2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BMW 7시리즈는 전년대비 137.1% 증가한 332대를 기록했다. 반면, S클래스 판매량은 같은 기간 72.5% 감소한 296대로 집계됐다(BMW i7, 벤츠 EQS 및 메르세데스-마이바흐 제외). 단일 차종별 판매 순위로 놓고보면 7시리즈는 7위 S클래스는 10위다.
파생 차종들을 합쳐도 상황은 비슷하다. 벤츠는 같은 기간 EQS(6대)와 마이바흐 판매량(36대)을 합쳐야 7시리즈보다 살짝 높은 수준이며 BMW의 경우 i7(78대)까지 더할 경우 7시리즈 판매량은 410대로 S클래스보다 많다.
이 같은 현상이 단순 할인이나 공급 문제 때문이라고 보긴 힘들다. S클래스와 7시리즈의 간극이 지난 1년간 좁아지는 양상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6월 S클래스(1,431대)와 7시리즈(388대)의 격차는 1,043대였던 반면 7월 격차는 571대 8월 210대 9월에는 14대까지 좁혀졌다. 12월 들어 S클래스 판매량이 1,036대까지 뛰며 659대까지 벌어졌지만 1월엔 82대로 다시 접전 양상을 띄었다.
더욱이 프로모션은 양쪽 다 적극적이었다. 신차 구매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벤츠 S클래스는 지난달 일부 재고 연식에 따라 2,000~4,000만원에 달하는 할인을 제공했다. 마이바흐도 2,500~2,900만원 수준의 프로모션이 나온 바 있다. BMW 7시리즈는 1,500~2,000만원을 깎아줬으며 재고차는 최대 3,000만원까지 할인했다. i7도 1,950~3,200만원 수준의 프로모션이 붙었다.
업계는 S클래스의 판매 감소세와 7시리즈의 상승세에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법인차 전용 번호판 도입에 따라 구매를 주저하는 소비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법인차 등록 비중이 7시리즈 대비 많은 S클래스가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높다. BMW코리아의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7시리즈의 관심도가 높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홍해발 물류 대란으로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S클래스나 7시리즈 모두 유럽발 상선을 타고 들어오고 있지 않나"라며 "프로모션과 공급 여건 등 대부분의 상황이 비슷했던 상황임에도 7시리즈가 S클래스 판매량을 넘어섰다는 건 주목할만한 결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법인차 번호판 사용이 안정기에 접어들고 매 월 프로모션 차이가 큰 만큼 순위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며 "선부른 판단 보다는 각 브랜드별 플래그십에 대한 마케팅과 홍보 전략에 더욱 관심이 모인다"고 덧붙였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