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품격 담아내기 위해 노력
-음영 효과를 준 블랙 소재 대거 탑재
제네시스가 21일 G90 블랙을 출시했다. 새 차는 단순 컬러만 검게 칠한 게 아니다. 다양한 음영과 조화를 거친 뒤 여러 톤의 블랙을 구현했고 한 층 고급감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지난 14일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제네시스 수지"에서 G90 블랙 개발을 담당한 디자이너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제네시스CMF개발팀 남택성 팀장은 G90 블랙을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에 빗대어 설명했다. 금강전도는 먹의 농담 차이를 통해 원근감을 보여주는 동양화에 "진경산수화(산천을 직접 보고 그린 산수화)"라는 화풍을 더해 한반도 고유의 풍경을 표현한 정선의 대표작 중 하나로, 검은색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어서 그는 "블랙을 구현하는 과정은 수 없이 많았다"며 "단순 컬러를 입히는 데에 그치지 않고 플래그십 세단이 보여줄 수 있는 품격과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후 구체적으로 실내외를 살펴보며 차별화된 부분을 설명했다. 먼저, 솔리드 블랙이 칠해진 크레스트 그릴과 제네시스 블랙 전용 기요셰 패턴의 엠블럼이 인상적이다. 신규 디자인의 전용 휠은 다크 스퍼터링을 통해 검은색의 매력을 표현했으며, 블랙 전용 엠블럼이 적용된 휠 캡과 다크 색상의 휠 볼트, 블랙 캘리퍼까지 일체감을 높였다. 측면 유리를 감싸고 있는 사이드 몰딩과 하단을 감싸는 가니쉬, 도어 핸들 등에 적용했던 크롬도 전부 걷어내고 검은색을 적용했다.
G90 블랙의 외장 색상은 비크 블랙이다. 현무암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아이슬란드 비크 지역에서 색상명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펄이 들어가는 일반적인 블랙 색상과 달리 블랙 다이아몬드 유리 안료(Glass flake)를 사용한 덕분에 깊이 있는 고급감을 보여준다. 동시에 맑게 반짝이는 효과를 자아내며 우아함을 키운다.
실내는 블랙 포인트에 해당되는 부품 금형을 새로 팠다. 먼저, 스티어링 휠에는 외장과 같은 블랙 전용 다크 메탈릭 엠블럼이 적용됐고 뱅앤올룹슨 스피커 그릴 역시 검게 물들였다. 또 손이 가장 많이 닿는 전자식 변속 다이얼과 제네시스 통합 컨트롤러에는 블랙 리얼 알루미늄을 적용하고, 오디오, 엔진 시동 버튼, 송풍구, 데코라인 등 모든 요소를 검은색으로 처리했다.
소재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검은색이 아닌 황동색의 지-매트릭스 패턴과 나뭇결이 대표적이다. 회사는 가니쉬의 경우 전통적인 고가구의 경첩이나 모서리 장식 등에서 볼 수 있는 두석 공예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 시트에는 어둡고 광택이 살아있는 파이핑과 지-매트릭스 패턴을 연상케 하는 퀼팅을 적용해 특별함을 더했다.
더욱이 재활용과 환경 친화적인 공정을 통해 만든 새로운 소재와 천연 소재 등이 적용됐다. 세미 아닐린 블랙 가죽은 아마인유(아마의 씨에 함유된 건성 지방유)로 만든 천연 유연제와 유채유 코팅제를 활용해 완성했으며 너도밤나무에서 추출한 무독성 셀룰로오스를 카매트에 적용했다. 이처럼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제네시스는 "단순히 시각적인 어두움만 강조했다면 G90 블랙이 매력적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화려한 장식으로 매력을 드러내기보다 진정성에 집중했고 기존 플래그십과 차별화된 시간과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네시스 G90 블랙의 판매 가격은 1억3,800만 원부터 시작한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