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C90을 끝으로 더 이상 디젤 안 만들어
-탄소배출 제로를 향한 의지 가속화
볼보차가 마지막 디젤 엔진을 장착한 XC90 생산을 마쳤으며 올해부터 모든 차종에서 디젤 엔진을 탑재하지 않고 최종 단종 절차를 밟는다고 밝혔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토슬란다 공장을 빠져 나온 마지막 디젤차는 파란색 컬러의 XC90이었으며 소비자에게 인도하지 않고 스웨덴에 위치한 볼보 박물관으로 향했다. 이와 함께 회사는 본격적으로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실제로 주요 공장에 전동화 생산을 위한 설비 구축에 들어가며 소프트웨어 센터를 신설하는 등 대대적인 체제 개선에 나선다.
볼보가 본격적으로 디젤 시장에 뛰어든 건 약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전에는 폭스바겐그룹의 엔진을 공급받아 일부 차종에 적용한 뒤 판매했다. 이후 2000년 초반에 들어서 직접 개발을 시작했고 5기통 2.0L를 시작으로 크기와 성능이 다양한 디젤 파워트레인을 잇따라 선보였다. 하지만 디젤의 시대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디젤게이트 여파로 수요가 주춤했고 기후 위기에 따른 탄소 중립이 대두되면서 볼보는 2017년 디젤 엔진 개발 중단을 선언한다. 그리고 이달 마지막 생산까지 마치면서 디젤과 마침표를 찍었다.
탈 디젤을 향한 볼보의 의지는 지난해 뉴욕에서 열린 기후변화 행사 "Climate Week NYC"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내연기관 엔진 개발을 멈추고 전동화로 넘어가기 위해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것. 실제 볼보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로 전환하고 2040년에는 기후 중립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짐 로완 볼보 CEO는 "전기 파워트레인은 볼보의 미래"라며 "소비자가 브랜드에 기대하는 모든 것을 충족하는 프리미엄 전기차의 광범위한 포트폴리오 구축에 전념하고 있으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볼보가 빠르게 디젤 생산을 멈추고 변함없는 전동화 계획을 보면서 다른 유럽 브랜드들과 다른 방향을 걷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주요 완성차 회사들이 내연기관을 유지하고 전동화 전환 계획을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볼보는 큰 변화 없이 기존의 계획을 유지하며 디젤 생산 중단이라는 실질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향후 전동화 시장 선점을 향한 의지도 엿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내연기관의 빈 자리는 볼보 EX시리즈가 채울 전망이다. 전용 플랫폼을 얹고 시작을 알린 차는EX30이다. 콤팩트 전기 SUV로 볼보의 우수한 디자인과 실내 감각, 차 급 이상의 높은 공간활용을 갖췄다. 이후 대형 전기 SUV EX90을 비롯해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구성해 폭 넓은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