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계 전고체, 현실적 대안 가능성 주목
-고분자·산화물계 장점 모두 갖고 있어
-당장 국내 선두주자 없다는 점 문제
복합계 전고체 배터리를 두고 한중 간의 주도권 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시작은 중국이 먼저 했지만 한국 또한 대량 생산 채비를 앞두고 있어서다.
29일 중국 언론 등에 따르면 복합계 전고체 배터리의 선두 주자는 전기차 신생기업 IM모터스다. 2021년 중국에 설립된 IM모터스는 상하이의 대표기업인 상하이자동차, 온라인 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그룹, 그리고 산업단지 조성기업인 장지앙 하이테크가 합심해 만든 전기차 회사다. 영국의 유명 산업디자이너 토마스 헤드웍을 끌어들여 제품 디자인을 완성했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지난해 독일 아우디에 제공하는 협력을 구축하기도 했다.
IM모터스 리우 타오 CEO는 최근 전고체 배터리 관련, 완성차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제품 ‘L6"에 1,000㎞ 이상 주행거리를 제공하는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했다고 공언한 것. 상세한 배터리 내용은 4월 초에 공개하고 완성차는 5월부터 판매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IM모터스가 개발, 적용했다는 전고체 배터리에 국내 기업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가 대중적이지 않아서다. IM모터스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가 적용된 ’L6’ 제품은 900V 고전압 플랫폼 기반이며 배터리 용량은 130㎾h로 추정된다. 그리고 전고체 배터리는 상하이자동차가 투자한 기업, 칭다오 에너지개발이 완성했다. 2022년부터 양사가 공동으로 만든 연구소가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했고 적용 차종으로 ‘L7’이 선정된 셈이다.
국내 기업들이 파악한 IM모터스의 전고체 배터리는 산화물 기반의 복합계다. 일반적으로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의 주성분에 따라 고분자, 산화물, 황화물로 나뉜다. 흔히 말하는 꿈의 배터리는 ‘황화물’을 의미하지만 수분과 만나면 황화수소가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무색의 독성가스로 고농도에 노출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위험물질로 분류된다. 하지만 에너지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어 주요 배터리 기업이 포기하지 않는다. 반면 산화물계는 에너지밀도가 낮은 대신 화학적 안정성이 높다. 그리고 고분자계는 액체 전해질 기술과 유사해 활용도가 높고 제조 공정도 비슷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고분자계와 산화물계를 혼합한 복합계 전고체 배터리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기도 한다. 일종의 하이브리드형 전고체 배터리인 셈이다.
복합계 전고체 배터리의 국내 선두 주자는 아직 없다. 물론 개발은 이미 많이 진행돼 국내 배터리 대형 3사도 오는 2026년 출시를 예고한다. 하지만 이미 실차에 적용하는 중국에 비하면 다소 늦은 편이다. 그나마 국내 유일의 복합계 전고체 배터리 기술기업인 에이에스이티(ASET)가 2025년 대량 생산에 나서는 게 가장 빠른 행보다. 에이에스이티는 산화물계 기반의 복합계 전고체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인데 이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으로부터 핵심 기술 이전도 끝냈다. 이 회사 박석정 대표는 “중국의 IM모터스가 먼저 적용하지만 국산 복합계 전고체 배터리도 상용화에 매우 가깝게 접근해 있다”며 “ASET 또한 2025년 하반기에 양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ASET는 최근 일부 국내 완성차 기업과도 복합계 전고체 배터리 실차 적용 시험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는 복합계로 시작해 궁극은 황화물계로 가겠지만 황화물계의 위험성과 높은 가격이 여전히 걸림돌이어서 복합계가 현실적인 전기차의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