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근 빅토리오토모티브 대표 인터뷰
-"다년간의 현장 경험, 시장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처"
-"온라인 세일즈 시대 와도 딜러만의 강점 있어"
"신화". 김하근 빅토리오토모티브 대표를 설명하기에 가장 적합한 단어다. 2007년 지프 서교전시장에 입사해 영업사원 생활을 시작한 이후 딜러사 대표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어서다. 지금까지 오는 동안 3,000대의 차를 팔았고 지프 영업직으로서 처음으로 영업이사로 승진하는 등 최초의 기록도 다수다.
순수 영업사원 출신의 경영자는 수입차 업계에서 극히 드물다. 김 대표는 17년간의 현장 경험을 경영 일선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신임 대표 체제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스텔란티스코리아의 방향과 온라인 세일즈로 요약되는 트렌드 변화에 대한 생각도 궁금했다. 지난 4일 빅토리오토모티브가 운영하고 있는 지프 분당 전시장에서 김하근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영업사원 시절, 지금의 모습을 상상해봤나.
"처음부터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름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 평사원이었을 때 윗사람들에게서 배워야 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 효과가 있었던 것 들을 일일이 기록했다. 위치가 높아지며 이 기록들을 토대로 좋지 않았던건 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특판팀 이사로 발령났을 때에는 임원이 됐을 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생각하고 대비해왔던 것 같다. 대표가 될 것이라 상상해본 적은 없지만 나름대로 준비해왔던 일들을 펼쳐나가고 있다"
-나름대로 준비해왔던 일들, 어떤 일들인가.
"직원들의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이다. 이를 위해 자문 노무사를 고용했다. 근로기준법에 의거해서 각종 규정들을 확립시켰고 지원할 수 있는 부분들도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다. 판매 수당과 관련해서도 회사의 수익보단 직원들을 조금 더 배려했다"
-힘들었던 순간들도 있었을텐데, 언제였나.
"2008년 경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 때로 기억한다. 계약 후 그 달 출고를 기다리던 차들이 거의 다 해약된 적 있다. 이 때 딱 1대밖에 출고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한 대도 팔지 못한 영업사원도 있었다는 뜻인데.
"맞다. 당시 내로라 하는 영업사원들도 모두 무실적을 기록한 달이었다. 당시 근무하고 있던 서교전시장을 통틀어 차를 출고한건 혼자였고 당시 차를 출고한 소비자는 지금까지도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는게 위안거리다. 3,000대 이상의 차를 팔았지만 그 달 수입을 떠나 자존심에 손상이 갔던 시기였다"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의 입장에서 힘들었던 순간은 없었을까.
"원하는 형태의 조직을 구성하는 데에 시간이 걸렸다는 점 정도다. 이 외의 부분들은 시장의 환경 때문일 뿐 대표로서 회사를 이끌며 겪는 고충은 없다"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영업사원 후배들에게 팁을 준다면.
"늘 깨어있으라고 조언하고 싶다. 밤을 새라는 의미가 아니라 노력해서 일하는 만큼의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의미다"
-처음 영업을 시작했을 때 부터 지금까지 지키고 있는 신념이 있나.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이 말에 빗대어보면 모든 게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열심히 했는데 안된 일을 돌아보면 어딘가 잘못된 게 있었을 테다. 잘 한 일도 그것이 운을 넘어 잘 드러나지 않은 실력이었을 수도 있다"
-소비자들에게 가장 자신있게 권하는 차가 있다면 무엇인가.
"모든 지프다. 특정 차종을 권하지는 않는다. 나름의 믿는 구석이 있는데 3,000대 이상의 차를 팔며 직접적인 교통사고로 사망한 오너는 한 명도 없었다. 굉장한 자랑거리라고 생각하고 이를 바탕으로 모든 지프를 자신있게 권하고 있다"
-회사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 빅토리오토모티브는 어떤 곳인가.
"벌써 4년째 근무하고 있다. 경영을 하면서 오너의 건강한 마인드에 만족하고 있다. 직원들에 대한 배려심도 깊다. 오랫동안 다닐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한 대목이다. 빅토리오토모티브를 우리나라가 아닌 전 세계에서 제일 좋은 딜러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른 딜러사와 차별화된 부분들이 있다면 무엇일까.
"잠시 영업을 거친 사람이 사장이 된 케이스는 다른 딜러에서도 흔하지만 평범한 영업사원이 사장이 된 케이스는 없는 걸로 안다. 이런 점을 십분 활용해서 회사 경영을 차별화 하고 있다.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시장 분위기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고 트렌드에 대처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는 곳이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고 들었다.
"개인적으로 등산과 캠핑을 좋아해서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다. 현재 사업장에서 종이컵을 쓰지 않고 있다. 직원들에겐 재활용을 강조하는 한편 머그컵을 제공했고 소비자들에겐 특별하게 디자인한 다회용 리유저블컵을 제공하고 있다. 종이컵보다 비싸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선물도 되기 때문에 비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폐기물을 처리할 때에도 정부의 규제를 준수하는 처리 업체를 선정해 철저하게 검증해 처리하고 있다"
-또 다른 점들이 있다면 무엇일까.
"직원에 대한 배려다. 연말에는 기부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아직은 그리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연말 액세서리 프로모션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을 기부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이런 소식을 접한 뒤 자발적으로 참여해주고 있다. 회사와 직원, 소비자 모두가 의미있는 일을 했다는 점에서 뿌듯해 하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을까.
"찌그러진 프레임을 펼 수 있는 1억5,000만원짜리 리프트를 들여놨다. 자주 쓰이는 장비는 아니어서 감가가 상당하다(웃음). 그럼에도 들여놓은 이유는 환경 때문이지 매출 때문이 아니다. 전기차를 타는 것도 환경을 보호하는 방법이겠지만 있는 차를 잘 고쳐서 타는 것도 환경에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예약도 내부적인 스케줄이 아닌 오너의 스케줄에 맞춰 대기 시간을 최소화 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작업장 내에는 모니터를 설치해 수리 과정을 볼 수 있도록 했는데 오너에게 모든걸 투명하게 보여주고 내부적으로도 늘 긴장감을 갖고 일하자는 의미를 갖고 있다. 기능장, 학사, 석사 등 다양한 전문 인력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새 출발을 예고했다. 어떤 점을 기대하고 있나.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신임 사장에게 많이 설명하고 있고 실제로도 많이 공감하는 부분 중 하나인데 브랜드 이미지와 가치 강화가 필요하다. 지프는 미국에서 결코 약한 브랜드가 아니다. 거의 모두가 알고 있는 이름이고 아웃도어와 오프로드 등에 굉장히 특화되어있지 않나"
-판매와 서비스 역량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일관적이지 않은 프로모션이 아닌 정확하고 명분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이 프로모션에 따라 전시장 곳곳을 돌 필요가 없어야 적시에 살 수 있지 않겠나. 이 과정에서는 딜러의 수익성을 챙기는 부분도 중요하다.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팔았으면 책임져야한다"
-온라인 세일즈라는 트렌드가 밀려들고 있다. 딜러는 여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체험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이제는 오프라인에서 옷을 보고 온라인으로 구입하는 경우도 흔하다. 유대감과 소통도 오프라인이 비교 우위다. 영업사원이 있다는게 결코 불편한 일이 아니다. 온라인이라면 혼자서 해야 할 일 들을 영업사원들이 전담해주며 시간을 아껴준다. 이런 점들은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일들이다"
-스텔란티스 산하에는 다양한 브랜드가 있다, 들여왔으면 하는 차가 있나.
"제품을 파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하나라도 더 있으면 당연히 좋다. 지프 왜고니어 같은 차도 들여왔으면 좋겠고 지금은 병행수입으로만 판매되는 닷지나 알파로메오도 소개할 수 있으면 좋겠다. 잘 팔 자신이 있기도 하고(웃음)"
-드림카 혹은 가장 좋아하는 스텔란티스 차가 있다면 무엇인가.
"스포츠카를 많이들 꼽지만 드림카는 랭글러다. 사실 이미 랭글러를 여섯대째 구입했다. 높은 차체를 갖고 있어 운전할 때 가드레일 너머 강줄기 같은 좋은 풍경들을 내려다볼 수 있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차도 랭글러를 이용하고 있다. 딜러사 대표들과 회의가 있는 날 모여보면 다들 그랜드체로키를 타고 오는데 혼자 랭글러를 타고 간다(웃음). 앞으로도 랭글러를 계속 탈 것 같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