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리즈, E클래스와 2배 격차
-7시리즈, "아성" S클래스 턱밑 추격
1분기 수입차 시장에서는 BMW코리아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를 앞서며 작년의 흐름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박빙 기조였던 주력 제품군의 판매량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9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1분기 누적 판매 1만6,940대를 기록하며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1만725대)보다 6,000여대 이상 앞섰다. 전년 대비 판매 증감폭만 놓고 봐도 BMW는 6.6% 감소하는 데 그친 반면 벤츠는 28.2% 줄었다.
주요 차종별 판매량만 봐도 차이는 두드러진다. BMW 5시리즈의 1분기 누적 판매량은 5,527대인 반면 벤츠 E클래스는 2,117대에 그친다. 두 차 모두 비슷한 시기에 완전변경을 단행했고 홍해발 물류대란 여파를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격차는 크다.
프로모션 금액 차이는 있었다. 신차 구매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5시리즈는 지난 3개월간 평균 600만원 가량을 할인했다. E클래스 프로모션 금액은 구매 조건에 따라 300만원 선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200~300만원 가량의 금액 차이가 구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흥미로운 점은 또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아성"으로 평가받던 S클래스 판매량이 위협받고 있는 것. 1분기 S클래스 판매량은 823대로 전년 동기대비 69.4% 감소했다. 반면 7시리즈는 같은 기간 807대로 S클래스와 불과 16대 가량의 격차만을 보였다. 판매량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4.8% 증가했다(메르세데스-마이바흐, BMW i7 제외).
더욱이 7시리즈는 S클래스 판매량을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지난 2월 7시리즈 판매량은 332대로 S클래스(296대)를 추월했다. 지난달에도 388대, 358대를 각각 기록하며 7시리즈가 2개월째 S클래스를 앞섰다.
이 외에 1분기 누계 실적에서 BMW X5(1,750대)와 벤츠 GLE(1,541대), X3(1,258대)와 GLC(1,228대), X7(1,041대)과 GLS(277대, 마이바흐 81대 제외) 등 일부 SUV 라인업에서도 BMW가 앞섰다. 1분기 누적 판매량만 놓고 볼 때 벤츠가 앞선 차종은 C클래스(1,388대, BMW 3시리즈 861대)와 A클래스(666대, 1시리즈 170대) 정도다.
이를 두고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BMW가 좋은 결과를 보여준 것은 맞지만 1년간의 전체 흐름을 놓고 보면 초반에 불과해 향후 입항 물량과 프로모션 여부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그만큼 두 회사가 얼마나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치냐에 따라 판매량 및 순위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하는 입장에서 판매 자체에 비중을 두지는 않겠지만 두 회사 모두 1·2위를 둔 신경전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