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분사량 줄이는 조작 장치 버젓이 판매
-대기오염도 높아지고 SCR 시스템 고장 유발시켜
-장치 조작 불법이지만 판·구매 규제 근거 없어
요소수 없이 경유차를 운행할 수 있는 불법 조작장치가 온라인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 직구 사이트 등 일부 쇼핑 플랫폼에서는 요소수 분사 조작 장치가 판매되고 있다. 요소수 분사 조작 장치는 대부분 수입 대형 트럭용으로 한 달간 수십만 원씩 지출되는 요소수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일부 화물차 운전자들이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장치들이 유통되기 시작한건 2021년 이른바 "요소수 대란" 경으로 추정된다. 요소수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조작 장치를 찾는 운전자가 급증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요소수가 부족할 경우 시동이 걸리지 않기 때문에 이를 조작하면서까지 운행하기 위해서다.
요소수 분사 조작장치는 디젤 엔진에서 매연(PM), 질소산화물(NOx) 등 유해물질을 걸러내는 선택적환원촉매(SCR) 장치 요소수 분사를 억제한다. 이렇게 될 경우 요소수 소모량 자체를 줄일 수는 있지만 그만큼 유해물질을 걸러내지 못해 대기 오염을 야기시킨다.
환경 만의 문제는 아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검증되지 않은 조작 장치가 SCR 시스템 자체의 고장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더욱이 디젤 미립자 필터(DPF) 등 다른 배기 시스템과도 연계돼 고장 범위가 더 넓어질 소지가 충분하다.
문제는 운전자들이 이 같은 유혹에 빠지기 쉬워졌다는 점이다. 과거 요소수 분사장치 개조 비용은 수백만원에 달했지만 최근 판매되고 있는 조작 장치는 저렴하고 간단하다.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는 요소수 관련 단어만 입력해도 쉽게 노출되고 있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탈부착이 쉬운 구조를 갖고 있다. 무분별한 불법 개조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요소수 분사 조작 장치 개조는 엄연한 불법이다. 자동차관리법 제 81조에 따르면 SCR 등의 불법 개조가 절발될 경우 차주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다만 이를 "판매"하거나 "구매" 하는 사람에 대한 처벌 근거가 없어 정부 당국의 규제가 시급해보인다.
업계 전문가는 "요소수 분사 조작장치는 대기 환경은 물론 안전 운행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제도 개선이 시급해보인다"라며 "처벌과 유통 금지 등을 넘어 정기검사 등을 통해 조작장치 여부를 판단하는 등 세부적인 지침 마련에도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주요 쇼핑몰을 대상으로 조작 장치의 유통을 막는 법적 근거를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