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비오 만조니, "예술 작품과 같은 車"
-기능과 멋, 감각까지 모두 균형 있게 잡아내
페라리가 새로운 슈퍼 스포츠카 "12실린드리"를 3일 공개했다. 새 차는 V12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한 페라리이며 소수를 위한 특별함이 묻어있는 차다. 이는 디자인을 통해서 단번에 알 수 있는데 지난 24일 이탈리아 마라넬로에 위치한 페라리 디자인 센터에 들어가 플라비오 만조니 디자인 총괄과 함께 12실린드리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페라리 스타일링 센터 디자인 팀은 기존 페라리의 프론트 미드 V12 스타일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어 12실린드리에 적용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812 컴페티치오네의 특징이었던 조각적인 형태와 거리를 두는 대신 스타일의 통일감을 주기 위해 디자인의 형식은 엄격하게 유지하면서도 보다 세련됨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진행했다.
12실린드리가 가진 기하학적 구조의 특징은 간결한 라인이다. 매끄럽게 통합된 하나의 전체 볼륨을 강조하고 있다. 차의 측면 라인도 극도로 간결하다. 윙은 페라리 특유의 관능미를 유지하면서도 기하학적으로 매우 정밀하게 조각했다. 차의 모든 라인은 볼륨이 서로 교차하면서 만들어졌고 형태에 대해 보다 기능적으로 접근함으로써 과거에 대한 향수를 탈피한다. 근육질의 리어 윙은 위용있는 모습을 드러내면서도 기하학적으로 완벽하게 제어되도록 디자인했다. 프론트 윙도 마찬가지다. 입체적인 측면부와 이어지며 미세하게 뻗어 내려오며 일체감있는 미학이 특징이다.
날렵한 형태의 보닛에는 프론트 윙이 통합돼 있다. 이를 통해 전체 보닛은 엔진룸을 냉각하기 위해 필요한 두 개의 에어덕트만 제외하고는 물 흐르듯 부드럽고 깔끔한 라인으로 완성했다. 12실린드리의 목표 중 하나는 자동차 산업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는 디자인 언어를 탐구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앞에는 길쭉한 형태의 헤드라이트, 전통적인 그릴 모양 같은 상징적인 요소를 지웠다. 대신 차의 디자인에 내재된 기하학적 구조와 교차점에 보다 집중했다. 헤드라이트는 차체 앞부분을 둘러싼 하나의 밴드 안에 통합되어 있으며 이 부분에는 DRL(야간주행등)이 칼날처럼 튀어나와 있다.
뒤도 비슷한 접근 방식을 적용했다. 볼륨을 줄여 형태를 만들어냈고 앞부분과 일관성을 보이는 테일라이트는 전체를 가로지르는 블레이드 형태로 꾸몄다. 이런 디자인은 12실린드리의 진정한 시그니처 테마라고 볼 수 있으며 페라리 스타일링 센터의 디자이너들이 기술적, 기능적 요구사항을 얼마나 영리하게 융합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디자이너들은 리어 스포일러를 채택하는 대신 리어 스크린과 통합된 두 개의 액티브 플랩을 사용해 시그니처 델타(Δ 모양, 그리스 알파벳의 네 번째 글자) 테마를 완성했다. 전반적으로 마치 하나로 이어진 전체와 같은 느낌이 들며 매우 하이테크한 형태로 완성했다. 이러한 콘셉트를 개발함으로써 디자이너들은 12실린드리의 캐빈을 새로운 방식으로 다룰 수 있게 됐다. 캐빈의 프레임 색상과 차체 색상을 맞춰 리어 스크린의 디자인 테마를 유지하고 블랙 스크린 효과(화면이 꺼진 것과 같은 시각적 효과)가 특징인 캐빈의 나머지 부분과 유기적으로 통합될 수 있도록 했다.
차체 컬러와 동일한 테일 섹션도 매우 간결한 그리고 마치 하나의 단일체와 같은 디자인으로 마무리했다. 블랙 또는 탄소섬유로 마감된 하부 섹션에선 디퓨저 킬(디퓨저 중앙 부분에 위치한 특정 형태의 부품)이 눈에 띈다. 차체는 마치 디퓨터 킬 위에 거의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부분에는 두 개의 센서와 두 개의 트윈 테일파이프도 포함돼 있다. 총 4개의 요소로 구성된 센서와 트윈 테일파이프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다. 보다 콤팩트한 모양을 만들기 위해 금속 소재로 둘러싸여 있다.
실내도 크게 세 가지 덩어리로 나뉜다. 첫 번째는 대시보드 상단에서 도어 패널 트림까지이며 두번째는 중앙 영역, 세 번째는 운전자와 동승자의 발밑 공간과 시트 부분이다. 각 부분은 명확하게 구분되며 색상과 소재의 조합을 통해 듀얼 콕핏 효과를 강조한다. 이로 인해 시트와 그 외 부분이 우아하게 혹은 스포티하게 보이는 효과를 연출한다. 12실린드리는 페라리 특유의 고급스러움과 성능 외에도 환경적으로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65% 재활용 폴리에스테르가 함유된 알칸타라와 같은 지속가능한 소재를 광범위하게 사용했다.
인테리어 스타일은 페라리 듀얼 콕핏 구조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 레이아웃은 페라리 로마와 로마 스파이더, 그리고 페라리 푸로산게에 적용된 바 있다. 운전자와 탑승자를 위한 두개의 모듈로 이뤄진 12실린드리의 캐빈은 거의 대칭적인 구조로 이뤄져 있으며 높은 수준의 편안함과 더불어 몰입감 높은 드라이빙을 경험할 수 있다.
대시보드는 가로로 길게 뻗어 있는데 상단의 장식적인 부분과 하단의 기능적인 부분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다. 상단에는 운전석 및 조수석 계기판 전용 파트와 온도 조절 통풍구 전용의 파트, 이렇게 2개가 눈에 띈다. 색상과 소재의 변화를 통해 대시보드 본체에 의해 분리된 2개의 부분은 확연히 구분되는 데 마치 대시보드가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여 경쾌한 느낌을 강화했다.
중앙 터널의 패널은 마치 대시보드로부터 뻗어 나와 연장된 것처럼 보인다. 중앙 터널의 장식 부분에는 대비되는 소재로 부각된 커다란 조각같은 홈이 있다. 이 곳에 팔걸이가 위치해 있는데 금속 테두리로 둘러싸여 있어 다른 부분과의 확실한 경계선을 나타낸다. 터널의 측면 부분은 푹 파여 있어서 다시 한번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재현했다. 이 부분은 고급스러운 소재로 장식되어 있으며 페라리의 상징적인 게이트 시프트가 위치한 Y자형 금속 요소도 눈에 띈다.
이 외에 12실린드리에는 넉넉한 크기의 색조 처리된 글라스 루프가 탑재돼 있다. 이를 통해 캐빈의 통풍성과 더불어 공간감이 크게 향상됨은 물론 여름과 겨울 모두 최적의 열효율을 보장한다. 디자인 측면에서 글라스 루프는 캐빈의 상단부분과 완벽하게 통합돼 있는데 이를 통해 우아하고 세련된 모습을 연출하고 윈드 스크린과 리어 스크린 사이의 연속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디지털 요소도 훌륭하다. 새로운 HMI(Human Machine Interface)를 도입했다. 3개의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HMI는 페라리 V12 베를리네타의 탑승 경험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모든 주요 기능은 중앙에 위치한 10.25인치 터치스크린 정전식 디스플레이를 통해 제어 가능하다. 이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바로 옆엔 주행 및 차 동역학에 관련된 모든 정보를 보여주는 15.6인치 운전자 디스플레이가 있다. 동승자는 조수석 앞에 있는 8.8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주행 경험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어 진정으로 공동 운전자가 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정전식 스티어링 휠은 버튼이 움푹 들어가 있어 사용하기 편하다. 이는 스포티한 주행 시에도 더욱 정확하고 즉각적이며 직관적인 조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12실린드리는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기반의 모바일 연결 시스템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두 시스템은 새로운 중앙 디스플레이에서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 중앙 터널에 있는 무선 충전 매트를 통해 간편하게 휴대폰 충전도 할 수 있다.
12실린드리에서 선택으로 제공하는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은 버메스터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했다. 15개의 라우드 스피커로 구성돼 있으며 1600W의 강력한 출력으로 어떤 볼륨과 속도에서도 전례 없는 사운드를 제공한다. 사운드의 왜곡을 최소화하는 링 트위터(Ring Tweeter) 기술 덕분에 고주파는 맑고 선명하게 재생한다. 강력한 듀얼 코일 서브우퍼는 풍성하고 풍부한 사운드를 내며 울트라플랫 헤드라이너를 통해 360도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