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화된 냉각 시스템과 공기역학 기술 총 집합
-차체 하부에도 특급 기술 적용해 다운포스 높여
페라리가 지난 18일 글로벌 미디어를 초청해 V12 슈퍼 스포츠카 12실린드리를 공개했다. 새 차는 감각적인 디자인을 갖추면서도 우수한 에어로다이내믹을 갖춰 멋과 기능을 동시에 잡은 게 특징이다.
12실린드리의 공기역학에 있어서 주요 목표는 성능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세련되고 우아한 차를 만드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뒤쪽에 2가지 특징적 요소가 있는데 하나는 트렁크 덮개에 있는 25㎜ 높더 그리고 또 하나는 능동적 공기역학 장치다. 전자는 항력이 최소일 때 차의 공기역학 효율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힘을 제공한다. 반면, 두 단계로 나뉜 플랩(뒤쪽 부분 작은 날개)은 각각 LD(Low Drag)와 HD(High Downforce)의 두 가지로 설정 가능하다.
LD 포지션에서는 플랩이 차체와 수평을 이룬다. 따라서 공기가 방해 받지 않고 그 위를 지나가게 된다. 해당 설정은 차의 성능이 다운포스와 큰 관련이 없는 속도인 시속 60㎞까지 유지되며 300㎞/h 이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스포일러의 움직임은 자동차의 종방향 및 횡방향 가속에 따라 달라진다. 반대로 HD 설정에서 12실린드리는 최대 다운포스를 생성하고 차량이 공기역학적으로 균형을 이루도록 한다.
차체 하부도 놀라운 기술이 숨어져 있다. 먼저, 중앙 라디에이터에서 나오는 공기의 흐름을 관리해 수직방향의 부하를 최대한 만들어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차체하부 중앙 개방 구역에 있는 루버(수평 혹은 수직으로 배치된 간격이 있는 판)의 평면 형태와 윤곽은 에너지가 높지 않은 뜨거운 공기의 영향을 최소화한다. 앞바퀴 뒤 저압 영역엔 2개의 루버를 만들어 엔진룸 내부의 과압을 줄였다. 이를 통해 방열질량(열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물질이나 부품)의 효율성을 높이고 항력을 낮추며 다운포스 발생을 증가시킨다.
또 전면 차체하부는 프론트 스플리터(공기를 분할하고 유도하는 역할)에서 나오는 낮은 기류를 전달해 브레이크 냉각에도 기여한다. 이와 함께 중앙 차체하부는 공기 흐름을 올바르게 전달해 리어 디퓨저까지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를 위해 변속기 터널 입구는 내부로 유입되는 공기량을 균형 있게 조절하기 위해 작아졌다. 반대로 리어휠 앞쪽은 타이어를 보호하고 기류를 뒤로 유도하기 위해 높게 설계했다.
전용 타이어도 에어로다이내믹에 큰 역할을 담당한다. 12실린드리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S5 혹은 굿이어 이글 F1 슈퍼스포츠 타이어를 장착할 수 있는데 두 타이어 모두 페라리를 위해 새로운 사이즈로 개발했다(전륜 275/35ZR21, 후륜 315/35ZR21). 타이어의 컴파운드(고무 혼합물), 트레드(표면) 디자인 및 케이싱(타이어의 고무 부분을 감싸고 있는 외부 구조) 특성 측면에서 최신 기술을 채택함으로써 성능과 효율을 모두 잡았다. 이전 페라리 프론트 엔진 V12 베를리네타 타이어에 비해 롤링 저항(바퀴가 굴러갈 때 발생하는 저항력)이 10% 감소했다.
이처럼 페라리만의 오랜 기술 노하우가 스며들어 일부러 공기흡입구를 크게 뚫거나 과격한 차체를 구현하지 않더라도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 완성도 높은 에어로다이내믹을 구현할 수 있었다. 한편, 12실린드리는 하반기 본격적인 글로벌 소비자 인도에 들어가며 국내에도 출시할 예정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