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폭우도 막지 못한 열정, AMC 모터페스티벌

입력 2024년05월09일 00시00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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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 10만명 찾으며 성공 가능성 보여줘
 -토요타 등 자동차 업체도 모터스포츠 알리기 나서
 -폭우에도 드리프트 체험객 몰려 "장사진"
 
 어린이날 연휴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인근의 보령머드광장을 찾았다. 서해안권에 100㎜의 비가 예보된 이날 바람까지 세차게 불었지만 이를 아랑곳 않듯 광장은 자동차와 관람객들로 가득했다. 


 이날 열린 보령·AMC 국제 모터 페스티벌은 그렇게 폭우에도 많은 이들의 열정으로 가득했다. 비를 맞는 것 마저 즐겁다는듯 우비를 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각종 튜닝카를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었고, 비에 홀딱 젖은 아주자동차대학교 재학생들은 이런 저런 스태프 업무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보령·AMC 국제 모터 페스티벌은 지난 2011년 아주자동차대학의 봄축제 "배제 학술제" 부대행사에서 시작했다. 축제 일정 중 재학생과 동호회의 튜닝카 120여 대를 모아 시작한 "튜닝카 페스티벌"이 입소문을 타고 규모가 커졌고 이는 국내 최대 규모 야외 모터 페스티벌로 성장했다.

 지난 2022년부터는 대학교 소재지인 보령시와 손잡고 행사 규모를 키웠다. 짐카나 국내 대회, 드리프트 아시아 대회, 엔듀로 바이크 국제 대회, 오프로드 국내 대회 등 4개의 모터스포츠 대회를 열고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동승 체험 이벤트도 제공하고 있다. 올해에는 한국토요타자동차가 고성능 브랜드 GR을 알리기 위한 홍보 부스를 설치하는 등 볼거리가 더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 AMC 페스티벌 방문객은 10만명에 달했다. 

 처음부터 순탄치는 않았다. 당초 교내에서 진행하던 행사 규모가 커짐에 따라 교외에서 이벤트를 치르기 위해 기업과 지자체를 여러차례 설득했다.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박상현 아주자동차대학교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AMC 페스티벌 홍보와 시 차원의 지원을 호소하기 위해 보령 머드축제 행사장에 레이싱 슈트와 헬멧을 착용하고 난입해 관심을 호소한 적도 있다"며 웃었다. 


 이날 가장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킨건 드리프트 차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었다. 레이스카를 동승해볼 수 있는 기회도 흔치 않은데 드리프트까지 즐길 수 있다니 자동차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었다. 선착순으로 배부된 탑승권을 소지한 사람들은 긴장한 듯 차에 탔다가 이내 2~3분여간 진행하는 체험을 마치고 내려와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탑승 체험객들만 몰려든건 아니었다. 주행 코스 앞에 마련된 관중석에는 비를 아랑곳 않고 자리를 잡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응원하는 선수들에 따라 드리프트 퍼포먼스에 환호성이 터졌고 주행 중 스핀이 발생하거나 차에 문제가 생겨 멈춰서는 경우에도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행사 기간 내내 드리프트 주행을 제공해주는 선수들도 즐거움을 감추지 못하는건 마찬가지였다. 이날 제네시스 쿠페로 AMC 모터페스티벌에 참여한 김용익 선수는 "비가 오니까 타이어 소모도 덜 되고 분진도 덜 발생해서 오히려 드리프트 하기 좋은 날씨"라며 가볍게 웃었다. 

 이들의 열정에 자동차 업체들도 화답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를 비롯해 GM한국사업장, 볼보자동차코리아, JLR코리아가 부스를 꾸렸다. 특히, 토요타는 행사 기간 중 브랜드 고성능 디비전 GR 부스를 운영하며 GR 수프라 스톡카, GR 수프라 및 GR86 등 다양한 GR 라인업을 전시했다. 또 사람들이 모터스포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형 이벤트도 펼쳤다.

 관람객들은 토요타 GR 부스에서 YO! TOYOTA! 앱을 다운로드 후 GR 동호회 회원 가입하면 GR 굿즈를 증정하는 앱 다운로드 이벤트, 시상대에 올라가 GR수프라 스톡카와 GR 트로피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하고 SNS에 업로드하는 GR포토 이벤트, 제한 시간 동안 같은 그림 찾기를 완성하는 GR 레이싱 메모리 이벤트 등에 참여할 수 있다. 행사 첫날인 4일에는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한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몰려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참가를 결정한 배경을 "모터스포츠 활성화"로 꼽았다. "아직은 한국에서 모터스포츠를 많이 알려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평소 모터스포츠를 어떻게 알려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왔다"며 "아주자동차대학교와는 인재육성과 관련해 협업을 해오고 있는 데다가 행사가 점점 성장하고 있는 걸 보고 참가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MC 모터페스티벌은 "한국의 굿우드 페스티벌"이 될 수 있을 지 궁금했다. 한편으로는 향후의 행보가 어떻건 이들의 열정만은 영국 본토 못지 않을 정도로 뜨거웠다는 것을 알았다. 폭우가 쏟아져도 마냥 즐거운 모습이었던 이들의 모습만 보면 앞으로 우리나라의 자동차 문화와 모터스포츠가 발전한 여지는 충분해보였다. 
 
보령=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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