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12실린드리는 V12의 경의를 표하는 車"

입력 2024년05월15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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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함없이 V12 가치 높이는 슈퍼 스포츠카
 -디자인 및 개발 과정 가감 없이 소개해

 "V12에 대한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페라리의 새 슈퍼 스포츠카 12실린드리를 미디어 앞에 처음 공개하며 질의응답 시간에 나왔던 말이다. 지금의 상황에서 12기통 성능을 유지하고 각종 규정과 규제를 준수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우리는 V12를 포기하는 브랜드와 다르게 지속적인 투자와 개발로 지금의 차를 탄생시켰다고 덧붙였다.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등 차를 만든 핵심 연구원들과 직접 문답을 주고받으며 페라리가 V12에 얼마만큼 진심으로 대하는 지 알 수 있었다. 브랜드 정신과 정체성을 보여주는 12실린드리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는 부분이다. 다음은 그들과 나눈 일문일답.

 -V12를 유지하게 된 이유와 새로운 규정에 적응시키기 위한 노력은?
 "우리는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서 상당히 많은 작업을 했고 도전을 이어나갔다. 그 결과 2026년 중 적용 예정인 유로 6 스텝E를 준수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계속 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다.

 F8 트리뷰토가 8기통에 대한 존중을 표하기 위한 차 이었던 것처럼 12실린드리 역시 V12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슈퍼 스포츠카다. 이처럼 V12는 언제나 우리 곁에 기억할 가치가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모든 기술을 집약하고 계승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물론 연소 엔진, 터보, 하이브리드 등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맞춰 최적의 대안도 선보이고 있다. 각 파워트레인을 통해 유연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소비자들의 요구를 맞춘다. 우리는 이렇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곧 출시 예정인 신차의 성격에 대해 궁금하다
 "이전과 다른 라인업 풍경을 보여줄 것이다. GT카 성격의 로마와 로마 스파이더, 12기통 4도어의 푸로산게 그리고 12실린드리가 가장 끝단에 있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얹은 296 및 SF90 시리즈와도 차별화를 한다. 각 페라리 라인업의 장점을 모두 충족하며 독보적인 V12 슈퍼 스포츠카가 될 것이다. 

 시간을 돌이켜보면 페라리 역사상 가장 빛나는 역사를 쓴 건 베를리네타(2인승 혹은 2+2 쿠페 모델) 스포츠카였다. 12 실린드리는 이를 계승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 강력한 성능과 편안함을 모두 충족하면서 스포티하고 우아한 면모도 동시에 갖고 있다. 완벽한 차는 이렇게 세상에 나왔다"

 -직설적이면서도 낭만이 깃든 차 이름이다. 마지막 V12 페라리인가?
 "차 이름은 12기통에 대한 애정과 사랑의 선언이라고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마지막 V12라는 질문에 정확한 답을 찾는 건 어렵다. 처음이든 마지막이든 시간의 순서를 정하는 건 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차를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고 이를 위해 기술적으로 완벽히 보완을 거듭해 꾸준히 차를 선보일 뿐이다. 그만큼 미래에 어떤 기술이 우세할지 아무도 모른다. 섣부른 판단을 한다면 큰 착각이자 위기로 직면할 수 있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다양한 기술을 통해 V12 엔진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나간다는 것이다"

 -플랫폼에 대한 궁금증도 있다.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사용했는지?
 "새로운 플랫폼이다. 부품 측면에서는 엔진뿐만 아니라 섀시를 비롯해 거의 모든 부분이 12실린드리에 맞춰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가득하다. 812 슈퍼패스트와는 또 다른 기술적 진화를 이뤄냈으며 결과값은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다"

 -전체 무게에 대한 변화가 있는지? 
 "보다 다양한 부품이 추가됐고 실내 구성 등 여러 부분에서 보강이 이뤄졌기 때문에 무게가 늘어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증가된 무게를 직접 체감하는 건 쉽지 않다. 성능은 물론 에어로다이내믹, 지능화된 섀시 컨트롤 등이 조화를 이뤄 최적의 완성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균형감에 있어서도 12실린드리는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강력해진 주행 완성도만 기억될 것이다"

 -스포일러가 다소 독특하다. 구현 과정은?
 "디자인을 헤치지 않으려고 각각의 스포일러를 장착했다. 트렁크 끝 단을 전부 사용하는 것이 아닌 양 옆에서 조금의 플립만 열리는 구조다. 물론 자동차의 정확한 성능에 기여해야 하며 이를 위한 폭 넓은 에어로다이내믹 노하우가 스며들어 있다. 난이도가 높은 과제였지만 타협 없이 최적의 퍼포먼스를 구현했다. 

 그 결과 평소에는 매끄럽고 깔끔한 디자인에 도움을 주고 빠르게 달리는 순간에는 강한 다운포스를 만들어 낸다. 시속 60km에서 300km까지 각도를 조절하며 차를 누르고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또 브레이크 양에 맞춰 제동 시에도 스포일러는 큰 역할을 한다. 참고로 양 끝에 위치한 각각의 스포일러는 따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한 몸처럼 열리고 닫힌다"

 -차체의 경우 탄소 섬유 모노코크가 아닌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이유는?
 "섀시와 관련해 매우 특별한 시리즈에는 탄소 섬유를 사용한다. 소재 자체가 주는 견고함이 상당하기 때문에 물론 좋은 뼈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생산 비용과 무게 등 차를 만드는 균형적인 측면에서 여전히 알루미늄이 최적의 소재로 꼽힌다. 참고로 알루미늄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가볍고 단단하며 성형하기 좋은 소재를 주조해 사용한다. 아름다운 디자인을 구현하는 데에도 탄소 섬유보다 훨씬 좋다. 여러모로 우리에게는 알루미늄이 더 나은 선택이다"

 -차를 만들면서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사이 합의점을 어떻게 도출했는지?
 "우리는 차를 만들면서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최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한다. 복잡한 기계적 특성을 이해하면서도 디자인적으로도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다. 더욱이 최근에는 전자장비 탑재가 많아지고 있어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주행 보조시스템(ADAS)의 경우 레이더가 정확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부착 위치가 중요한데 기계적인 동력학의 손실을 주어서는 안되고 또 디자인 완성도를 해치면 안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개발자들이 모여 이야기하고 합의점을 도출해낸다. 간소하면서도 정확하게 만들어야 하며 성공적인 결과물로 보답한다. 복잡한 자동차의 세계를 단순하게 해결하기 위한 모든 노력들은 차를 만드는 전 과정에서 나타나며 12실린드리와 같은 명차가 나올 수 있던 배경이 된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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