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능력 끌어올려주는 e터보와 e모터, 배터리 등
-환경 규제 맞추면서도 더 강력한 성능 동시에 발휘
포르쉐가 부분변경 911을 공개하면서 'T-하이브리드' 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다. 터보의 앞글자 T, 여기에 전기모터와 배터리 등이 어우러져 하이브리드 단어를 사용했는데 기존 내연기관 엔진의 능력을 극적으로 끌어올리면서 환경 규제를 충족하고 무게 중심과 경량화까지 도움을 주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통해 정통 스포츠카를 향한 브랜드의 의지와 능력,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7일 미디어를 대상으로 독일에서 열린 911 테크놀로지 워크샵을 통해 보다 정확한 파워트레인 설명과 원리를 확인했다. 먼저 T-하이브리드를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엔지니어는 "매우 큰 성능 도약이 필요했고 동시에 엄격해지는 환경 규제도 맞췄어야 했다"며 "이를 위해서는 전기모터와 배터리 조합의 전동화 시스템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풀 하이브리드를 사용하면 무게가 늘어나고 구조가 달라질 뿐만 아니라 결정적으로 전통 스포츠카의 상징인 911의 성격과도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T-하이브리드의 핵심은 커진 엔진과 줄어든 터보차저에 있다. 먼저 카페라 GTS 기준 기존 3.0ℓ에서 3.6ℓ 수평대향 엔진으로 사이즈가 커졌다. 이와 함께 양쪽에 대칭형태로 들어있던 트윈터보가 사라지고 한쪽 끝에만 모노터보를 달았다. 터보의 개수가 반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출력을 내는 과정에서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전부 기우였다.
터빈 안쪽에 회전양과 반응을 더욱 빠르게 도와주는 전기모터를 추가한 것이다. 전기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전달해 끊김 없이 강력한 열 효율을 발휘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터보 특유의 지연현상(터보렉)을 극단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 같은 원리는 실제 F1 경주차에서 사용하는 열 회수 원리와 같다. 여기에 새 터보와 연결돼 있으며 중앙을 차지하는 부분은 전부 미립자 필터로 환경 규제에 철저히 대응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엔진과 합을 맞추는 PDK변속기 역시 클러치를 없애고 전기모터가 앞쪽에 위치해 보다 빠른 변속을 유도한다. 새 엔진과 환상의 궁합을 보여주며 911만의 신개념 전동화 파워트레인 완성도를 결정짓는다. 이 외에 앞쪽에 자리잡은 400V 배터리는 1.9㎾h급으로 순간적인 출력에 도움을 준다.
새 시스템 적용 결과는 상당하다. 최고출력 541마력을 발휘하고 최대토크도 62㎏∙m로 껑충 올랐다. 기존 911 카레라 GTS가 최고 490마력, 최대 58㎏∙m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상승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시간도 기존 3.4초에 3.0초로 크게 줄었다. 직접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실험 결과도 제시했는데 정지 상태에서 2.5초만에 달린 거리를 측정해 보니 기존 GTS는 14.5m를 달렸지만 T-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한 신형 GTS는 21.5m를 질주했다. 차 길이의 1.5배 되는 거리를 더 간 셈이다. 이 외에 뉘르부르크링 서킷 랩타입은 기존 대비 8.7초나 줄어든 7분16초 93을 기록했다.
강력한 시스템을 얹었음에도 무게는 고작 50㎏ 늘어났다. 이마저도 타이어 접지 등 관련 부품을 제외하면 파워트레인 무게는 40㎏ 증가한 수준이다. 엔지니어는 "PHEV 방식의 E-하이브리드는 큰 용량의 배터리와 전기모터가 필요하게 되고 결국 무게 증가로 이어지지만 911에 들어간 T-하이브리드는 경량화가 가능했다"며 "기존 911 소비자들이 원하는 내연기관의 성격 그대로 가볍고 강력한 성능을 만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형 911 카레라는 후륜 구동 쿠페와 카브리올레로 제공되며 911 카레라 GTS는 사륜 구동과 타르가 바디 타입을 이용할 수 있다. 모든 제품에는 PDK가 기본으로 들어간다.
국내에는 신형 911 카레라 GTS가 2025년 상반기 출시될 계획이다. 국내 판매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2억2,980만원부터 시작한다. 신형 911 카레라 모델의 국내 출시 계획 및 가격은 미정이다.
슈투트가르트 =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