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정체성 유지하면서 전동화 대비
-지능화된 전동화 파워트레인 기술 보여주는 E-하이브리드
-시대에 부합하는 이상적인 기술 발전의 고성능, T-하이브리드
포르쉐가 전동화 시대에 맞춰 새로운 전략을 제시하며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바로 ‘E-하이브리드’와 ‘T-하이브리드’다. 둘 다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사용하지만 구현 과정과 방식, 의도하는 바는 전혀 다르다. 시대가 요구하는 흐름을 명확하게 충족하면서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지난 6일 미디어를 대상으로 독일에서 열린 911 테크놀로지 워크샵을 통해 포르쉐가 생각하는 하이브리드를 보다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다. 먼저, E-하이브리드는 대중적으로 알고 있는 풀-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말한다. 전기모터와 고용량 배터리 조합이며 직접적으로 동력을 전달해 차가 움직일 수 있게 한다. 파나메라와 카이엔에 탑재돼 있고 PHEV 방식이라 충전 및 순수 전기모드로 주행도 가능하다.
반면 신형 911을 통해 처음 선보인 T-하이브리드는 전기모터와 배터리 등 파워트레인을 구성하는 요소는 하이브리드의 개념이 맞지만 엄연히 엔진을 주 축으로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터보차저 안에 전기모터가 탑재돼 있어 터보렉을 줄이고 3.6L 수평대향 엔진의 출력을 증가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해당 시스템의 이름을 터보의 앞글자 T를 사용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이 외에 배터리도 매우 작은 사이즈로 순간적인 펀치력에 도움을 주는 수준이며 순수 전기로 주행할 수는 없다.
특히, T-하이브리드는 포르쉐에서 새롭게 정의하는 시스템으로 공개와 동시에 많은 주목을 받았다. 관련 개발자들은 "미래에 대응하며 정통성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며 "스포츠카 대명사인 911의 필수 조건인 무게와 벨런스를 충족시킨다"고 말했다. 실제로 "무게와 벨런스를 맞추는 게 쉽지 않았다"고 회상한 뒤 "PHEV의 경우 무게를 높여야지만 주행거리가 늘어나고. 부피가 상당해 탑재 위치에 따른 벨런스를 잡는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T-하이브리드는 이러한 부분에서 장점이 있어 911이 적합하고 최적의 결과물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T-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에 신형 911은 강력한 성능과 함께 낮은 무게 중심도 실현할 수 있었다. 기존 3.0에 비해서 신형 3.6 엔진은 굉장히 컴팩트해졌고 높이도 110㎜ 낮아졌다. 모노터보로 바꾸면서 패키징이 더욱 좋아진 것. 최대한 리어 액슬과 붙어서 즉각적인 동력전달이 목표였으며 의도적으로 낮출 생각은 아니었지만 새 시스템 적용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봤다.
전동화 시대에 접근하는 포르쉐 방법은 매우 신선하고 놀라웠다. 단순히 성능과 효율을 끌어 올리는 데에만 바라보지 않고 차종별로 최적의 시스템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로 보이기 때문이다. 활용 영역이 넓은 4도어 라인업에는 E-하이브리드를 통해 매력을 극대화하고 전통성을 간직한 911은 T-하이브리드 개념 도입으로 새로운 시대를 예고했다. 맞춤형 전동화 전략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슈투트가르트 =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