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 맞은 순정 내비게이션, 사라질까?

입력 2024년06월21일 00시00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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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입차 업계, 자체 맵 대신 티맵 확대
 -폰 프로젝션 비중 많아지며 아예 삭제하기도
 -"SDV 시대, 내비게이션 할 일 많아져" 반론도

 순정 내비게이션을 사용하지 않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렇다보니 자동차 업계에서는 관련 기능을 빼버리거나 새로운 시스템으로 대체하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추이는 수입차 오너들 사이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21일 컨슈머인사이트 연례 기획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 2368명 중 순정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는 수입차 운전자는 54%에 불과했다. 국산차(73%) 대비 눈에 띠는 수치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등 스마트폰 프로젝션 기능 활용 비중도 수입차가 더 높았다. 수입차 보유자의 폰 프로젝션 사용 비중이 36%인 반면 국산차는 절반 수준인 17%대에 그쳤다. 국산차보다는 수입차에서 순정 내비게이션 사용 비중이 떨어진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부분의 차주들은 수입차 내비게이션의 품질을 지적한다. 수입차를 타고 있는 A씨는 "내비게이션 품질이 이전에 탔던 국산 순정 내비게이션만 못하다"며 "시인성도 떨어지고 업데이트도 번거로워서 스마트폰 프로젝선을 이용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다보니 수입차 업계는 내비게이션을 빼거나 스마트폰 기반의 맵 데이터를 적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에서 최근 가장 많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건 SKT의 티맵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와 JLR코리아가 맵 데이터를 적용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도 티맵 도입을 발표한 상태다. 

 반대로 내비게이션을 빼고 있는 곳들도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ID.4를 출시하며 내비게이션을 폰 프로젝션 기능으로 대체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도 푸조 408에서 내비게이션을 제공하지 않는 건 마찬가지다. 스마트폰 사용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내비게이션의 필요성이 떨어진 것. 

 이는 국내 시장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페라리는 최근 푸로산게, 12칠린드리 등 신차에서 내비게이션을 빼기로 했다. 대부분의 소비자가 애플 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쓰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스마트폰 프로젝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게 이유다. 


 엠마뉴엘레 카란도 페라리 글로벌 프로덕트 마케팅 총괄은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스마트폰 미러링은 가장 사용자 친화적인 기능이자 업데이트된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며 "소비자들은 이미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이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스마트폰 통신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지도 데이터를 불러오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GPS 기반 순정 내비게이션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SDV가 화두로 떠오르며 내비게이션의 중요도는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내비게이션들은 OTA를 제공함에 따라 최신 데이터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인식은 많이 지워졌다"며 "오히려 주행 보조 시스템 등 내비게이션을 기반으로 다양한 기능들을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는 만큼 당장 순정 내비게이션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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