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확실한 선택지, 제네시스 GV70 부분변경

입력 2024년06월26일 16시42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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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성도 높아진 디자인, 정체성 더욱 키워

 -동급 최고 수준의 기능 및 고급감 확보

 -고속도로와 고갯길, 극과 극 주행성능 보여

 

 제네시스 GV70이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 이 차를 두고 '조선 마칸'이라는 별칭이 따라다녔다. 포르쉐 마칸과 일부 닮은 부분이 있었던 게 사실이고 체급도 마칸과 비슷했기 때문에 나온 말이었다. 또 준하는 성능을 낸다는 의미도 있었다. 즉 대안의 성격이 강한 차가 GV70이었다.

 

 하지만 최근 부분변경을 단행한 신형 GV70은 대안이라고 하기에는 매우 뛰어난 면모를 갖고 있었다. 디자인이며 기능이며 주행성능 등 많은 부분에서 국산차라는 이유로 '합리적' 이라는 꼬리표를 붙일 이유도 없다. 당당한 선택지라고 말 해도 좋을 이유다. 

 


 

 

 GV70의 높은 인기는 감각적인 디자인에서 출발한다. 심미적 측면과 완성도 등 많은 사람들에게서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두 줄' 램프와 크레스트 그릴은 제법 익숙해진지 오래다. 이렇다 보니 MLA 헤드램프, 그리고 방향지시등을 제동등에 내장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자세히 봐야 차이를 알 수 있는 전형적인 부분변경의 방향을 따랐다. 

 




 

 

 시승차는 스포츠패키지. 그래서 더 다른 부분들도 보인다. 크레스트 그릴은 더블 레이어 타입으로 구성해 입체적인 느낌을 더했다. 공기 흡입구는 더 넓혀 스포츠 SUV 특유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21인치 다크 메탈릭 휠에는 두 줄 패턴을 추가해 정체성을 강화했고 후면부에는 다크 크롬을 적용한 리어 디퓨저와 독특한 형태의 머플러 팁을 더했다. 

 

 이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갖추고 난 GV70의 면모는 이전보다 더욱 역동적이다. 형님인 GV80보다 덩치는 작지만 어둑한 페인트는 과감한 잔근육을 더 잘 드러낸다. 보닛의 캐릭터 라인과 거대한 에어 인테이크 등은 눈길을 사로잡는다. 쿠페형 SUV를 연상케 하는 날렵한 루프라인과 풍만하게 솟아오른 펜더도 역동적인 인상을 더한다.

 




 

 

 

 

 반면 살짝 어색한 요소도 있다. 대표적으로 헤드램프와 그릴 사이 위치한 파팅 라인이다. G70처럼 아일랜드 파팅 기법을 썼다면 한층 깔끔한 인상이었을 텐데 아쉽다. 리어 와이퍼도 히든타입이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실내는 외장 디자인의 기조를 잘 이어갔다. 가장 만족스러운 대목은 소재다. 가죽 등 전반적인 재질은 보기에도 예쁘고 만졌을 때 만족감은 더 좋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동급 SUV들을 압도한다.

 

 간결한 인테리어 구조 속에 과감한 요소들을 더한 점도 칭찬할만한 부분이다. 가장 큰 역할을 하는건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와 터치 타입 공조 조작계다. 충분히 독특한 느낌을 줬던 기존 인테리어에 더 하이테크적인 이미지를 더해준다. 

 






 

 스포츠패키지만의 특별함도 있다. 전용 D컷 스티어링휠을 비롯해 오렌지 색상의 스티치를 새롭게 적용해 스포티한 매력을 높였다. 그동안 구리색을 자주 활용했던 것과 달리 오렌지색 스티치를 썼다는 점이 흥미로운데 아마도 제네시스가 출범을 예고한 고성능 디비전 '마그마'를 염두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비행기 날개에서 영감을 얻은 타원형 요소는 더욱 특별한 느낌을 전한다. 실내 전반에 볼륨감을 더하며 앰비언트 라이트를 배치해 개성을 살렸다. 타원 디테일 사이로 자리잡은 새로운 오디오 시스템도 눈길을 끈다.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과 돌비 애트모스 기술을 추가했고 한 번의 조작으로 조명, 음악, 향기 등을 최적화하는 무드 큐레이터 기능도 새롭게 선보였다. 

 

 허벅지 끝까지 받쳐주는 2열 시트도 편안하다. 180cm 이상 성인 남성이 앉아도 넉넉하다. 독립형 에어컨과 열선·통풍시트, USB 충전 포트, 220V 콘센트 등 패밀리 SUV로도 손색없다. 

 




 

 

 다만, 2열 헤드룸은 여유와 거리가 있다. 낮게 떨어지는 C필러 탓에 자세를 바로잡다 보면 천장에 머리가 닿는 경우가 잦다. 또 2열 센터터널도 높게 느껴져 뒷좌석에 성인 3명이 앉기에는 불편하다.

 

 시승차의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0㎏∙m을 내는 3.5ℓ V6 가솔린 터보 엔진이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와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을 조합했다. 성능 변화는 없지만 3.5 AWD 단일 구성으로만 운영했던 이전과는 다르게 3.5 엔진을 오직 후륜구동만으로 즐길 수 있는 3.5 2WD 트림이 새로 나온 게 특징이다. 

 

 3.5 엔진은 강력한 출력과 토크를 바탕으로 시종일관 여유로운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조금만 힘을 줘도 툭툭 튀어나가는 토크감과 6기통 엔진 특유의 회전질감에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부족함이라는걸 논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정숙성도 이전보다 더욱 높아진 느낌이다. 능동형 소음 제어 기술 ANC-R이 쓰였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이는 실내 곳곳에 설치한 센서와 마이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노면소음을 측정·분석함과 동시에 반대 위상의 소리를 스피커로 송출하고 고객이 느끼는 소음의 수준을 낮춘다.

 

 승차감도 합격점이다. 후륜에도 부싱류를 보강한 덕분에 이전보다 더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포트홀이나 방지턱 정도는 부드럽게 넘어갈 만큼 SUV가 아닌 고급 세단을 타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그렇다고 마냥 딱딱한건 아니다. 고급차에서 느껴지는 탄탄함 이라면 조금 이해가 쉽겠다. 

 

 

 GV70의 주행 성능은 고속도로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여유로운 출력과 고급스러운 승차감이 앙상블을 이룬다. 반복되는 가속과 제동에도 브레이크는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정직하게 멈춘다. 2열까지 이중접합 유리로 막은 덕에 풍절음이나 외부 소음도 거슬리지 않았다. 고속 주행 성능은 최근 시승한 국산차 중 가장 인상적. 타이어가 도로에 딱 붙어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체감보다 훨씬 더 높은 속도에 깜짝 놀랐다. 

 

 차선 변경 기능이 포함된 고속도로주행보조2(HDA2)은 더욱 똑똑해졌다. 여유만 있다면 곧장 옆 차선으로 갈아탄다. 다른 차에 쓰였던 HDA2는 한참을 머뭇거리며 초보운전자처럼 반응했지만 GV70에서는 보다 능숙하게 작동한다.




 

 다만, 직선 주행과 달리 연속된 곡선에서는 아쉽다. 그립을 잘 유지하는 것과는 별개로 고갯길에서 스티어링 휠은 예상보다 더 많이 돌려줘야만 한다. 차체 앞부분을 코너 안쪽으로 깊숙이 찔러넣던 G70과 달리 GV70은 넘치는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신형 GV70은 고급 브랜드로서 갖춰야 할 덕목을 두루 보여준다. MLA 램프로 요약할 수 있는 기술과 디자인의 조화, 고급스러운 소재와 독특한 감성의 인테리어 디자인, 뛰어난 주행성능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점에서 GV70은 더이상 대안이 아닌 분명한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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