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 인터뷰
-"르노 본사, 지금껏 만들어온 차 중 최고라고 평가해"
-"나는 엔지니어 출신, 개발 과정서 직접 챙긴 부분 많아"
부산모빌리티쇼 현장에서 만난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은 4년만의 신차에 기뻐보였다. 프레스데이 막바지 들어 비교적 한산해졌던 다른 부스와는 다르게 르노코리아 부스가 유독 북적이는 모습이 이를 방증했다. 마침내 세상에 나온 '오로라 프로젝트'의 결과물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았을 드블레즈 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그랑 콜레오스를 개발하며 어떤 우여곡절이 있었을까. 아래는 드블레즈 사장과 나눈 일문일답.
-우여곡절이 많았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
"부산공장에서 만들어진 그랑 콜레오스를 처음 시승했던 날이 기억에 남는다. 첫 시승 후 엔지니어와 제조 담당자들이 하나의 팀이 되어 이슈를 해결해나갔던 순간도 잊을 수 없다. 문제가 발생한 부분을 함께 해결해나가는 순간도 흥미진진한 일이었다. 프랑스 본사에서 온 관계자들이 그랑 콜레오스를 보고 지금까지 르노가 만든 차 중 최고라는 찬사라는 반응이 나왔던 것도 뜻깊었다"
-그랑 콜레오스를 처음 접한 내부의 반응은 어땠는지도 궁금하다.
"내부적으로는 단계별로 그랑 콜레오스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작업을 해 왔고, 시승도 제공했다. 많은 직원들이 그랑 콜레오스를 두고 사랑에 빠졌다는 말을 할 정도로 좋은 반응이 나왔다. 주행 성능이 재밌다는 반응은 물론 디자인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도 이어졌다. 르노 본사에서는 세계 최고의 차를 만든 것 같다는 반응이 있을 정도로 고품질의 차라고 인정받았다"
-그만큼 디테일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쓴 자동차 같아보인다.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에 여러 차를 개발하는 데 참여해봤지만 신차를 개발하면서 이 정도까지 디테일에 신경을 쓴 적도 없고 이 정도 까지 총력을 기울인 적도 없던 것 같다(웃음). 그랑 콜레오스의 디테일을 모두 알고 있을 정도로 꼼꼼하게 임했고 조금이라도 만족스럽지 못하면 처음부터 다시 개선하는 등 직접 챙긴 부분들이 많았다"
-상품성 측면에서 경쟁차 대비 뛰어난 점이 있다면 어떤 부분일까.
"부드럽고 편안한 주행감에있어서는 최고라고 자부한다. 같은 세그먼트에서는 흡차음재를 가장 많이 썼고 여기에 보스 사운드 시스템까지 더해져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굉장히 잘 짜여져 있고 동승자까지 배려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 풍부한 기능도 특징이다"
-그랑 콜레오스를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로 출시한 이유가 있나.
"한국의 중형 SUV 시장을 살펴보면 하이브리드 점유율이 60%, 내연기관이 40%다. 반면 전기차는 제로(0)라고 봐도 무방하다. 내가 내일 죽는다면 전기차를 론칭했겠지만(웃음), 당장은 시장 규모가 작다보니 전기차를 지금 도입하는건 시기적으로 쉽지 않아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전체 제품군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혼재시킬 예정인데 이 부분은 고객의 의견에 따라 움직이려고 한다"
-프랑스 감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랑 클레오스에 어떤 부분이 담겨있나.
"한국차를 운전해보면 부드럽고 편안한 보트를 타는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한데 유럽은 주행의 즐거움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이런 차이점을 감안해서 섀시와 파워트레인에 프랑스차 특유의 역동성과 운전 재미를 더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직접 시승해본다면 쉽게 다룰 수 있으면서도 주행의 재미를 겸비했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디자인의 영역인데 차가운 소재 대신 패브릭 등으로 따듯한 느낌을 자아낼 수 있도록 집중했다. 넉넉한 2열 공간과 동승석 인포테인먼트 등 르노의 지향점인 '인간 중심 가치'를 적용하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그랑 콜레오스를 어느정도 파는 게 목표인지 궁금하다.
"몇 대를 팔건 늘 충분하다고 느끼진 않는다(웃음). 한국은 자동차 시장이 아주 성숙한 국가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먼저 알아볼 테고, 실제로 얼마나 만족했는지는 판매 대수로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랑 콜레오스가 시장에서 갖는 의미가 있다면 무엇일까.
"이 시장(중형 SUV)이 고객의 입장에서 볼 땐 선택지가 넓지 않다. 성능이나 사양도 비슷하다. 그랑 콜레오스가 이런 점에서 차별화한 선택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이 의미 있을 것 같다. 경쟁사를 앞서겠다는 목표 보다는 경쟁사보다 확실히 다른 제품을 선보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랑 콜레오스의 소비자 인도 시점은 언제쯤으로 예상하고 있나.
"공식적으로는 가을이지만 가능하다면 더 앞당겨보겠다"
-연관성을 생각하면 QM6도 수출명(콜레오스)으로 이름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XM3를 아르카나라고 바꿀 수 있었던 건 글로벌 시장에서 워낙 유명한 이름이기 때문이었다. 반면 QM6는 라이프사이클 측면에서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한국에서도 이름이 잘 알려진 차다. 전문가들은 QM6의 수출명이 콜레오스라는걸 알지만 다수 소비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자칫 혼동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QM6의 차명을 콜레오스로 바꿀 계획은 없다"
-그렇다면 QM6를 단종할 계획은 없다고 이해해도 되는것인가.
"그렇다. 이런 점에서 QM6는 단종 없이 계속 판매할 예정이다.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견고한 자동차고, LPG 파워트레인을 갖추고 있어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디자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여전히 트렌드에 뒤쳐져 있지 않아서 꾸준한 수요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두 개의 오로라 프로젝트가 더 남아있다. 진행 상황은 어떤지 궁금하다.
"오로라 프로젝트를 처음 구상한게 2022년이다. 오늘 오로라1(그랑 콜레오스)이 등장했고 오로라2는 아무 문제 없이 순조롭게 잘 진행하고 있다. 오로라3에 대해서는 아직 말하기 어려운 프로젝트다. 1, 2와는 다른 트랙으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오로라 외 준비중인 계획이 있다면.
"국내 생산 외에도 수입차를 들여오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게 세닉이다. 르노5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서베이를 진행 중인데,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면 출시할 계획도 갖고 있다. 당장 디테일하게 논할 단계는 아니지만 마스터 전기차를 들여올 계획도 갖고 있다. 그 외 차들을 공개하긴 곤란하다. 지금 공개할 타이밍이 아닌 차도 있고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들도 있기 때문이다. 많은 차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계획된 신차를 잘 판매한다면 종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수출선박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요즘 상황은 어떤가.
"어려운 시기를 지나가고 있다. 여전히 수출선박 확보가 어렵다. 이렇다 보니 물류 비용은 오르고 수출 원가는 같이 증가하고 있다. 물류 선적 일자를 확정지을 수 없다 보니 물량은 밀리고 수출차에 대한 신뢰는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부산을 수출 허브로 만든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 수출의 변동 폭이 커도 내수에서 대응할 수 있도록 균형을 잡는 작업도 하고 있다"
-최근 알핀 원메이크 레이스 소식이 알려졌다. 알핀을 한국에 론칭하는건가.
"일단 주요 신차에 에스프리 알핀 트림을 적용하는 것 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알핀 브랜드를 론칭하는건 또 다른 문제다. 슈퍼레이스 측에서 A110을 이용한 원메이크 레이스를 개최하겠다는 제안을 받아 지지를 표명한 정도다. 당장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향후 노사 관계는 어떻게 전망하나.
"부임한 이후 지난 2년간 노사관계는 안정적으로 잘 이어져왔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항상 최선의 노력 다하고 있다. 노사관계를 원만히 유지하는 게 모두가 원하는 바 아닌가. 지금까지 잘 끌고왔고 지금까지 해왔듯 앞으로도 같은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