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HEV, PHEV, EV) 비중 수입차가 높아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친환경차에서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ID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통계를 집계한 결과 올해 1~6월 국내에서 판매된 친환경 승용차(EV, HEV, PHEV)는 모두 27만9,471대로 집계됐다. 전체 승용차 판매 내 비중은 무려 39.9%에 이른다.
판매된 친환경 승용차를 동력원별로 분류하면 하이브리드(HEV)가 22만4,140대로 단연 압도적이다. 친환경차 내 비중 또한 80.2%에 달한다. 이어 전기차(EV)가 5만1,921대로 18.6%를 차지했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도 1.2%에 달했다.
제조사별로는 기아의 친환경 승용 판매가 10만8,854대로 가장 많았다. 동력원별로는 HEV가 9만5,147대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전기도 1만3,707대로 나타났다. 그러나 EV 승용만 떼어 놓으면 수입차가 2만6,979대로 현대차 및 기아보다 앞섰다. 현대차와 기아의 승용 전기차 판매를 모두 합쳐도 수입 전기 승용차 판매를 앞서지 못하는 모양새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는 포터와 봉고 EV 등의 상용 전기차 판매가 많다.
그런데 완성차 업계에선 HEV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지금은 친환경 범주에 ‘고효율’ HEV를 넣지만 정작 친환경차는 ‘EV’로 한정하자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서다. 만약 해당 기준으로 분류하면 승용 부문에선 수입차 구매자가 국산차보다 환경친화적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현대차와 기아가 올 상반기 판매한 전체 승용차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각각 4.1%와 5.4%에 머물 때 수입 전기 승용차는 무려 18.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수입차 구매자가 국산차 소비자보다 상대적으로 EV 구매율이 높았다는 의미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이처럼 수입차와 국산차의 친환경차 소비 성향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를 소득 분포에서 찾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구매자와 상담을 해보면 소득이 높을수록 환경 인식에 대한 생각이 확고한 특성이 있다”고 말한다.
한국환경연구원이 2023년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3,08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민환경의식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우선 전체 응답자의 69%가 환경문제에 관심을 보였는데 관심 정도를 1~5점으로 평가하게 한 결과 월 600만원 이상 소득자의 관심 평균 점수가 3.88점으로 가장 높았다. 흥미로운 점은 20대의 관심이 30대보다 높다는 사실이다. 20대는 환경 관심 점수가 3.67점인데 반해 30대는 3.63점으로 오히려 낮다. 환경에 별로 관심이 없을 것 같은 젊은 소비층도 소득이 많으면 환경에 관심을 보인다는 뜻이다.
따라서 수입차 업계는 최근 전기차 판매 과정에서 ‘사회적 책임’을 보다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측면에서 수입차를 타는 게 아니라 실제 환경에 책임지는 사회적 리더십 차원에서 전기차 구매자를 바라보도록 만들겠다는 의미다. 더불어 통계상 젊은 고소득 소비층이 승용 전기차 구입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수준 높은 리더십 마케팅도 전개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 전기 승용차를 구입, 운행하는 젊은 고소득 소비자일수록 사회적 책임 의식이 높을 수 있다”며 “이런 젊은 리더십을 어떻게 만들어주느냐를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