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타다' 떠나니 이제는 택시 간 갈등

입력 2024년07월18일 13시22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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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 부제 놓고 '개인 vs 법인' 충돌

 

 렌터카 기반 택시사업을 펼쳤던 '타다'가 시장에서 사라지자 이번에는 택시 업계 간 갈등이 불을 뿜을 태세다. 지난 2022년 말 택시 승차난 해소를 위해 국토부가 풀었던 개인택시 부제의 재도입을 두고 벌어지는 논란이다.

 

 택시 업계에 따르면 갈등의 핵심은 개인택시 운행을 다시 인위적으로 제한하느냐가 핵심이다. 지난 2022년 연말 국토부는 각 시도별 개인택시 조합을 만나 연말 심야 택시난이 해소되도록 운행을 적극 당부했다. 당시 원희룡 장관이 직접 택시 대란을 해소하겠다며 국토부 훈령에 따라 개인택시 부제를 해제하며 만남이 이루어졌다. 개인택시 운행 제한 해제는 50년 만에 이뤄진 정책으로 개인택시조합 등이 크게 반겼다.



 

 하지만 개인택시 운행이 늘면서 승차난은 일부 해소됐지만 이번에는 법인택시 상황이 어려워졌다. 이용자가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개인택시 운행이 늘자 법인택시 수입 감소로 연결돼 경영난이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그러자 국토부는 다시 개인택시 운행 제한을 검토했지만 이번에는 개인택시 사업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중간에서 곤란에 처한 국토부의 묘책(?)은 부제 도입 권한의 이양이다. 개인택시 운행 제한 여부를 국토부가 아닌 자치단체가 결정할 수 있도록 훈령을 개정한 것. 개인과 법인의 갈등이 심해 어느 쪽을 결정할 수 없으니 자치단체가 개별적으로 판단하라는 의미다. 그러자 이번에는 일부 자치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특히 당시 승차난이 심각했던 서울시는 국토부가 개인택시 운행 제한 권한을 넘기려 하자 이를 폭탄 돌리기라며 비판을 쏟아낸다. 서울시 또한 '개인 vs 법인'의 갈등이 심해 어느 쪽 손을 들어줄 수 없어서다. 실제 서울시에 따르면 야간의 택시 운행대수는 부제 해제 이후 두 배인 4만대까지 증가했다. 덕분에 승차가 어렵다는 시민들의 불만은 크게 감소했다.

 

 문제는 한번 허용한 개인택시 운행 제한을 다시 도입할 수 있느냐다. 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운행 제한(부제) 해제로 시민들의 택시 이용이 무척 편리해졌다"며 "택시가 존재하는 이유도 시민의 이동이 보다 나아지는 것인데 다시 운행을 제한하면 승차난은 또 다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반면 법인택시 관계자는 "개인택시 운행이 늘어 법인택시 이용객이 크게 감소했고, 이는 법인택시 기사의 직접적인 수입 감소를 가져와 생계조차 이어가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택시 기사의 수입 감소는 기사 수급의 어려움으로 연결돼 사업자의 휴차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의 훈령 개정에 일단 서울시는 아무런 의견도 내지 않고 있다. 개인택시 부제를 지난해 국토부에 건의하기는 했지만 말 그대로 건의일 뿐 실제 도입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사실 개인과 법인 택시의 부제 갈등은 해묵은 과제다. 그래서 모빌리티 업계에선 이제 한국도 정부 차원에서 택시의 퇴로 확보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법인택시 또한 면허가 거래되는 상황에서 보상이 없는 한 감차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감차 불가는 승차공유의 진입을 원천적으로 막고, 자율주행 기반의 로보택시 도입도 어렵게 된다. 심지어 법인택시 사업자는 운전자 없는 로봇택시를 운행하고 싶지만 이때는 개인택시가 면허 가치 하락을 이유로 반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퇴로는 결국 면허를 정부가 되사들이는 방법 외에는 없다. 그리고 이때 필요한 비용은 어떻게든 택시 업계 내에서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이제는 '개인 sv 법인'의 갈등이 아니라 퇴로 확보를 논의해야 할 때다. 떠넘길수록 모빌리티 혁신은 제자리에 머물 뿐이다. 하지만 겉으로만 혁신을 외칠 뿐 행동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 갈등 자체가 껄끄럽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해야 한다.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이동의 미래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권용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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