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레이스에 누구보다 진심, 맥라렌 750S

입력 2024년07월22일 11시3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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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터스포츠 성격 진한 공도용 슈퍼 스포츠카
 -완벽에 가까운 움직임, 정교한 섀시컨트롤 등

 

 맥라렌의 정신은 모터스포츠다. 레이스카를 기반으로 기술을 다듬고 양산차에 적용해 수 많은 슈퍼카 마니아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정체성은 놀라운 신차를 통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750S다. 맥라렌 750S는 720S를 잇는 후속이다. 정교하게 분석해 약 30%가량의 부품을 교체했으며 경량화, 강력한 출력, 에어로 다이내믹 등 레이스카에서 갈고 닦은 핵심 기술력을 집약했다. 그만큼 더욱 가볍고 빠르며 강력한 공도용 슈퍼카가 탄생했다. 새 차의 능력과 가치를 살펴보기 위해 키를 건네 받아 시승에 나섰다.



 

 ▲디자인&상품성
 외관은 화려하다. 단번에 맥라렌임을 알 수 있으며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게 된다. 주변을 단번에 압도하고 주변과 상관없이 차가 있는 곳을 핫 플레이스로 만든다. 존재감이 상당하며 모두가 부러워할만한 자태를 뽐낸다. 매끈하면서도 우아한 곡선이 인상적인 차체, 히든 타입 헤드램프, 안쪽으로 숨긴 측면 에어덕트 등이 조화를 이룬 덕분이다. 

 

 이와 함께 모노케이지 II 구조로 설계된 쿠페는 투명한 유리로 덮인 C 필러와 B 필러를 후방에 배치한 설계 덕에 좋은 시야와 공간감도 확보했다. 위로 활짝 열리는 버터플라이 도어를 비롯해 터빈 모양의 휠, 두꺼운 브레이크 캘리퍼와 디스크까지 놀라는 포인트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여기에 유연한 스포일러는 물론 선명한 인상을 전달하는 테일램프, 상대적으로 높은 곳에 위치한 배기구까지 맥라렌의 디자인언어는 볼수록 빠져든다. 특히 뚫려있는 뒷범퍼에서 엔진과 타이어 등 차의 모습을 온전히 볼 수 있다는 점은 마니아들의 소유욕을 자극키긴다.











 

 실내는 운전자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살짝 틀어진 센터페시아, 각종 버튼이 대표적이다. 세로형 화면은 크기는 다소 작지만 기능이 알차게 들어있어 불만이 없다. 센터 터널에는 변속 버튼과 함께 앞뒤 수납 공간으로 꾸몄고 주행에 도움을 주는 기능은 계기판 양 끝에 달려있다. 스티어링 휠에도 아무런 버튼이 없다. 뒤쪽에 네 개의 레버가 제 역할을 할 뿐이다. 스포츠 버킷 시트는 몸을 완벽히 잡아주고 두툼한 문턱과 협소한 발 공간이 레이스카 기반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걸 암시한다. 

 

 ▲성능
 750S는 4.0ℓ V8 트윈 터보 엔진, 7단 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출력 750마력에 최대토크 800Nm(유럽 기준)의 폭발적 힘을 발휘한다. 맥라렌 최초의 하이브리드 하이퍼카 P1의 737마력, 720Nm을 능가하는 실력이다. 이를 바탕으로 시승차인 스파이더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2.8초만에 도달하며 200㎞/h까지 끌어올리는 데 단, 7.3초면 충분하다. 쿠페와 스파이더 모두 최고속도는 332㎞/h이다.

 

 가속감은 훌륭하다. 페달 반응은 묵직하지만 압력이 한 번 가해지면 총알처럼 튀어나간다. 머리가 튕기고 몸이 시트 안쪽으로 깊게 파고들어간다. 시야가 급격히 좁아지고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짜릿하다. 이 모든 과정은 순식간에 일어나며 무시무시한 성능을 한 번 겪고 나면 저절로 손과 발이 겸손해진다. 그만큼 차의 능력은 슈퍼 스포츠카에서 기대하는 것 이상이며 감동으로 다가온다.











 

 빠른 가속에는 경량화가 큰 역할을 한다. 실제로 750S는 전작 720S와 비교해 탄소 섬유 사용 범위를 대폭 넓혀 무게를 감량했다. 먼저, 시트를 받히는 셸에 고강도의 카본 파이버를 사용했는데 이것은 720S의 것보다 무려 17.5㎏이 가볍다. 750S에 새로 적용된 10-스포크 초경량 단조 휠은 맥라렌 양산형 슈퍼카 휠 중 가장 가벼운 것으로 720S와 비교해 13.8㎏을 줄였다. 리어 윙도 탄소섬유를 사용해 이전보다 1.6㎏ 더 가볍다. 심지어 계기판도 무게를 줄이기 위해 고정식으로 바꿨다. 경량화 결과 건조 중량은 1,326㎏으로 국산 준중형 세단 수준이며 라이벌 대비 약 200㎏ 가까이 가볍다.

 

 몸이 가볍기 때문에 강력한 출력은 배가 되어 전달된다. 가뿐하게 달려나가고 시종일간 경쾌한 반응으로 도로 위를 주름잡는다. 우수한 고속 안정성을 바탕으로 속도는 생각했던 숫자보다 훨씬 높은 곳을 가리킨다. 또 주변 사물이 빠르게 지나가고 어느덧 가장 선두에서 무리를 이끄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처럼 맥라렌 750S가 주는 마법을 경험하고 나면 한동안 빠져나오기 힘들다.

 

 굽이치는 고갯길에서는 탄탄한 섀시와 하체 세팅이 돋보인다. 광범위한 카본이 차체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격한 움직임에도 정확하게 차를 잡는다. 듬직한 뼈대가 차를 온전히 지탱하고 흔들림을 최소화하며 끈끈한 접지력을 가진 타이어와 낮은 무게중심이 만나 안정적인 탈출을 유도한다. 이를 바탕으로 도로에 바짝 붙어 깔끔한 포물선을 그리며 코너를 정복해 나갈 수 있다. 각 코너마다 짜릿하고 통쾌한 감각을 맛볼 수 있으며 차에 대한 믿음은 저절로 커진다. 











 

 750S는 최초 기획 단계부터 슈퍼카로서 승차감까지 고려해 만들어졌다. 서스펜션은 이를 위한 핵심 요소로 750S에는 맥라렌의 차세대 프로액티브 섀시 컨트롤 III 유압식 서스펜션이 들어있다. 유압식 서킷은 기본 설정 모드보다 더 높은 롤 강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정밀한 차 제어와 탁월한 승차감, 안정적 코너링을 제공한다. 720S와 비교할 때, 앞쪽 스프링은 3% 정도 부드러워졌고, 뒤쪽 스프링은 4% 더 단단해져 편안한 승차감을 구현했다. 이와 함께 역동적 드라이빙도 섬세히 제어한다.

 

 변속기는 환상이다. 시퀀셜 타입으로 오로지 운전자의 손 끝에서 반응을 기다린다. 컨트롤 범위가 풍부하고 운전 실력은 저절로 늘어날 듯하다. 물론 민첩한 요즘의 듀얼클러치와 비교해서는 반응이 떨어지지만 이는 변속기 자체가 갖고 있는 성격이기 때문에 단점이 될 수 없다. 오히려 나와 한 몸으로 움직인다는 감각 측면에서는 맥라렌 750S 쪽이 월등히 좋다. 업 시프트는 물론 다운 스프트에서도 엄청난 속도와 반응을 보이며 엔진의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려준다. 변속을 경험하고 나면 저절로 박수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브레이크는 맥라렌이 어떤 점을 지향하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다. 벽돌을 미는 것처럼 묵직한데 한번 유압이 들어가면 완벽히 차를 멈춰 세운다. 레이스카와 같은 원리다. 일반적인 승용차 느낌과 다소 달라서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지만 한 번 적응하면 무척 편하고 안전하다. 와인딩 또는 트랙에서도 훨씬 이상적인 세팅이기 때문에 큰 장점으로 보인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오직 자신만의 성격과 길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에서 저절로 박수를 보낸다.







 

 화룡점정은 사운드다. 등 뒤에서 울려 퍼지는 엔진음은 물론 선명하고 웅장한 사운드를 제공하는 배기 시스템까지 장착해 합주를 한다. 시동을 걸자마자 레이싱에 기반한 맥라렌 고유의 감성에 즉각 몰입할 수 있다. 웅웅 거리는 공명음 마저 아름답게 들리고 순간적으로 터져나오는 사운드는 등골이 서늘할 정도로 짜릿하다. 손과 발에 맞춰서 오케스트라 부럽지 않은 지휘가 가능하며 탑승자 모두가 감명받을 만한 멋진 곡을 연주할 수 있다. 

 

 ▲총평
 750S는 맥라렌만의 전통을 온전히 이어받으면서 완성한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슈퍼 스포츠카다. 당당한 외모와 성격 짙은 실내 구성, 신세계로 초대하는 성능, 헤리티지 가득한 주행 요소까지 어느 곳 하나 평범하지 않고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길을 올곧게 추구한다. 그만큼 브랜드와 차가 주는 매력에 빠지면 좀처럼 헤어나오기 힘들고 오랜 시간 여운으로 남아 다시 차를 찾게 된다. 치명적인 유혹과 중독으로 탑승자를 홀리며 놀랍고 대단한 결과물로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차가 맥라렌 750S다.

 

 한편, 맥라렌 750S의 국내 출고가는 4억 원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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