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깔끔한 성형수술, 2024 지프 랭글러 루비콘

입력 2024년07월29일 09시3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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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외 개선폭 넓히며 상품성 증가
 -다양한 색상 제공으로 선택지 ↑ 

 

 2024년 1월 스텔란티스코리아가 한국 소비자들의 갈증을 해소할 차를 출시했다. 바로 ‘찦차’의 상징인 랭글러다. 완전변경이 아닌 상품성 개선 제품이지만 높아진 완성도를 바탕으로 만족을 높인다. 특히, 지프 브랜드가 오랜 세월 갈고 닦은 안정적인 기술력과 최신 트렌드를 절묘하게 조합해 지금의 랭글러를 탄생시켰다. 미국형 외장이 적용된 모습까지도 완벽하다. 깔끔하게 얼굴을 고친 2024 랭글러 루비콘 하드탑(이하 랭글러)을 시승했다.



 ▲디자인&상품성
 현재 판매중인 랭글러는 4세대로 프로젝트명 JL이다. 차는 누가 봐도 랭글러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1986년 1세대부터 4세대까지 이어져 오면서 지금까지 고수하는 랭글러의 정체성에는 변함이 없다. 북미에서는 다양한 트림을 판매하고 있지만 국내는 루비콘, 사하라, 스포츠의 3개 메인 트림과 2종류의 탑(하드탑, 파워탑)을 판매한다. 국내 판매실적은 2024년 상반기(1월~6월)에 총 556대를 판매했다. 그 중 4도어 루비콘과 사하라가 각각 331대, 171대로 대부분 차지하고 2도어 루비콘 34대, 4도어 하이브리드 13대, 4도어 스포츠 7대가 각각 판매돼 역시 매니아적 성격이 강한 차라는 것을 입증했다.   
 
 신형은 외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가졌다. 전면부는 세로로 짧은 세븐-슬롯 라디에이터 그릴과 오프로더의 강인함을 더하는 컴팩트 범퍼, LED 헤드램프에 추가된 서라운딩 링 라이트 주간주행등까지 갖춰 이전 보다 더 세련된 오프로더로 변모했다. 루비콘 트림이라 범퍼 상단의 토우 후크는 붉은색 페인트가 적용돼 아이덴티티를 살렸다. 등화류는 모두 LED를 사용해 시대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또 전면 범퍼와 좌우측 펜더 앞부분에 탁 트인 공간을 둬서 오프로더에 충실한 역할과 동시에 강인함을 강조했다. 코닝사의 강화유리인 고릴라 글래스, 전면유리와 전면유리 내장형 라디오 안테나 적용으로 상품성도 높였다.
 
 측면부는 루비콘 전용 전륜 하이휀더 적용으로 타이어와 휠아치 사이의 간격을 넓혔다. 타이어의 폭넓은 움직임에 대응이 가능하다. 엔진 후드의 라인과 펜더 라인이 일치돼 더욱 역동적이고 강한 외관은 물론이며 오프로더로서 충실한 역할을 하도록 설계했다. 휠은 17인치가 들어가지만 285/70/R17의 33인치 A/T 타이어가 적용돼 출고 후 추가 변경 없이 강한 오프로드 주행이 가능하다. 이 외에 2024년식으로 오면서 외부미러의 방향지시등은 빠졌다.      









 후면부는 상품성 개선 이전과 큰 차이는 없다. 후미등의 경우도 브레이크등과 방향지시등 모두 LED다. 루비콘 트림이라 후미 토우 후크 역시 붉은색 페인팅처리가 됐다. 스페이어 타이어도 풀사이즈 타이어가 적용되지만 커버는 삭제됐고 후방카메라는 타이어 고정 볼트 가운데 자리 잡고 있어 위치에 신경을 쓴 흔적을 보인다.

 

 실내는 너무 편해졌다. 그 중에서도 1열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띈다.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최신 흐름인 12.3인치의 터치스크린을 적용한 것. 반면, 클러스터와 변속기 레버는 이전과 같다. 주차브레이크는 레버식을 계속 고수한다. 시승차는 루비콘 트림이라 실내 곳곳에 붉은색 스티치가 적용돼 트림간 차이점을 뒀다. 하드탑 실내에는 외부 소음과 열차단을 위한 옵션인 하드탑 헤드라이너까지 넣었다. 다기능 스티어링 휠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터롤이 적용돼 버튼을 추가했다. 

 

 나파 가죽과 럼버 서포트가 기본인 가죽시트는 앞좌석 모두 전동식으로 바뀌었다. 다만, 2도어 루비콘에서는 운전석만 전동시트가 적용되고 조수석에는 수동시트가 들어간다. 2열로 탑승하기 위한 조건이라 지프에서 내린 설계를 존중할 수밖에 없다. 사하라 트림의 1열 시트는 미국 가죽의자회사인 맥킨리사에서 설계한 시트다. 1열은 열선시트를 제공하고 편안함을 한층 끌어올렸다. 센터 터널의 컵홀더는 2개의 홀더와 1개의 핸드폰 거치홀더가 있다. 그 뒤 센터콘솔의 크기가 작은 것은 다소 아쉽다. 센터페시아의 전원 소켓과 USB포트, 센터콘솔의 USB포트가 적용돼 충분한 전자기기 사용이 가능하다.







 2열은 4도어답게 2도어 대비 여유로운 편이다. 시트 열선과 같은 편의기능은 없지만 전동식 유리창과 USB 포트가 있다. 랭글러 특성상 좌우 도어 트림의 도어 포켓은 그물망 형태다. 2열 중간좌석 등받이를 앞으로 내리면 2개의 컵홀더와 1개의 핸드폰 홀더가 있다. 참고로 랭글러는 액세서리가 상당하기 때문에 오너 취향대로 다양하게 꾸미는 것이 가능하다. 트렁크는 여유로운 편이다. 우퍼 스피커가 달려 있으며 옆에는 1개의 파워아웃렛과 하단부에는 트렁크 사물함이 구비돼 기능적으로 유용하다.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12.3인치 터치스크린을 적용해 보다 넓은 시인성을 갖췄다. 이전보다 빨라진 유커넥트 5 시스템을 탑재하고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또 2개의 블루투스 장치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수입차 내비게이션으로 T맵을 선호하는 편이다. 랭글러에도 T맵이 들어가는데 단독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

 

 스마트폰이 있어야 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내의 T맵과 연결한 뒤 사용이 가능하다. 랭글러를 운전하는 오너 중 스마트폰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는 오너들은 다소 불편할 수 있는 부분이다. T맵 내장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대목이다. 오디오 시스템은 알파인 시스템으로 북미에서 기본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7스피커 시스템을 사용했다. 6개의 기본스피커와 1개의 우퍼로 구성해 아쉽지 않은 수준이다. 







 

 ▲성능
 파워트레인은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다. 여기에 루비콘 트림은 4:1 락-트랙(Rock-Trac) HD 풀타임 4WD 시스템이 적용되며 Dana M210 프론트 액슬과 Dana M220 와이드 풀 플로팅 리어 액슬이 맞물려 오프로드에 만전을 기했다. 먼저,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 272마력, 최대 40.8㎏∙m의 출력을 낸다. 적당한 성능을 발후하고 4기통의 장점인 정숙성에 점수를 주고 싶다. 8단 자동변속기는 ZF사를 사용한다. 실제 도심 운행과 비포장 도로, 고속도로 운행을 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전반적으로 차를 감상하고 시승에 올랐다. 역시 도어 스텝이 없어 키가 작은 오너들은 탑승에 다소 불편할 수 있다. A필러 손잡이를 잡고 차에 탑승한다. 실내는 생각보다 여유롭지 않다. 타이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차가 나를 보호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은 생긴다. 차문을 닫고 시동 버튼을 눌러 루비콘의 잠을 깨웠다.

 

 엔진회전수와 속도계 바늘이 테스트 모드에서 정상 위치로 옮겨지며 시동이 걸렸다. V6와는 또 다른 매력의 4기통 아이들링이다. 역시나 조용하다. 클러스터에는 원하는 정보를 다양하게 표시할 수 있다. 정보의 내용도, 정보의 위치도 운전자가 원하는 형태로 자유자재 변경이 가능하다. 랭글러에는 너무 과한 기능들이지만 만족스럽다. 방향지시등과 와이퍼 작동 레버의 조작이 매끄럽지 않고 거친 것은 다소 아쉬움이다. 



 

 기어 레버를 변속해 도로를 주행한다. 온로드에서도 AT타이어는 불편함 없이 제 역할을 충실히 다한다. 시속 100㎞는 1500rpm에서 발생돼 다른 차들과 큰 차이가 없다. 제한 속도 부근의 고속 주행에서도 오프로드만 달릴 수 있는 차가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다. 하드탑이어도 방음에 다소 불리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은 오산이었다. 의외로 조용한 실내에 랭글러도 편하게 타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에 격세지감을 느낀다. 

 

 랭글러의 4:1 락트랙 HD풀타임 4륜구동은 AWD가 넘쳐나는 시대에 운전자가 원하는 구동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WD인 후륜구동만으로도 주행이 가능하다. 1세대 랭글러 YJ(개발코드명)는 파트타임 4륜구동만 있었지만 이제는 HD 풀타임 사륜구동에 원하는 셀렉트 모드 선택이 기본이다. 한마디로 더 없이 랭글러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됐다는 뜻이다.

 

 온로드와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것만으로도 루비콘의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시승차에는 오프로드 플러스 모드가 적용돼 지형의 주행 상황을 차가 판단하고 통합제어가 가능하다. 가감속을 위한 스로틀, 트랙션, 변속기 모드 등을 최적의 조건으로 맞춘다. 해당 기능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것은 랭글러 오너들만의 특권이다.

 

 안전 품목도 풍부하다. 스탑앤고를 포함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가 기본이다. 전방 충돌 경고 플러스 시스템과 어드밴스드 브레이크 보조 시스템도 함께 한다. 여기에 롤 바에는 사이드 에어백까지 적용했다. 랭글러에 필요한 안전 기능을 모두 추가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고속화도로 주행 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하니 편안하게 차간 거리를 유지한다.



 

 반면, 차선유지 보조는 적용되지 않아 조향에는 신경을 써야 한다. 오프로드와 온로드 타협점의 마지노선이다. 랭글러의 효율은 도심과 고속도로, 복합 기준 각각 ℓ당 7.1㎞, 8.1㎞, 7.5㎞다. 실제 약 210㎞의 서울도심과 고속화도로를 병행에서 운행했는데 ℓ당 6.8㎞를 기록했다. 과거 V6 3.6ℓ엔진의 랭글러에 비해 나쁘지 않은 편이다. 

 

 ▲총평
 신형 랭글러 루비콘은 실내외에 변화를 주면서 더욱 세련되게 변했다. 안전기능들을 추가해 안전도를 높이면서 소비자 만족도를 키웠고 적극적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업그레이드로 만족도 정점을 찍었다. 랭글러 구매를 갈망하는 소비자들은 상품성으로만 본다면 지금이 가장 물오른 랭글러 루비콘을 구매할 수 있는 시기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북미가격의 인상과 달러 환율의 상승으로 차 가격이 높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국내 SUV 시장에 8,000만원대의 경쟁자들은 많지만 순수 ‘찦차’혈통을 가진 것은 랭글러뿐이다. 오늘도 지프코리아 홈페이지의 2도어 랭글러 루비콘을 검색하며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한잔한다. 시승차는 2024 더 뉴 랭글러 루비콘 4도어로 가격은 8,040만원이다.



 

 박재용(자동차 칼럼니스트,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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