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성형·와이퍼 등 내구성 요인도 대응
-국내엔 옵션 형태로 공급 검토
-소재 섬유화 통해 활용 범위 확대
틴팅 필름을 시공하고도 여름철 뙤약볕에도 속수무책인 경우가 흔하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이 같은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기술을 공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2일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크레스트 72'에서 테크 데이를 열고 나노 쿨링 필름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한 나노 쿨링 필름은 지난해 7월 나노 테크 데이 행사를 통해 공개한 기술로 차에 부착하기만 해도 실내 온도를 크게 낮출 수 있는 기술이다.
나노쿨링필름 연구개발 조직을 이끌고 있는 정영호 현대차·기아 열에너지통합개발실장(상무)은 "최근의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여러 용도로 활용하는 모빌리티가 되고 있으며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데 가장 중요한 쾌적성을 극대화 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며 "각국의 탄소 배출 규제와 냉매 규제에 대응하는 한편 냉난방으로 인한 전기차 주행거리 감소 현상을 최소화 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고 결국엔 더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도록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결은 외부 열 차단과 차 내부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첨단 소재. 필름을 태양 에너지의 근적외선대 파장을 반사하는 두 개 층과 내부의 중적외선대 파장을 외부로 내보내는 한 개 층을 포함, 총 세 개 층으로 구성했고 이를 통해 여름철 실내 온도를 최대 10℃ 이상 낮출 수 있다.
더욱이 기존 틴팅 필름과 함께 사용할 경우 열 차단 성능을 더욱 극대화 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일반적인 틴팅 필름과는 달리 나노쿨링필름은 투명하기 때문이다. 틴팅 필름의 열 차단 효과에 나노 쿨링 필름의 차단·방사 기능까지 결합할 수 있는 셈이다.
성능과 내구성 측면도 고려했다. 통상 틴팅 필름은 부착을 위한 열 성형 과정에서 성능 저하가 발생한다. 반면 나노쿨링필름은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와이퍼나 스톤칩에 대한 손상을 견딜 수 있도록 내구성을 확보하고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전용 와이퍼 제공도 고려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나노쿨링필름의 구체적인 양산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국내에서는 커스터마이징 옵션 형태로 출시하고 해외에서는 현대모비스를 통한 유통을 검토하고 있다. 가격은 시중 중·고가 틴팅필름과 비슷한 수준에서 책정하겠다는 목표다.
흥미로운건 나노쿨링필름의 활용 범위다. 단순 유리 표면 부착을 넘어 소재를 섬유화해 다양한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올림픽 양궁 국가대표팀에 나노쿨링필름 소재로 제조한 모자를 전달한 바 있으며 차 내 패브릭 소재로 활용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관련 성분을 함유한 외장용 페인트 도입도 연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개발에 참여한 이민재 현대차·기아 에너지소자연구팀 책임연구원은 "차에서 유리 면적이 점차 넓어지며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하는 한편 고객들이 나노 쿨링 필름을 만날 수 있도록 기술의 완성도를 양산 수준까지 빠르게 끌어올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