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실내 온도 낮춰주는 나노 쿨링 필름
-틴팅 업계, 제 2의 블랙박스 사태로 번질까 걱정
-전문가, 각각의 역할 다르고 공존할 확률 높아
완성차 회사가 개발한 신기술이 자칫 애프터 마켓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반면, 전문가들은 시장 규모와 산업의 형태를 고려했을 때 겹칠 확률은 적을 것이라며 공존의 방법을 찾는 편이 유리하다고 내다봤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기아는 '나노 테크 데이'를 열고 다양한 신기술을 선보였다. 그 중에서도 차에 부착하기만 해도 실내 온도를 크게 낮출 수 있는 나노 쿨링 필름은 단연 주목을 끌었다. 나노 쿨링 필름은 차 외부의 열을 차단하기만 하는 기존 틴팅 필름과는 달리, 외부 열 차단과 더불어 차 내부의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기능까지 추가로 갖춘 첨단 소재다.
구체적으로는 태양 에너지의 근적외선대 파장을 반사하는 두 개 층과 내부의 중적외선대 파장을 외부로 내보내는 한 개 층을 포함, 총 세 개 층으로 구성되며 차 유리에 부착하는 것만으로도 여름철 실내 온도를 최대 10℃ 이상 낮출 수 있다. 실제로 전시에서 나노 쿨링 필름 시공 차의 센터 콘솔 부근 실내 온도는 36.0℃를, 그렇지 않은 차는 48.5℃를 기록하
는 등 두 차의 차이는 최대 12.5℃를 기록했다.
혁신 기술이다 보니 양산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상황. 이에 틴팅 업계에서는 제 2의 블랙박스처럼 비춰지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순정 옵션으로 제공하는 빌트인캠에 대한 수요가 높다 보니 국산 애프터마켓 블랙박스 시장이 위축된 것을 예로 들며 틴팅도 비슷한 수순을 밟을까봐 걱정된다는 목소리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선보인 상황에서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틴팅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나노 쿨링 필름의 특성 상 기존의 틴팅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며 각각의 장점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노 쿨링 필름의 경우 온도를 낮추는 것이 주 목적이고 차 외부에 부착하는 특징이 있다. 반면, 틴팅은 열 차단은 물론 자외선과 적외선, 시인성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최적의 필름을 만들어 내고 차 안쪽에 시공한다. 그만큼 나노 쿨링 필름과 틴팅이 상호작용을 이뤘을 때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회사 역시 “나노 쿨링 필름의 경우 가시광선의 투과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유리창을 어둡게 하지 않으면서 기존 틴팅 필름과 함께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틴팅 필름과 함께 부착한다면 틴팅 필름의 열 차단 효과에 나노 쿨링 필름의 차단/방사 효과가 더해져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틴팅 필름의 경우 오랜 시간 국내에 최적화되어 있는 대표 애프터 마켓”이라며 “국내 적용 등 최종 양산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걱정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각각의 장점을 살려 상호보완적 관계가 된다면 기업과 소비자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볼 것”이라며 “오히려 시장의 파이를 더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