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 자율주행차는 소유일까 공유일까

입력 2024년08월30일 09시39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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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유의 영역에서는 기존의 문제점과 큰 차이 없어
 -공유 개념으로 접근했을 때 자율주행 시너지 발휘

 

 현재 자율 주행 서비스의 보급 형태는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확장하고 있지만 크게 보면 소유 (Owning)와 공유 (Sharing), 둘 중 하나의 범주에 속한다. 미래 자율 주행 서비스 시장에서 어느 것이 지배적 형태가 될 것인지는 오직 시간만 알고 있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시장 수요가 이 두 점 사이를 오가다 한 균형점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예측은 가능하다. 자율 주행 자동차(Autonomous Vehicle, 이하 AV)의 보급 속도와 양상은 결국 시장의 선택에 달렸다는 뜻이다.

 




 자동차 자가 소유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자율 주행 보급 형태는 당연히 자율 주행 기능이 탑재된 자동차를 개인이 소유하는 것이다. 이는 소유와 수집을 갈망하는 인간 본능에 가장 충실하고 매력적인 자율 주행 보급 형태다. 현대의 교통 문화, 교통 법규, 교통 행정이 한 세기가 넘게 자동차 소유를 근간으로 했다는 것도 이를 증명한다. 즉 '승용차 = 소유물'이란 인식은 이미 우리의 무의식과 삶에 깊숙이 내재되어 있다. 

 

 이 외에 자동차는 부동산 다음으로 가치있는 자산으로서 개인의 신용도와 세금에도 영향을 미친다.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현대인에게 자동차는 TV, 세탁기, 냉장고만큼 삶에서 뗄 수 없는 존재다. 승용차는 개인의 삶에 시공간적 자유를 선물하기도 한다.

 

 자율 주행 자동차의 자가 소유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가장 원하는 자율 주행 서비스의 미래이기도 하다. 자가 소유 모델의 성공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역시나 테슬라다. 테슬라 제품들은 이미 '오토파일럿'과 'FSD'에 의한 준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이로 인한 사건사고로 해결해야 할 난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긴 하지만 자동차 소유를 통한 자율 주행 서비스 구매는 이미 진행형이다.

 

 자율 주행 기술이 세상에 약속했던 목표가 상당수 현실화 된다면 개인이나 법인의 자율 주행 차소유를 통한 자율 주행 서비스 대중화에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생산성 향상, 원가 절감, 업무 효율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기업과 기관 구매자가 앞다투어 자율 주행 차를 구매할 것이다.

 

 이를 통해 자율 주행의 이득을 목격한 경제적 여유 계층도 구매 대열에 동참할 것이다. 기술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자동차 하드웨어가 업그레이드될수록 이전 모델이 중고 시장으로 풀려 차위 계층으로의 하향식 확산도 늘어난다. 이때가 되면 사람들은 자율 주행 자동차 구매도 기존 자동차나 내구재를 구매하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활동으로 느낄 것이다.


 그러나 소유 방식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가장 큰 제약 조건은 도로가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자동차 수의 한계다. 물리적 한계는 도로 자체를 변형하지 않는 한 쉽게 해소될 수 없다. 도로 교통의 비효율성은 제한된 도로 공간을 통해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시에 출퇴근하고 나들이 떠나는 현대인의 생활 패턴에서 비롯된다. 

 




 이 패턴의 명암을 바꾸면 대다수의 차가 동시간 대에 멈춰 서 있다는 말이 된다. 각각의 차는 탑승자의 목적지와 필요에 따라 제 각각 속도와 경로를 바꾸고 이는 도로 시스템 안의 모든 차에 영향을 준다. 자동차 소유가 많아지면 과밀 혹은 포화 문제가 빈번해진다. 이를 위한 해결책은 도로 확장을 통한 수용 한계 늘리기뿐이다.

 

 자가 소유는 교통량을 늘릴 뿐만 아니라 주차 공간 수요도 높인다. 쇼핑, 외식, 문화, 여행, 의료, 비즈니스, 행정 등, 현대인은 일상의 거의 모든 목적지에 주차 공간이 있기를 원한다. 교통 혼잡을 해결하기 위해 도로를 확장하면 더 많은 교통이 유입되고 그에 따른 주차 수요가 추가적으로 발생한다. 현대 도로 교통에 나타나는 고질적인 악순환이다. 모든 도로를 첨단 자율 주행 차로 채운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언급했던 한계 사실에는 흔들림이 없다. 

 

 지금 당장 개인 소유의 모든 자동차를 자율 주행 자동차로 일대일 대체한다 하더라도 도로 교통의 고질적 악순환은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다. 거리와 고속도로는 특정 시간대에만 몰리는 자율 주행 차로 가득 차 있을 것이고 사람을 내려놓은 후, 할 일을 다한 자율 주행 자동차의 대부분은 주차장에 모셔져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꿈꾸는 자율 주행의 위력을 만끽하려면 차의 절대 수를 줄이고  차의 소유와 공유 비율을 현재보다 공유 쪽으로 더 많이 기울여야 한다. 자율 주행 세상을 여는 문은 공유에서 그 키를 찾아야 한다.

 

 "All views expressed here are the author’s own and not those of his employer and do not reflect the views of the employer"

 

 김남호 F1 동력학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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