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공포, 잘못된 정보와 대책으로 혼란 키워

입력 2024년08월30일 09시42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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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주차장 화재, 스프링클러 작동이 가장 중요

 -내구 성능 마진 확보한 배터리, 완충해도 안전

 

 지난 1일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 이후 ‘전기차 공포증’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정부가 나서 여러 대책을 내 놓으며 진정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일부 잘못된 정보와 막연한 오해가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 그만큼 명확한 사실관계를 통해 오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먼저, 전문가들은 실내에서 자동차 화재가 발생한 경우 전기차, 내연기관차 등의 차 종류와 무관하게 스프링클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한국화재소방학회가 지난 4월 진행한 ‘지하주차장 내 전기자동차 화재의 소방시설 적응성 분석을 위한 실규모 소화 실험’ 논문에 따르면 스프링클러 작동만으로도 인접 차량으로의 화재 전이를 차단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여기에 전기차 화재에 특화된 하부 스프링클러까지 설치된다면 배터리 열폭주 가능성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점도 같이 확인된 바 있다.

 

 지난 5월 전북 군산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를 살펴보면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해 45분만에 진화됐고 인접 차는 2대만 화재가 아닌 소화 활동에 따른 피해를 입는 등 화재 규모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반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경우에는 내연기관차 화재이더라도 피해 규모가 큰 편이다.

 

 2022년 대전의 한 아울렛 지하주차장에서 1톤 트럭에서 시작된 화재로 7명이 사망하고 수백 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사고나 2014년 용인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120여대의 차 피해를 낸 사고 등 내연기관차의 화재로 인해 대형 피해가 발생한 사례도 다수 있었다. 두 화재에는 공통적으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 결국 지하주차장 등 실내에서 화재가 발생한 경우 화재 양상과 피해 규모는 발화 요인이 아니라 스프링클러의 정상 작동 여부에 따라 좌우된다는 뜻이다.

 

 서울시를 비롯해 일부 지자체에서 내 놓은 충전량 90% 제한 검토 역시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미 현대차·기아 등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배터리를 100% 완전 충전해도 충분한 안전범위 내에서 관리되도록 설계했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계기판에 보여지는 시스템 상의 100%가 실제로는 100%가 아니기 때문이며 만에 하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BMS(배터리관리시스템)가 과충전을 차단하고 제어한다고 덧붙였다.

 

 배터리 제조사와 자동차 제조사는 배터리의 내구 수명을 확보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내구 성능 마진을 두고 있다. BMS가 사용 가능한 배터리 용량을 재산정하는 리밸런싱을 통해서도 추가적인 마진을 확보한다.

 

 이 외에도 일반적으로 배터리 충전량은 총 열량과 비례하기 때문에 화재의 규모나 지속성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배터리 화재의 원인은 셀 자체의 제조 불량 또는 외부 충격 등에 의한 내부적 단락이 대부분이다.

 

 국내 대표 배터리 전문가인 윤원섭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는 최근 언론사 인터뷰에서 “우리가 100%라고 말하는 것은 안전까지 고려한 수명”이라며 “배터리를 100% 충전하면 위험하다는 것은 일반인이 주로 오해하는 부분”이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업계에서는 이번 기회로 전기차 및 전기차 화재에 대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 공포심을 줄이고 전기차 시대를 올바르게 맞을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기차 전환은 기후 위기의 시대에 탄소 감축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며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전기차 시대에 발맞춰 합류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관련 오정보의 확산을 막고 올바른 해법을 추구하기 위해 제조사 및 정부를 비롯한 사회 각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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