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계로 가는 문, 포르쉐 GT3 RS·GT4 RS

입력 2024년09월03일 09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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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끈한 포르쉐 GT 라인업이 펼치는 춤사위
 -에어로다이내믹 기술력 정점 드러내는 GT3 RS
 -GT4 RS 퓨어 스포츠카의 진가 맛볼 수 있어

 

 2024 포르쉐 월드로드쇼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특별한 차를 만났다. 하드코어 고성능 라인업인 GT 시리즈 그 중에서도 레이싱 DNA를 품고 있는 GT3 RS와 GT4 RS다. 두 차는 서킷에서 최고의 기록을 낼 수 있는 공도용 양산차라는 지향점은 같지만 이를 표현하는 방식과 결과값은 전혀 달랐다.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보적인 매력을 가지고 트랙을 종횡무진 했으며 지금까지 알고 있던 포르쉐의 명성과 위용을 한 단계 끌어올리며 신세계로 인도했다.

 



 

 먼저 운전석에 앉은 건 GT3 RS다. 가장 강력한 성능의 911 GT3 RS 는 성공적인 역사를 가진 911 RSR 과 911 GT3 R GT 레이싱카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차다. 최고 525마력의 공도 주행이 가능한 이 고성능 스포츠카는 모터스포츠 기술과 콘셉트를 최적으로 활용한다. 실제로 차체 곳곳에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에어로 다이내믹에 온 신경을 쏟아 부었다. 먼저, 이전 제품에서 쓰이던 3개의 라디에이터 레이아웃 대신 GT3 RS 는 다른 911들과 달리 대형 중앙 라디에이터를 차의 노즈에 적용했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모든 부분들이 더 커진 스완 넥 지지 리어 윙이다. 상단 가장자리는 포르쉐 양산 차 중 처음으로 루프보다 높이 위치해 있다. 리어 윙은 고정된 메인 윙과 유압식으로 조절 가능한 상부 윙 요소로 나뉜다.

 

 이처럼 두 개의 파트로 구성된 리어 윙은 반복적으로 조절 가능하다. 이를 바탕으로 200㎞/h에서 총 409㎏의 다운포스를 제공한다. 이는 911 GT3 RS 가 991.2 세대 이전 제품보다는 두 배, 기존 911 GT3 보다는 세 배 더 많은 다운포스 양이다. 참고로 285㎞/h에서의 총 다운포스는 860㎏이다.

 

 휠 하우스와 펜더 주변을 포함해 측면 공간에도 액티브 에어로다이내믹 요소가 가득하다. 전면에는 프런트 스포일러 대신 공기의 흐름을 상하로 가르는 프런트 스플리터가 장착되며 사이드블레이드는 공기가 바깥쪽으로 향하도록 정확하게 유도한다. 프런트 휠의 아치 환기 시스템은 프런트 윙의 루버 통풍구로 작동되고 르망에서 우승했던 상징적인 911 GT1 스타일로 디자인된 전륜 뒤 인렛은 휠 아치에 가해지는 역동적인 압력을 줄여준다.

 





 

 흡입구 뒤의 사이드 블레이드는 공기를 차 측면으로 향하게 하며 중앙에 위치한 라디에이터에서 나온 공기는 전면 덮개에서 흘러나오고 루프의 핀은 공기를 밖으로 나가게 해서 후면의 흡기 온도를 낮춘다.

 

 기술적 특징들은 빠르게 서킷을 질주하는 순간부터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엄청난 속도로 코너를 들어갔다 나오며 이 과정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이뤄진다. 불안한 상황은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으며 차는 운전자에게 더 강하게 몰아붙여도 상관없다는 제스쳐를 보낸다. 525마력의 힘도 놀랍지만 성능을 200% 발휘하게 도와주는 에어로 다이내믹 기술과 섀시 컨트롤의 능력은 감동 그 자체다. GT3 RS를 경험하고 나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한 없이 박수를 치게 된다.

 

 이어서 GT4 RS로 옮겨 탔다. 최고출력 500마력의 고회전 미드 엔진을 탑재한 중량 1,415㎏의 포르쉐 카이맨 GT4 RS는 주행의 즐거움을 재정의한다. 기존 718의 새로운 플래그십으로 경량 구조, 극단적으로 민첩한 섀시 셋업, 정교한 에어로다이내믹, 독특한 사운드 트랙이 인상적인 드라이빙 머신이다.

 

 컴팩트 미드 엔진 스포츠카 중 가장 강력한 차이며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서킷에서 718 카이맨 GT4 보다 23초 이상 빠른 랩 타임도 가지고 있다. 특히, 911 GT3 컵 레이싱 카와 911 GT3 양산 제품에 탑재된 자연흡기 6기통 엔진을 넣어 극대화된 주행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엔진 회전수는 최대 9,000rpm 이며 718 카이맨 GT4 에 비해 80마력이 증가해 중량 대비 마력은 2.83kg/마력이다. 최대토크는 43.8㎏∙m에서 45.9㎏∙m 으로 증가했다.

 





 

 모든 최신 RS 라인업과 마찬가지로 GT4 RS 역시 포르쉐 듀얼 클러치 변속기(PDK)를 제공하며 7단 기어를 빠른 속도로 변속해 최대 성능을 보장한다.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지 않아도 수동으로 기어 변경이 가능한 기어 변속 패들 또는 새롭게 디자인된 센터 콘솔의 셀렉터 레버를 사용할 수 있다.

 

 짧은 기어비의 스포티한 PDK는 미드엔진 스포츠카의 놀라운 가속력을 보장한다. 정지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데 단 3.4 초(PDK 적용 시 3.9 초) 소요되며 7 단 기어에서 최고속도는 315㎞/h(PDK 적용 시 302㎞/h)다.

 

 전형적인 RS 스타일의 경량 구조는 GT4 RS 디자인을 정의하는 중요한 요소다.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으로 제작된 보닛 및 프런트 윙 덕분에 공차 중량은 1,415㎏이며 이는 PDK 를 장착한 718 GT4 보다 35㎏ 가벼운 무게다. 단열재의 양을 줄인 경량 카펫, 경량 글래스로 제작된 리어 윈도우 및 경량 도어 패널 적용으로 불필요한 무게를 제거했다.

 

 새로운 고정식 스완 넥 리어 윙, 알루미늄 윙 지지대는 GT4 RS 만의 독특한 외관 디자인을 완성시킨다. 718 카이맨 대비 30㎜ 낮은 지상고, 눈길을 사로잡는 프런트 휠 아치의 통풍구, 리어 디퓨저가 연결된 공기 역학적인 차체 하부 패널도 인상적이다. 또 다중 조절 가능한 프런트 디퓨저, 사이드 블레이드가 결합된 새로운 프런트 스포일러 립은 트랙 전용 퍼포먼스 모드에서 기존 GT4 보다 약 25% 더 큰 다운포스를 생성한다.

 

 움직임은 GT3 RS와는 또 다르다. 매우 예민하고 날카롭게 반응한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순간 차는 반 박자 먼저 반응하며 정교하고 민첩하게 코너를 들어간다. 화끈한 운동성능에도 여유가 묻어난다. 충분히 원하는 수준의 컨트롤이 가능하며 가벼운 몸무게를 적극 살려 빠르게 질주할 수 있다. 

 





 

 흥분을 부추기는 건 소리다. 티타늄 소재의 테일파이프는 포르쉐 935의 배기 시스템과 유사하다. 웅웅 거리는 공명음부터 이미 게임 끝이다. 이후 엔진 회전수를 높일 때마다 들리는 완전히 다른 음색이 실내를 휘감는다. 8000rpm을 넘어가면서부터는 찢어지는 듯한 사운드가 절정을 향하고 천둥이 치는 것처럼 강력한 폭발과 함께 단수를 오르내린다. 차에서 나는 소리가 맞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처음 들어보는 사운드이며 운전을 하는 모든 감각이 살아나고 도파민도 같이 터진다.

 

 이와 함께 새로운 섀시 역시 성능 증가에 기여한다. 볼 조인트가 섀시와 차체를 단단히 결합해 더 정확하고 직접적인 핸들링을 제공한다. 서킷 주행을 위한 조절식 섀시에는 RS 전용 쇽업소버 셋업과 개선된 스프링과 안티 롤 바도 차를 단단히 잡으며 흐트러짐을 제로로 만든다. 모든 상황이 어우러져 비 현실적인 감각을 구현하고 이성의 끈을 놓게 만든다. 엄청난 실력이다.

 

 GT3 RS와 GT4 RS를 번갈아 경험하며 느낀 결론은 대체 불가능한 차라는 것이었다. 손과 발 끝으로 모든 미세한 감각이 살아나고 차와 운저자가 한 몸이 되어 교감할 수 있다. 여기에 한계를 알 수 없는 성능과 물리력을 무시하는 듯한 움직임까지 경험하면 좀처럼 이성의 끈을 부여잡기 힘들 정도다. 잠시 다른 세계에 다녀온 듯한 느낌마저 주며 벅찬 감동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다. 브랜드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영원한 포르쉐 팬으로 만들어버리는 마법과도 같은 차가 GT3 RS와 GT4 R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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