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포르쉐 전동화의 미래, 타이칸·마칸 EV

입력 2024년09월05일 08시35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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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칸, 개선된 열 효율 관리 인상적
 -마칸 EV, 강력한 성능과 가벼운 움직임 일품

 

 포르쉐가 2024 월드로드쇼에서 가장 최신의 전동화 라인업을 전부 등장시키며 미래를 향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부분변경으로 돌아온 신형 타이칸과 이름 빼고 전부 다 바꾼 마칸 EV가 대표주자다. 타이칸은 가장 최근에 국내에 나온 신차이며 마칸 EV는 글로벌 소비자 인도 전에 만나는 것이라서 더욱 기대가 컸다.

 



 

 실제로 이날 용인 스피드웨이 서킷을 주행 한 결과 두 차는 화끈한 실력과 뛰어난 기술 완성도를 바탕으로 완벽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여줬다. 포르쉐를 향한 믿음은 파워트레인을 가리지 않고 동일했으며 지속 가능성을 향한 브랜드의 앞날이 더욱 밝게 느껴졌다.

 

 먼저 운전대를 잡은 건 타이칸이다. 광범위한 업그레이드를 거친 신형은 모든 면에서 더욱 강력해진 순수 전기차임을 증명한다. 타이칸 4S와 타이칸 터보는 정지상태에서 100㎞/h 까지 가속하는데 각각 3.7초, 2.7초면 충분하다. 특히, 타이칸 터보 S 크로스 투리스모는 정지상태에서 100㎞/h 까지 가속하는데 각각 2.5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장착 모델은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의 새로운 푸시-투-패스 기능을 통해 10초 동안 최대 70㎾의 부스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더 높은 시스템 출력 덕분에 가속력 역시 높아졌다. 타이칸 4S 의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적용 기준 오버부스트 출력은 598마력, 타이칸 터보는 884마력, 타이칸 터보 S 크로스 투리스모는 952마력을 발휘한다.

 

 한마디로 밟는 순간부터 튀어나간다.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공이를 때려 발사하는 총알과 같은 느낌이다. 고개가 뒤로 젖혀지고 몸이 시트 안으로 파묻힌다. 엄청난 몰입감과 함께 사라지는 주변 사물, 우주선 사운드까지 모든 과정이 충격 그 자체다. 말도 안 되는 폭발적인 가속과 성능에 정신이 얼얼하고 끝 없는 도파민이 나온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탑승자들은 전부 박수와 함께 엄지를 치켜 세운다. 

 


 

 섀시 컨트롤도 놀랍다. 참고로 신형 타이칸은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여기에 새로운 포르쉐 액티브 라이드 서스펜션은 사륜구동에서 선택 가능하며 주행 역동성과 편의성 사이의 스펙트럼을 획기적으로 넓혔다. 결과는 놀라웠다. 내연기관 포르쉐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생경하면서도 신선한 감각이 온 몸을 감쌌다.

 

 포르쉐 액티브 라이드 서스펜션 덕분에 맹렬히 질주하는 트랙 위에서도 타이칸의 차체는 역동적인 제동, 스티어링 및 가속 시에도 항상 수평을 유지했다.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며 자꾸만 헛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휠 하중을 균형 있게 배분해 노면과 완벽히 접지되기 때문에 조금의 불안함도 없다.

 

 오히려 노멀모드에서 해당 기능을 활성화 하니까 서스펜션은 피칭과 롤링 현상을 더 적극적으로 보정하고 탑승자에게 가해지는 가속력을 줄여줬다. 부드러운 승차감과 함께 노면의 충격 대부분을 흡수하면서 역동적으로 서킷을 질주하는 포르쉐는 난생 처음이며 기술력의 산물을 온전히 마주하니 감동으로 다가왔다.

 

 트랙을 여러 번 달리는 순간에도 배터리는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93㎾h에서 105㎾h(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기준)로 증가한 용량도 한 몫 했지만 지능화된 열 효율의 힘이 컸다. 이전 대비 최대 80㎾ 높은 출력의 리어 액슬 모터가 장착된 파워트레인,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펄스 인버터, 더 강력한 배터리, 개선된 열 관리 시스템, 그리고 차세대 히트 펌프가 조화를 이룬 결과다.

 

 이를 바탕으로 고속에서 감속 시 회생 제동 용량은 기존 290㎾에서 최대 400㎾로 30% 이상 증가했다. 빠르게 배터리를 채우고 주행거리를 늘리는 이유다. 공기역학적으로 최적화된 휠과 롤링 저항을 줄인 새 타이어는 덤이다. 

 



 

 그 결과 신형 타이칸은 장거리 주행 시 이전 보다 더 오래 주행 가능할 뿐 아니라 더 빠르게 충전된다. 이 외에도 신형 타이칸은 800V DC 충전소에서는 이전보다 50㎾ 증가한 최대 320㎾까지 충전 가능하며 300㎾ 이상의 충전 용량을 최대 5 분 동안 유지하는 등 낮은 온도에서도 더 빠른 충전이 가능하다. 궁극적으로 배터리 충전상태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시간도 절반으로 줄었다.

 

 여운이 가시기 전에 마칸 EV로 차를 옮겨 탔다. 전기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두 번째 순수 전기차이며 혁신적인 E-퍼포먼스, 포르쉐 드라이버 익스피리언스, 인상적인 디자인으로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제품으로 거듭났다.성능은 런치 컨트롤 작동 시 마칸 4는 408마력(300㎾), 마칸 터보는 639마력(470㎾)의 오버부스트 출력을 발휘한다. 최대토크는 각각 66.3㎏∙m, 115.2㎏∙m다. 정지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데 마칸 4는 5.2초, 마칸 터보는 3.3초 소요되며, 최고속도는 각각 220㎞/h, 260㎞/h다.

 

 초반에 강한 반응은 타이칸과 큰 차이가 없다. 그만큼 전기 에너지 특유의 즉각적인 성능이 일품이며 지치지 않는다. 힘이 충분히 남는듯한 인상을 받으며 언제든지 여유롭고 속 시원하게 치고 나간다. 포르쉐는 뛰어난 효율성을 실현하고 에너지 회생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신형 PSM 영구자석 전기모터를 차체앞축과 뒤축에 배치했다. 전자 제어식 포르쉐 트랙션 매니지먼트 (PTM)는 런치 컨트롤과 함께 거의 실시간으로 토크를 배분한다.

 

 포르쉐가 보여줄 수 있는 운동성능 완성도를 높이는 기술은 전부 들어있다. 마칸 특유의 성능과 편의성 사이의 폭 넓은 스펙트럼을 위해 2 밸브 댐퍼 기술, 에어 서스펜션, 리어 액슬, 트랜스버스 록, 그리고 포르쉐 최초로 조향각을 최대 5 도까지 조절 가능한 리어 액슬 스티어링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PASM) 시스템을 장착하며 기본은 스틸 서스펜션이다. 도로 상태뿐 아니라 속도, 종방향 및 횡방향 가속, 액셀러레이터 활성화, 스티어링 인풋 및 지상고 설정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이유다.






 

 움직임은 예사롭지 않다. 운전자 생각보다 먼저 반응하고 민첩하게 코너를 돌아나간다. SUV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몸이 가볍고 안정적이다. 운전 스킬에 따라서 뒤를 날리는 것도 가능하며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조력자가 된다. 마칸이 가지고 있던 특유의 경쾌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강력하고 즐겁게 다룰 수 있는 또 하나의 포르쉐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차체 하부에 탑재한 리튬이온 배터리로부터 총 100㎾h 용량으로 전력을 공급받고, 최대 95㎾h 를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넉넉한 용량을 바탕으로 부담 없이 차를 다룰 수 있다. 참고로 고전압 배터리는 포르쉐가 800V 아키텍처를 탑재해 새롭게 개발한 프리미엄 플랫폼 일렉트릭(PPE)의 핵심 요소다. DC 급속 충전 출력은 최고 270㎾이며, 급속 충전기 사용 시 약 21 분 이내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외관은 고유의 디자인 DNA 를 첨단 공기역학기술과 결합해 주행 거리를 최적화했으며 포르쉐 액티브 에어로다이내믹 (PAA) 덕분에 뛰어난 유선형 바디라인까지 갖췄다. PAA 시스템은 어댑티브 리어 스포일러와 프런트 에어 인테이크의 액티브 쿨링 플랩, 완전히 밀폐한 차체 하부의 개폐형 커버 등을 모두 포함한다.

 

 크기는 4,784㎜, 너비 1,938㎜, 높이 1,622㎜로 SUV에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안겨준다. 마칸 일렉트릭에는 최대 22 인치 휠을 장착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앞뒤 타이어 사이즈는 서로 다르다. 이전 보다 86㎜ 늘어난 휠베이스(2,893㎜)는 짧은 앞뒤 오버행과 조화를 이룬다. 기능과 멋을 모두 챙긴 모습이다.

 



 

 실내는 최신 세대의 직관적인 포르쉐 디스플레이와 제어 콘셉트를 갖췄다. 특히, 포르쉐 드라이버 익스피리언스는 최대 세 개의 디스플레이를 포함한다. 12.6 인치의 풀 디지털 독립형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운전석에 탑재된다. 다른 포르쉐처럼 디스플레이는 대시보드의 가장 상단에 위치한다. 중앙 보조 스크린은 운전자 보조 시스템 작동을 간편하게 하고, 대형 디스플레이와 함께 운전자를 지원한다. 또 스티어링 휠 컨트롤을 통해 계기판 디스플레이와 옵션 사양의 증강 현실 (AR) 헤드 업 디스플레이 개인화가 가능하다.

 

 타이칸과 마칸 EV는 포르쉐 전동화 기술 발전의 가늠자 역할을 하면서도 긍정적인 희망을 엿볼 수 있는 차다. 강한 파워트레인과 고도화된 열 효율 관리가 조화를 이뤄 최적의 주행을 이끌어내고 완성도 높은 전기차의 면모를 보여준다. 또 성능과 효율 전부 챙기면서도 포르쉐 고유의 드라이빙 컨트롤까지 더해져 반박의 여지가 없는 모두의 인정을 이끌어 낸다. 포르쉐가 추구하는 미래 가치 그리고 새로운 팬을 양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동화 핵심 듀오는 제 역할을 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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