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 기준 재정립, ‘페라리F80’ 기술 살펴보니

입력 2024년10월21일 05시48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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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1 기술 가져와 다듬은 성능, 내연기관의 극한 발전을 상징
 -혁신과 엔지니어링 우수성의 새로운 기준 제시해

 

 페라리가 역사에 남을 전설적인 슈퍼카 ‘페라리 F80(Ferrari F80)’을 공개했다. 새 차는 내연기관 엔지니어링을 궁극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최신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해 극단적으로 성능을 끌어올렸고 탄소섬유 섀시, 기존 공도용 차량을 뛰어넘는 극한의 공기역학적 설계, 트랙에서 성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새로운 액티브 서스펜션 등 모든 아키텍처가 혁신을 이뤘다. F1 기술을 온전히 가져와 탑재한 것이 대부분이며 새로운 개념의 슈퍼카를 만들어 냈다. 이에 F80만의 독보적인 기술적 특징을 살펴봤다.

 



 

 ▲파워트레인

 페라리 F80의 V형 6기통 3.0L 120° 엔진은 90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또 L당 출력은 300cv로 역대 페라리 엔진 중 가장 높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전자식 앞차축(e-4WD)과 리어 모터(MGU-K)가 300cv를 추가로 만들어낸다.

 

 엔진은 모터스포츠, 특히 내구레이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엔진 아키텍처와 여러 구성 요소는 르망 24시에서 두 번 우승한 499P의 파워플랜트와 깊은 연관이 있다. 페라리 F80은 세계내구챔피언십(WEC)에 출전하는 차들과 아키텍처, 크랭크 케이스, 타이밍 시스템의 레이아웃, 드라이브 체인, 오일 펌프 회수 회로, 베어링, 인젝터 및 GDI 펌프 등에서 수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F1에서 이어받은 기술도 적용했다. 페라리 F80은 비스포크 e-터보 애플리케이션과 함께 MGU-K(운동 에너지 회수장치: 페라리 F1 차량에 사용되는 유닛과 비슷한, 산업적으로 제조 가능한 전기 모터 개발이 적용되었음)와 MGU-H(열 에너지 회수장치: 배기가스의 열 에너지로 인해 터빈이 회전하면서 발생하는 초과 운동 에너지로부터 동력 생성) 솔루션을 모두 탑재했다. 

 

 e-터보에는 전기모터가 탑재돼 있다. 터빈과 컴프레서 하우징 사이에 축 방향으로 장착돼 있다. 엔지니어들은 e-터보를 통해 엔진의 유체 역학을 최적화하고 낮은 엔진 속도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터보 지연 현상을 없앤다. 중-고속에서는 최대출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전기 동력을 통해 e-터보 관리 전략을 설계함으로써 터보 지연이 없어지고 응답 속도는 매우 빨라졌다. 

 

 엔진 경량화를 위해 실린더 블록, 크랭크케이스, 타이밍 커버 외 기타 부품을 수정 설계하고 나사는 티타늄으로 만들었다. 그 결과, 296 GTB 의 6기통 엔진 대비, 출력은 237마력 증가했으나 무게는 더욱 가벼워졌다.

 



 

 DC/DC 컨버터는 한 전압의 DC(직류 전기)를 다른 전압의 DC로 변환하는 장치다. 이 기술은 하나의 부품으로 800V, 48V, 12V의 세 가지 전압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페라리 컨버터는 800V의 고전압 배터리에서 생성된 직류를 사용해, 액티브 서스펜션 및 e-터보 시스템을 위한 48V의 직류와 차량의 전자 제어 장치 및 기타 모든 전기 보조 장치에 전력을 공급하는12V 직류를 생성한다. 컨버터는 시간의 지연 없이 바로 전류를 변환하고 98% 이상의 변환 효율로 의도와 목적을 완벽히 수행한다. 이를 통해 48V 배터리가 필요 없어 무게를 줄이고 전기 시스템 레이아웃을 단순화할 수 있었다. 

 

 또 페라리가 자체 개발하고 만든 앞 차축에는 2개의 전기 모터, 인버터, 통합 냉각 시스템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구성으로 인해 앞 차축에서 토크 벡터링을 사용할 수 있다. 단일 부품에 다양한 기능을 통합하고 새로운 기계식 레이아웃을 적용함으로써 기존에 비해 약 14kg의 무게를 줄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앞차축의 무게는 61.5kg에 불과하다. 

 

 고전압 배터리는 에너지 축적 시스템의 핵심으로, 작은 크기에서도 많은 전력을 저장하고 공급할 수 있도록 전력 밀도를 극대화한다. 배터리는 F1에서 파생된 리튬 셀 화학, 모노코크 케이스에  탄소섬유를 광범위하게 적용한 구성 그리고 유닛의 무게와 부피를 최소화한 셀 투 팩(cell-to-pack, 특허 받은 설계 및 조립 방법) 등 세 가지 원칙을 기반으로 설계했다.

 

 배터리 팩은 엔진룸의 하단에 위치해 차량의 무게 중심을 낮추고 차의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모든 전기 및 유압 회로 커넥터는 케이블과 호스 길이를 줄이기 위해 배터리 팩에 내장되어 있다. 배터리 팩에는 204개의 셀이 직렬로 연결되어 있고 3개의 모듈로 균등하게 나눠져 있다. 이를 통해 총 2.3kWh의 에너지를 저장하고 최대 242kW 출력을 발휘한다. 

 



 

 ▲차 동역학

 페라리 F80에는 페라리 액티브 서스펜션 시스템이 들어간다. 이 시스템의 특징은 4개의 48V 전기모터로 작동하는 독립 서스펜션, 더블 위시본 레이아웃, 액티브 인보드 댐퍼, 3D 프린팅 및 적층 제조 기술로 제작된 상부 위시본이다.

 

 페라리 로드카에 최초로 사용된 이 솔루션은 최적화된 레이아웃, 더욱 정밀한 휠 제어, 스프링 하중량(unsprung mass, 서스펜션에 의해 지지되지 않고 서스펜션 하부에 있는 무게) 감소, 안티롤바(anti-roll bar)가 필요 없는 점, 그리고 전용 캠버 각도 보정 기능 도입 등 여러가지 장점을 제공한다. 

 

 이 시스템은 먼저 트랙에서 매우 평탄한 주행감을 유지하고 주행 높이의 변화를 가능한 한 최소화한다. 다른 하나는 일반 도로 주행 중 노면의 요철을 효과적으로 흡수한다. 즉, 차가 도로에서 뛰어난 주행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모든 조건에서 다운포스를 최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속에서는 시스템이 기계적 균형과 무게 중심 제어를 우선에 둔다. 속도가 증가하면 주행 높이 제어 시스템이 액티브 에어로 시스템과 협력해 코너링 상황에서 공기역학적 균형을 최적화한다. 급제동 시 예를 들어 커브 구간에 진입할 때와 같은 상황에서 주행 높이 제어 시스템이 변화를 최소화하여 무게가 앞쪽으로 쏠리는 불안정성을 방지한다.

 

 코너링 중에는 시스템이 다운포스를 증가시켜 최적의 균형을 유지한다. 차량이 커브 구간을 벗어날 때는 무게가 뒤로 쏠리는 경향을 조절해 네 바퀴 모두에서 최상의 트랙션과 안정성을 보장한다. 

 



 

 또 다른 주요 혁신 기술은 새로운 SSC 9.0(사이드 슬립 컨트롤) 시스템이다. 디지털 트윈 개념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는 차량에 설치된 센서로 수집한 매개변수를 활용해 차량의 동작을 가상으로 재현하는 수학적 모델이다. 요각(yaw angle, 수직축을 기준으로 회전하는 각도)을 1도와 1 km/h 미만의 오차로 계산해 차 무게 중심의 속도를 추정한다. 이 새로운 추정 장치는 트랙션 컨트롤을 포함한 차 내 모든 동적 제어 시스템의 성능을 높였다. 

 

 제동 시스템에는 CCM-R 플러스 기술이 도입됐다. 이 기술은 브렘보(Brembo)와 협력해 개발되었으며 페라리가 모터스포츠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재와 기술을 직접 적용해 다른 모든 양산차용 카본 세라믹 시스템보다 월등히 높은 성능을 발휘한다.

 

 CCM-R 플러스는 더 긴 탄소섬유를 사용해 이전 세대 솔루션보다 기계적 강도는 100%, 열전도율은 300% 높아졌다. 제동 표면은 실리콘 카바이드(SiC) 코팅으로 처리되어 내마모성이 뛰어나고 초기 적응 시간을 단축시켰다. 이 디스크는 새로운 특수 화합물을 사용한 브레이크 패드와 함께 작동하며 서킷에서 장시간 극한의 주행 중에도 매우 일정한 마찰계수를 유지한다. 디스크의 두 줄로 된 환기 채널과 그 기하학적 구조는 F1 기술에서 파생된 것이다. 첨단 전산 유체 역학(CFD) 기법으로 최적화돼 열 교환 면적이 더 넓어지고 냉각 성능은 탁월해졌다. 

 

 ▲섀시

 페라리 F80 섀시는 각 영역에 가장 적합한 재료를 사용했다. 셀(탑승객을 보호하는 구조물)과 루프는 탄소섬유 및 기타 복합 소재로 제작했고 전후방 서브프레임은 알루미늄으로 제작돼 섀시에 티타늄 나사로 고정돼 있다. 후방에는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는 추가 알루미늄 서브프레임이 있으며 이 역시 후방 서브프레임에 나사로 고정돼 있다. 

 

 차 전면에 충격을 흡수하는 알루미늄 세로대(longerons, 차체 내에 있는 비교적 무거운 세로방향의 구조 부재)는 내부가 비어 있어 브레이크 시스템의 냉각 공기 통로로 사용된다. 열 관리에도 기여한다. 페라리가 공동 개발한 주조 방법으로 인해, 기존 주조 부품에 적용되었던 최소 벽 두께 제한(2.0mm)을 23%나 줄였다. 이러한 솔루션을 통해 라페라리에 대비, 비틀림 강성 및 빔 강성은 50% 증가했으면서도 중량은 5% 감소했다. 또한 NVH(소음, 진동, 불쾌감)가 크게 개선되어 더욱 편안한 주행감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차체

 페라리 F80의 탄소섬유 차체는 완전히 새롭게 제작했다. F1 및 다른 모터스포츠에서 기술 방식을 가져왔는데  프론트 보닛에서 눈에 띄는 점은 S-덕트이다. 두 개의 프론트 윙을 연결하는 고정 부품으로 구성했다. 라페라리에서처럼 버터플라이 도어도 사용했다.

 

 이 도어는 이중 회전축 힌지 메커니즘을 통해 거의 90도 각도(수직 방향)로 열린다. 도어의 하부 구조는 측면 충격 시 동적 하중을 흡수하는 구조로 되어 있으며, 특수 고성능 탄소섬유로 만들었다. 이 외에 후방 엔진 커버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도어의 디자인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이 커버에는 V6 엔진의 뜨거운 공기를 배출하는 6개의 가느다란 구멍과 공기를 배출하는 그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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