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차별 없고 100% 자동화 원치 않아
-작업자의 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구조
“우리의 모든 활동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가치를 중요시 하고 이는 공장에서 온전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미쉐린 람차방 공장 투어를 시작하기 전 회사 관계자의 말에서 진심이 묻어났다. 이후 생산 과정과 작업 환경 등 곳곳을 살펴보면서 미쉐린이 이토록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먼저, 람차방 공장은 매년 1,000만개 타이어 생산할 수 있는 케파를 가지고 있다. 동아시아, 오세아니아 수요를 충족하고 있으며 북미와 유럽에 대한 수요도 일부 책임지고 있다. 아시아로 보면 22개 공장 중 한 곳이지만 람차방에서만 전체 아시아 수요의 25%를 책임지고 있다. 그만큼 대표적인 미쉐린 생산 거점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외에도 생산의 40%는 OE 타이어 이며 18인치 이상 세그먼트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24인치까지 생산할 수 있는 케파도 갖추고 있다.
공장 내부는 깔끔했다. 복잡한 동선 없이 최대한 정갈하게 각 구역별로 나눠 타이어 생산이 이뤄지고 있었다. 또 한가지 특징은 소음이다. 조용하다고 느낄 정도로 불필요한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실제로 어쿠스틱 작업 공정을 늘려 시끄러운 공장을 벗어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으며 궁극적으로는 근로자의 쾌적한 작업 환경으로 이어질 듯하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BMI MAX 장비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타이어 내부 구조와 사이드월(Sidewall)을 결합하는 자동화 기술이다. 작업자의 물리적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빠르고 정교한 작업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경화(Curing) 공정으로 넘어가기 전까지는 모든 단계가 자동화로 움직인다. 그렇다고 사람이 없는 건 아니다 각 공정에는 최종적으로 사람이 검수를 하고 있었으며 디지털 측정 역시 사람이 모니터를 통해 관리 감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100% 자동화를 원하지 않고 사람이 최종적으로 확인해야 비로소 제품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며 기계와 사람이 협동해서 품질을 완벽히 맞춘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계 공정에서 발생하는 불량률은 1%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사람의 최종 확인을 거치게 될 경우 1%보다 더 낮은 불량률을 기록한다고 밝혔다.
무거운 타이어의 특성을 고려해 사람의 검수 과정은 최적의 환경으로 갖춰져 있다. 타이어는 레일을 타고 작업자 앞까지 오며 낮게 설치된 좌우 회전 틀에 넣고 돌려보며 확인한다. 이후 바로 옆에 레일로 밀면 타이어는 다음 공정을 향해 나아간다. 직접 들고 옮길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안전하면서도 노동에 들어가는 힘을 최소화하기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이처럼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는 남녀 근로자의 비율에서도 알 수 있다. 람차방 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약 3,000여명, 이 중 여성의 비율은 25%에 달한다. ‘여성도 남성과 동일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철학이 기본이며 이를 실행한 결과다. 타이어 자체는 무겁지만 앞서 언급한 자동화 및 기계의 도움으로 크게 힘을 쓰는 과정이 없고 그만큼 여성과 남성 모두 같은 작업을 수행한다.
이 외에도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청각장애를 가진 직원들이 타이어 추적 작업에 참여하며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는 것. 이 같은 다양성과 포용성 이면에는 '10-20-70 학습 모델'이 도움을 줬다. 이론 교육(10%), 멘토링(20%), 실무 학습(70%)으로 구성되며 데이터 분석 등 새로운 기술 습득을 통해 직원들이 고부가가치 업무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마지막으로 살펴본 경화 과정은 사람과 환경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모습이었다. 람차방 공장은 기존의 증기 경화 방식에서 전기 경화 방식으로 대대적인 전환에 성공했다. 기존 뜨거운 스팀에서 직접 타이어를 떼어내는 과정은 인체 및 환경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전기 경화 방식으로 바꾸면서 한결 나아진 노동 환경을 제공할 수 있었고 에너지 소비에서도 최적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온도 상승 문제를 제어할 수 있어서 기존 38도 수준의 공장 내부를 30도까지 낮추는 효과도 봤다. 궁극적으로는 전체적인 생산 공정의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참고로 경화 공정은 타이어 완성까지 약 15분이 소요되며 기존 증기 경화 대비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이는 효과를 본다.
이처럼 람차방 공장은 모든 과정에서 사람을 최우선에 둔 시스템이 돋보였으며 미쉐린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공장의 올바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근로자들의 노동을 존중하고 환경과 효율까지 모두 챙긴 라차방 공장의 온기는 매우 따뜻했다.
태국(파타야) =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