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토요타 캠리, 알파메일로 거듭나다

입력 2024년12월16일 09시25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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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련된 외모, 역동성 더한 대표 세단 

 -놀라운 효율과 실용적인 면모는 기본
 

 예상을 벗어난 반전은 사람들을 열광하게 한다. 좀처럼 외모를 가꿀 줄 모르던 모범생이 안경을 벗고 머리를 만지며 옷을 바꿔 입으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영화 속 장면처럼 말이다. 자동차에서는 토요타 캠리 같은 차가 아닐까 한다. 평범하고 연료 효율 좋고 신뢰도 높은 차. 딱 그정도였던 캠리가 제법 멋을 부렸다. 운동 신경까지 좋아졌다. 잘생겼는데 운동까지 잘하는 9세대 캠리는 알파메일 같은 존재다. 

 

 ▲디자인&상품성
 외형은 최근의 토요타 디자인과 맥을 같이 한다. 해머 헤드 형상의 전면부와 U자 형상의 LED 주간 주행등이 대표적이다. 토요타는 이 같은 새로운 방향성을 '에너제틱 뷰티' 라고 설명한다. 모든 면에서 자신감 넘치는 알파메일처럼 스포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인상을 준다. 

 


 

 흥미로운건 제원에서부터 차의 개선점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장은 이전보다 5㎜ 증가한 4,920㎜, 전고는 25㎜ 낮아진 1,455㎜이며 전폭(1,840㎜)과 휠베이스(2,825㎜)는 이전과 동일하다. 전장이 소폭 길어지고 전고가 상당 부분 낮아졌다는 점에서 차의 주행 안정성이 더욱 개선됐다는 걸 암시한다. 더 역동적으로 보이는 건 덤이다. 

 

 전반적인 비례감은 정직한 3박스 세단이지만 보는 재미가 있다. 곳곳에 자리잡은 잔근육은 엔진룸과 승객 공간, 그리고 트렁크를 명확하게 구분하면서도 각기 다른 개성을 보여주며 독특한 느낌을 준다. 쿠페와 비슷한 느낌을 주려 애쓰는 경쟁자들과는 다른 접근법이다. 

 



 

 실내는 이전보다 더 고급스러워졌다.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와 디스플레이 타입의 클러스터를 적용해 최신 트렌드를 따랐다. 프리미엄 트림에서 만나볼 수 있는 JBL 오디오 시스템의 음장감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화각 조절이 가능한 디지털 룸미러를 비롯해 파노라믹 뷰 모니터,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유플러스 드라이브 등 첨단 기능들도 두루 챙겼다. 

 

 감성 품질도 마찬가지다. 대시보드에는 우레탄 폼을 두툼하게 덧대서 만졌을 때의 촉감이 좋다. 천연 가죽 시트에는 곳곳에 스웨이드를 덧대서 프리미엄 세그먼트의 제품을 만나고 있는 것 같은 착각까지 불러 일으킨다. 토요타 특유의 세심하고 꼼꼼한 마감까지 챙겼다.

 





 

 백미는 2열이다. 팔걸이에 내장한 리모컨으로 2열 온도 제어 및 열선 시트 작동이 가능하고 등받이 리클라이닝과 리어 윈도우 선 커튼 조절도 가능하다. 국산 준중형차에서나 만나볼 수 있을법한 기능을 중형차에서 만날 수 있다. 이렇다보니 '가족용 차' 라는 중형 세단 본연의 목적에도 충실히 쓸 수 있겠다. 

 

 아쉬운 점도 있다. 전동 트렁크가 없다. 이제는 준중형차나 소형 SUV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기능이어서 더 아쉽다. 주요 구성 품목들을 보면 흠 잡을 게 없다보니 전동 트렁크의 부재는 더 안타깝다. 

 

 ▲성능
 알파메일이라면 운동 실력도 빠질 수 없는 부분. 2.5ℓ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5세대 THS 시스템을 결합해 시스템 합산 출력 227마력을 발휘한다. 이전 세대의 캠리와 비교하면 16마력 증가한 셈. 얼핏 봐선 출력만 오른 것 같지만 모터를 포함한 파워트레인 대부분을 새롭게 설계했다. 이를 통해 운전할 때의 체감 성능을 더욱 강조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로 중형차 치고는 운전이 꽤 재밌다. 특히 스포츠 모드를 체결한 뒤 와인딩 로드를 달렸을 때 그 진가가 더 잘 드러난다. 원하는 만큼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그대로 반응해주고 코너를 돌아나갈 때 팽팽하게 늘어져있던 서스펜션은 직선 주로를 만나면 재빠르게 원 위치를 잡는다. 낮아진 전고와 자연스레 아래쪽으로 이동한 무게도 도로를 꽉 움켜쥐는 데 일조한다. 

 

 스포츠 모드에서 느끼는 체감 출력도 상당하다. 일반적인 주행 조건보다 배터리를 더 적극적으로 써서 마치 전기차처럼 튀어나간다. 배터리와 엔진이 정확히 반 박자 차이를 두고 차를 밀어올리는 재미는 그간 중형차에서 느껴본 적 없는 재미다. 

 


 

 운동 성능이 좋으면 승차감이 나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에코 모드나 노멀 모드로 일반 도로를 주행할 때면 언제 그랬냐는듯 아주 차분해진다. 하이브리드 다운 정숙한 승차감에 부드럽게 방지턱을 넘어가는 걸 보면 같은 차를 타고 있는게 맞는지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다. 

 

 하이브리드 답게 효율도 좋다. 캠리의 에너지 소비 효율은 복합 17.1㎞/ℓ. 출퇴근 조건을 상정한 도심 운행 시에는 이보다 높은 18~19㎞/ℓ를 보여준다. 연료 효율에 있어서는 기존 캠리 오너들의 만족도도 높기 때문에 이렇다 할 평가는 필요하지 않겠다. 

 


 

 운동성만 좋은 건 아니다. 알파메일이라면 똑똑함도 겸비해야 하는 법. 차로 중앙을 유지하는 차선 추적 어시스트(LTA),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과 같은 고급 주행 보조 시스템을 통해 운전자의 스트레스를 덜어준다. 특히 DRCC에는 곡선 감속 및 정차 후 재출발 기능이 추가돼 한층 정밀한 주행이 가능하다. 오토매틱 하이빔(AHB), 사각지대 감지 모니터(BSM) 등의 안전 기술은 탑승자의 안전을 철저히 지켜준다.

 

 ▲총평
 2025년형 캠리는 과거와는 또 다른 자신감을 내뿜는다. 우리가 하이브리드 세단에서 기대해왔던 가치는 물론 생각치도 않았던 매력적인 외모와 뛰어난 운동 신경, 그리고 똑똑한 기술력까지 겸비하며 자동차 시장의 당당한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예상 밖 전환점이 주는 흥미로움처럼, 캠리는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제공하는 차였다. 

 

 시승한 신형 캠리의 가격은 XLE 그레이드 4,800만원, XLE 프리미엄 그레이드 5,360만원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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