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화 방지·연비 향상' 홍보..명확한 근거 없어
-제조사, "요소수에 첨가제 넣지 말라" 명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자동차용 요소수 첨가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첨가제 자체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동차용 요소수 시장에 '요소수 첨가제' 또는 '개량형 요소수' 등이 유통되고 있다. 대부분은 연비 개선, SCR 시스템 청소, 결정화 방지 등의 부가 효과를 홍보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제품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일부 업체들은 요소수에 첨가제를 혼합하면 요소의 결정화를 막아 SCR 시스템을 정화하고 연비를 높여준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이를 표준화된 절차에 따라 입증한 시험 결과는 부족한 게 현실이다. 업체의 자체 실험 자료나 비공식 소비자 후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객관적인 검증도 어렵다.
업계 한 전문가는 "요소수는 배기가스에 분사하지 엔진 연소 과정에 직접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연비 향상과 직결되기 어렵다"라며 "오히려 검증되지 않은 성분들이 촉매를 손상시킬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요소수는 유로6 디젤차에 달려있는 SCR 시스템에 쓰이고 있다. 배기가스에 요소수를 분사해 화학 반응을 유도하고 배출가스 속 질소산화물(NOx)을 질소와 물로 바꿔주는 형태로 매연을 정화한다. 완성차 업체들은 매뉴얼을 통해 ISO 22241을 만족하는 정품 요소수 사용을 명시하고 있다.
이 전문가는 "요소수에 첨가제만이 아니라 물을 넣는다 하더라도 규격화되어있는 성분과는 차이가 발생한다"며 "요소수는 일정 비율의 초순수와 요소만을 배합해야 한다는 게 명확한 국제 표준인 만큼 여기에 무언가를 더 넣으면 결국 차의 고장을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요소수는 국제 표준 ISO 22241, DIN 70070 등을 통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다. 요소수는 67.5%의 물과 32.5%의 요소가 혼합된 무색, 무취, 불연성 액체여야 한다. 성분만 보면 단순히 요소와 물만 섞어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공정은 간단치 않다. 고온의 배기가스와 결합돼 화학반응을 유도하는 물질인 만큼 거의 모든 불순물을 제거한 순수한 원료를 써야하기 때문이다. 이 탓에 요소수에 쓰이는 물은 반도체 세척 공정에 쓰이는 초순수를 써야 할 정도다.
업게는 요소수의 '결정화'는 보관 방식 및 저품질 요소수로 인해 생기는 문제인 만큼 첨가제가 아닌 검증된 제품을 사용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도 조언한다. '불순물'이 있는 요소수를 오랫동안 사용하면 SCR 내부에 침전물이 퇴적되고, 이로 인해 매연 배출도 막힌다. 결국 막대한 수리비를 요구하는 고장이 유발된다. 더욱이 상용차 운전자들은 차 운행을 하지 못하며 추가적인 손실까지 떠안아야 한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매뉴얼에서 “요소수 탱크에 물이나 기타 첨가물을 넣지 말 것”을 명확히 강조한다. 이는 디젤 엔진을 쓰는 승용차 뿐만이 아니라 상용차에도 해당하는 문제다. 취재 결과 국산차와 수입차를 막론한 다수의 자동차 업체들은 이와 같은 내용을 매뉴얼에 싣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