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웨이모 등 강자 구도로 재편되는 시장
 -여전히 관심의 주제, 기다리는 운전자 적지 않아

 오늘날 자동차에는 운전자의 조작 미숙과 오류를 보정하고 주행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드라이버 지원 기술이 들어간다. 차선 유지 보조,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 장애물 감지 자율 제동, 자세 제어 등 드라이버의 한계를 보완하는 능동형 컨트롤 시스템이 탑재된 오늘날의 모든 자동차는 크게 자율주행차 범주에 속한다. 

 이처럼 현재 통용되는 '자율 주행' 용어는 범위가 매우 넓다. 상용화 단계에 있는 이종 자율 주행 기술과 서비스 사이의 성능 편차도 심한 편이다. '자율'이란 용어의 모호성이 '자율 주행' 문제를 둘러싼 이해 충돌 시 자의적 해석의 틈을 줘 이해 당사자간 다툼의 발단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어디까지 '자율'로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그 누가 봐도 믿어 의심하지 않을 완전 자율 주행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다. '완전한' 자율 주행 자동차는 언제 어디서든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주어진 임무를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러한 자동차는 세상에 없다. '완전 자율 주행 자동차'가 되고 싶은 수많은 '불완전 자율 주행 자동차'들만 있을 뿐이다.

 현 시점의 자율 주행 시장에는 완전 자율 주행을 실현한 회사도,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절대 강자도 없다. 현재 자율 주행 시장은 저마다의 솔루션을 가진 수 백, 수 천 개의 테크 회사가 살아남기 위해 경쟁하고 있으며 자본은 이들의 생존에 투자하는 욕망과 혼돈의 장이다.

 여러 기술 선진국, 글로벌 기업들, 세계 유수의 대학들이 주인 없는 자율 주행 서비스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막대한 자원과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 모든 시장의 생리가 그렇듯 이들의 힘겨루기가 끝나면 자율 주행 시장도 결국 몇몇의 강자 대결 구도로 재편될 것이다.

 자율 주행 시장의 성장과 함께 다양한 자율 주행 차와 서비스가 탄생했고 2024년 현재, 서비스 안정화 단계에 들어갔다고 주장하는 곳도 여럿 생겼다. 대표적으로 사람들을 극단의 두 반응으로 나뉘게 하는 테슬라의 "풀 셀프 드라이빙 (FSD)" 은 현재 자율 주행의 미래에 가장 가까운 솔루션으로 평가받는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소유자들이 무인 자율 주행 택시로 운용하고 돈을 버는 미래 비전 "테슬라 네트워크"를 주장하기도 한다. 

 테슬라 택시에서는 스티어링 휠을 아예 떼어버렸다. 테슬라 FSD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구글의 자회사인 웨이모 (Waymo)다. 웨이모는 현재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자율 주행 라이드셰어 차를 테스트하고 있다. 초기에는 차 안에 안전 운전자가 탑승했지만 최근에는 특정 지역에서 이마저도 없앤 무인 서비스를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이 외에도 중국의 오토엑스 (AutoX), 아폴로고 (Apollo Go) 서비스도 중국 일부 지역에서 완전 무인 택시를 운행하고 있다. 최근 샤오미의 자율주행 솔루션을 탑재한 자동차들의 자율 주행 영상을 보면 중국의 자율 주행 수준이 결코 언더독이 아닌 잠재적 게임 체인저일 수 있음을 실감하게 했다. 국내도 정부의 지원아래 무인 택시를 비롯한 여러 자율 주행 서비스가 시험 중이다.

 자율 주행 자동차가 도로를 누비는 세상은 분명 인류의 생활상을 뿌리째 흔들어 바꿀 진보다. 많은 사람들은 물론 운전이 싫고 무서운 사람들이 자율 주행이 열어줄 새 세상을 기다린다. 눈에 보이긴 하지만 아직은 잡을 수 없는 현실. 그럼에도 이를 참고 기다리는 지금의 사람들. 자율주행이 가져올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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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호 F1 동력학 엔지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