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국내 판매, 기아 RV 1~3위 석권
 -압도적인 차이 벌리며 대세 입증
 -전기차 부문에서도 두각 나타내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세단 중심의 판매 구도가 실용성과 다목적성을 갖춘 RV(레저용 차량)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기아가 흐름을 주도하며 괄목할만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완성차 5사의 판매량을 기반으로 포디움 정상에 오른 차는 기아 쏘렌토다. 총 9,067대로 전년 동월 대비 4.6%, 전월 대비 21.6% 상승하며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2위와 3위도 모두 기아 RV다. 카니발은 총 7,734대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27.5% 껑충 올라 두 번째로 높은 곳에 자리를 잡았고 스포티지 역시 총 6,568대가 판매되며 국산차 전체 3위에 올랐다. 반면, 현대차의 아반떼(6,296대)와 그랜저(5,481대)는 각각 4, 5위에 머물렀다. 

 이처럼 단일 브랜드의 RV 제품군이 판매 1~3위를 모두 차지한 것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또 이를 바탕으로 올해 1~2월 누적 판매량에서도 기아 RV 군단은 청신호를 켰다. 쏘렌토는 총 1만6,521대로 전체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카니발과 스포티지가 각각 누적 1만3,802대, 1만3,115대로 뒤를 이어 상위 3개 제품을 독점했다. 아반떼(1만1,759대)와 그랜저(1만1,192대)가 뒤를 이었지만 기아 RV 3종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진 상황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기아 RV 라인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 중에서도 국내 시장을 휩쓴 가장 큰 배경에는 명확한 소비자 트렌드의 진화, 즉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의 근본적 변화를 꼽았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늘어난 차박,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은 넓은 적재 공간과 다목적성을 갖춘 RV의 인기를 견인했다. 또 1~2인 가구 증가와 라이프스타일 다양화로 기존 세단보다 활용도가 높은 차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여기에 연료 효율성이 중요해진 경제 환경에서 하이브리드 제품을 적극 도입한 기아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실제로 이 같은 조건에 부합하는 쏘렌토는 곧바로 소비자 반응과 판매로 나타났고 단번에 정상 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 쏘렌토는 지난해 기아가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이후 처음으로 국내 베스트셀링카에 등극하기도 했다. RV 차로는 사상 최초로 연간 판매 1위를 달성한 것이며 이는 지난 약 25년간 한국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흔드는 역사적인 전환점이 됐다.

 쏘렌토는 세련된 디자인과 강력한 터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갖췄고 카니발은 미니밴임에도 고급스러운 실내와 SUV에 버금가는 주행성능을 제공한다. 스포티지는 도심형 SUV로서 경제성과 실용성을 모두 갖고 있는 차다. 각각의 특장점은 요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차의 기준과 맞아 떨어지며 높은 인기, 그리고 우수한 판매로 나타났다.

 기아의 판매 강세는 내연기관 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주목할 만한 성과는 전기차 부문에서도 나타났기 때문이다. 기아 EV3가 1~2월 누적 2,686대 판매로 국산 승용 전기차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EV3는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과 차 급을 뛰어넘는 넉넉한 공간, 우수한 성능 및 주행거리가 주목을 받으면서 등장과 동시에 인기 반열에 올랐다. EV3는 계약 시작 3주 만에 1만 대를 돌파했고 출시 약 6개월 만에 1만3,000대가 팔리며 지난해 국산 전기차 판매 2위에 올랐다. 업계 전문가들은 “기아가 자동차 산업의 대전환기에 내연기관과 전동화 양쪽에서 모두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향후 귀추가 더욱 주목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EV3는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로부터 '2025 대한민국 올해의 차'로 선정됐으며 올해의 전기차, 올해의 전기 SUV, 올해의 이노베이션 부문도 함께 수상하며 기술력과 가치를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