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AI 등 첨단기술 기반으로 사람과 협업
-환경 및 지역사회와 공존 꿈꾸는 미래형 공장
현대자동차그룹이 최첨단 스마트 팩토리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이하 HMGMA)’를 완공했다. HMGMA는 16년 만에 새롭게 추가한 미국 현지 생산 거점이며 그룹의 미래 비전과 첨단 제조기술 역량을 집약한 게 특징이다. 특히, 인간-로봇-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상호 공존의 시스템이 주목을 받는다. 어느 한 주체가 생산을 이끌어가는 것이 아닌 함께 협업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먼저, AI·로봇 등 첨단 시스템과 조화 이룬 인간친화적인 HMGMA 생산 현장이다. 이는 의장 공장에서 두드러진다. 참고로 의장은 도장 공정까지 마친 차체에 2만~3만여 가지에 달하는 각종 자동차 부품을 조립해 완벽한 차의 형태로 완성하는 마무리 생산 단계다. 자동차 내부를 각종 부품들로 채워야 하는 미세 업무가 많아 차 생산 전체 과정 중 작업자(사람)의 손이 가장 많이 필요한 공정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곳에 인간 중심 근무 환경을 조성했다.
전통적으로 의장 공장은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차체가 이동하고 수십, 수백 명의 작업자가 각 위치에 대기하며 부품을 조립하는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HMGMA는 소수의 상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데 적합했던 기존 방식을 새로운 형태로 극복하고자 했다. 수요에 맞춰 다양한 모델을 유연하게 생산할 수 있도록 새롭게 의장 공장 구축을 시도한 것이다.
HMGMA 의장 공장에는 컨베이어 벨트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일부 구간에서는 컨베이어 벨트 대신에 차체가 자율주행 운반 로봇(AGV)을 타고 운반된다. 향후에는 차종, 세부 기능과 무관하게 동일한 조립 순서를 거쳐야만 했던 컨베이어 벨트 방식을 극복해 경로를 지정할 수 있는 AGV의 도움을 받아 필요하지 않은 공정은 생략하고 필요 공정에 바로 투입되는 식으로 생산 방식이 진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HMGMA 의장 공장에 세계 최초 적용한 도어(차문) 자동 탈거 및 장착 시스템은 과거 작업자들에게 의존해야 했던 도어 단차 품질 개선과 관리를 자동화해 우수한 외관 품질을 달성하도록 한다. 도장 공장에서 넘어온 차체의 도어를 열고 고정 볼트를 풀어 차에서 떼어내는 과정 모두를 비전 시스템의 도움을 받은 로봇이 수행한다. 도어를 다시 붙이는 작업에서는 14대의 로봇이 협동 제어를 통해 한 치의 오차 없이 도어 장착을 마무리한다.
차체와 결합될 각종 자동차 부품은 200여대의 자율이동로봇에 실려 각 공정에 적시에 투입된다. AMR은 SLAM(동시 위치 측정 및 지도 작성) 기술을 바탕으로 물류 창고에서 각 공정으로 원하는 위치까지 경로를 생성하며 부품을 배달시킬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양산성 검증을 완료한 AMR 관제 시스템을 HMGMA에 적용해 최적의 물류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후 완성된 차는 주차로봇 위에 올라타 자동화된 무인 품질 검사를 거쳐 지정된 최종 목적지까지 이동한 뒤 소비자를 만나러 가는 여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주차로봇은 얇고 넓은 형태의 로봇 한 쌍이 차 하부에 들어가 바퀴를 들어올려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구동한다. 과거에는 작업자가 직접 운전해 차를 옮겨야 했다.
HMGMA는 AI 기반 각종 시스템과 자율로봇 등을 완벽히 통제하고 공장의 생산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운영에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공장으로 구축되는 동시에 인간친화적인 생산 현장을 지향했다.
기존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무거운 부품을 들거나 윗보기 작업을 반복해야 했던 고전압 배터리, 전/후방 샤시 모듈 조립과 같은 공정은 작업자의 신체 부담은 줄이고 부상은 예방하는 인간친화적 형태로 구성했다. 현장 작업자가 고중량의 부품을 들어 반복적으로 볼트를 체결해야 했던 공정은 체결 위치 조정을 포함해 실제 볼트 체결까지 모든 작업이 자동화했다. 윗보기 작업을 배제한 것은 근골격계 부상 예방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아울러 과거 공장 상부의 운반 구조물에 실려 차체가 이동했던 설비 중심의 차체 공장은 HMGMA에서는 AGV를 활용한 차체 운반 덕에 상부 구조물 최소화가 가능해져 자연 채광이 환하게 들어오는 쾌적한 작업 환경으로 조성될 수 있었다. 작업자는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일할 수 있고, 기계 설비와 분리 마련된 휴게 공간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와 함께 HMGMA는 수소생태계 구축, 태양광 활용 등 자연을 활용해 지구 환경과 지역사회 공존도 꿈꾼다. 현대차그룹은 HMGMA에 수소 기술 기반 물류 체계 도입, 재생에너지 사용 등 환경친화적인 제조 생태계 구축 및 지역사회와의 공존을 위해서 다각도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룹은 HMGMA에 수소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물류체계 ‘HTWO 로지스틱스 솔루션’을 도입했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21대를 활용해 부품과 완성차를 운송하는 등 HMGMA 중심의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사업 브랜드인 ‘HTWO’를 통해 수소 에너지 기술과 사업 역량을 결집하며 국내 및 글로벌 사업 확대에 나서는 한편 수소 리더십 강화를 통해 수소 사회 가속화에 매진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환경친화적인 공장 운영을 위해 지난해 147MW 규모의 현지 태양광 발전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했다. HMGMA의 넓은 주차장 부지에는 태양광 발전 패널을 지붕에 설치한 구조물들이 대규모로 설치돼 있다.
공장 야외에 설치된 워터타워(급수탑)에는 HMGMA의 환경친화적인 노력이 예술 작품으로 새겨졌다. 지역 유명 예술대학 ‘서배너 칼리지 오브 아트 앤드 디자인’의 학생들이 공장과 지역사회로 물을 공급하는 워터타워 위에 태양광, 전기차 등 HMGMA의 친환경 모습을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