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윌리스 MB를 위하여, 지프 랭글러 41 에디션

입력 2025년04월18일 08시24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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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조 지프 헤리티지 계승한 특별 에디션
 -독보적인 험로 주파능력에 오픈에어링까지

 

 차가 주는 아이코닉 감각을 앞세워 다채로운 매력을 뽐내는 차들이 있다. 그들은 세그먼트를 정의하고 오랜 시간 사람들에게 인정과 가치를 받아왔다. 미국 정통 SUV 대명사로 불리는 지프 랭글러도 그 중 하나다. 더욱이 다양한 특별판을 함께 선보이며 개성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번에 출시한 41 에디션도 그 중 하나다. 랭글러 원조라고 불리는 윌리스 MB를 기념하기 위해 특급 컬러를 칠한 게 특징이다.

 



 

 윌리스 MB는 지프 브랜드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한 차로 알려져 있다. 1940년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군이 진행한 경정찰차 제작 공개 입찰에서 표준 차로 선정된 윌리스 오버랜드사의 시제품 쿼드를 바탕으로 생산한 군용 차다.

 

 오늘날 SUV 차체의 원형이 된 ‘지프’라는 이름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린 기념비적 제품이다. 전쟁이 끝나기 전 윌리스 오버랜드사는 ‘지프’ 상표권을 등록했으며 이후 최초의 민간용 제품인 CJ-2A를 출시하며 새로운 지프 브랜드의 역사가 시작됐다. 

 

 랭글러 41 에디션의 명칭은 윌리스 MB의 출시 연도이자 ‘올리브 드랩(Olive Drab)’ 색상을 의미하는 ’41 컬러에서 차용했다. 이와 함께 차에는 모파 순정 오토 파워 사이드 스텝, 윌리스의 밀리터리 정신을 계승한 스페셜 에디션 전용 배지가 부착된다.

 

 각진 차체와 동그란 헤드램프, 뒤쪽에 노출돼 있는 스페어 타이어 등 랭글러를 상징하는 요소들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여기에 신형으로 오면서 북미형 보닛과 범퍼를 탑재해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세븐 슬롯 그릴은 조금 더 큼직해졌고 중앙에 카메라도 달았다. 차의 성격을 상징하는 각종 뱃지는 팬더에 붙어져 있으며 노출 형태의 하이탑 휠하우스 커버 마저 상남자 이미지를 자극한다. 이 외에도 바짝 치켜 올린 A-필러와 밖으로 튀어 나온 경첩, 네모 반듯한 작은 테일램프 등이 매력을 더한다. 

 

 길쭉하게 나와있던 외부 안테나는 전면 유리창 안에 집어넣었고 코닝 고릴라 글라스를 적용해 외부 환경에 내구성을 강화한 모습도 인상적이다. 휠 디자인과 휠캡에 윌리스 로고를 칠해 놓은 점도 신선하다.

 

 실내는 제법 큰 변화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센터페시아 모니터다. 12.3인치 터치스크린은 보는 맛이 있고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티맵(TMAP) 내비게이션도 탑재했다.

 

 카플레이의 경우 화면이 커진 덕분에 송풍구 디자인도 원형에서 와이드 타입으로 얇아졌다. 이 외에 앞좌석 열선·전동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사이드 커튼 에어백 등 다양한 첨단·편의 기능을 적용했다.

 











 

 이를 제외한 전체적인 느낌은 오프로드 주행에 집중한 모습이다. 험로를 통과할 때 즉각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물리 버튼이 많은 편이다. 변속 레버와 기어 단수를 조정할 수 있는 방식도 전부 수동이다.

 

 훨씬 더 안정적이고 내구성 높은 기계적 장치 형태가 강점으로 다가온다. 이와 함께 극단적으로 짧은 대시보드, 직각으로 떨어지는 센터페시아, 바늘 계기판 마저도 차의 성격을 가늠할 수 있다. 도어를 전부 탈거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전선 연결을 최소화 했다. 그만큼 창문을 여는 버튼은 중앙에 있다.

 

 도어 패널 수납도 거의 없는 편이다. 반면, 센터 터널 중앙에는 제법 큼직한 컵홀더와 콘솔박스가 위치해 있어 아쉬움을 달랜다. 2열은 제법 넓은 공간이 나온다. 무릎 보다는 머리 위 공간이 훨씬 여유롭고 시트 포지션이 높아 내려다 보는 맛이 있다. 다만 안락한 감각과는 다소 거리가 있으며 조금 더 캐주얼한 탑승 경험을 지향한다.

 

 그래도 전용 송풍과 USB 충전 포트 등 편의 품목을 알차게 마련했으며 파워탑 답게 톱을 열었을 때는 상당한 개방 감도 덤으로 챙겨간다. 상하좌우 두 단계로 열리는 트렁크는 적당한 공간을 보여 주며 2열을 접으면 차박도 무리 없이 가능하다. 차체 강성을 높이는 별도의 구조물과 알파인 오디오 우퍼 등이 양 옆에 위치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보닛 안에는 직렬 4기통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m를 발휘한다. 초기 발진가속은 묵직하다. 스로틀을 열면 한 템포 여유롭게 숨을 고른 다음에 움직인다.

 

 어느 정도 속도가 붙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과정 자체는 만족스럽지만 매끄러운 엔진회전 질감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랭글러이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포인트다.

 

 물론 한 번 탄력을 받기 시작하면 거침없이 달려나간다. 강한 토크를 앞세워 시원스러운 가속을 보여준다. 거친 사운드가 울려 퍼지지만 차의 성격을 고려하면 단점이 되지 않는다. 또 타이어의 세팅, 차의 구조상 날렵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충분히 일상 영역에서 스트레스 없는 주행이 가능하다.

 

 스티어링 휠 반응은 무난하다. 전자식으로 즉각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건 아니지만 운전자 의도에 맞춰서 알맞게 방향을 틀며 구현 수준은 이상적이다. 스탑 앤 고(Stop & Go) 기능이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어드밴스드 브레이크 보조 시스템, 풀-스피드 전방 충돌 경고 플러스 시스템, 원격 시동 시스템, 사각지대/후방 교행 감지 시스템 등으로 안전성도 확보했다.

 









 

 시승차는 파워탑으로 세미 오픈에어링까지 누릴 수 있다.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 최고시속 96㎞에서 2열까지 완전 지붕 개폐가 가능하다. 톱을 열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따뜻한 봄 햇살과 살랑이는 바람, 각종 자연의 소리가 온전히 차 안으로 스며든다. 누구바도 빨리 달리고 싶은 마음은 저절로 사라지고 최대한 자연을 만끽하면서 이동의 순간을 기억 속에 담고 싶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교외로 향해 적당한 세미 오프로드를 달렸다. 임도를 통과해 본격적인 비포장 길에서 차의 실력은 식은 죽 먹기다. 2.72:1 셀렉-트랙 풀타임 4WD 시스템으로 악천후 속에서도 매끄러운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오프로드 주행 시 4-LO 모드에서 목표 속도(1~8km/h)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셀렉-스피드 컨트롤 기능을 탑재했다. 높은 진입각과 이탈각을 가지고 험로를 아무렇지 않게 주파한다. 바위와 진흙을 놀이터 삼아 가지고 놀며 새로운 즐거움과 희열을 안겨다 줬다.

 

 랭글러 41 에디션은 존재 만으로도 지프 마니아들에게 강한 자신감과 매력을 전달한다. 헤리티지를 간직하며 지금의 랭글러가 보여줄 수 있는 가치를 올바르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차를 소유했을 때의 자부심과 만족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랭글러 에디션 중 단연 특별하고 의미를 더할 수 있는 차로 기억될 듯하다.

 

 한편, 랭글러 41 에디션은 총 50대 한정으로 판매될 예정이며 랭글러 스포츠S, 루비콘 2도어, 루비콘 4도어 하드탑 및 파워탑까지 모든 트림에 걸쳐 선택 가능하다. 가격은 랭글러 스포츠S 7,420만 원, 루비콘 2도어 8,070만 원, 루비콘 4도어 하드탑 8,490만 원 파워탑 8,74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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