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판매 곤두박질, 머스크 CEO “5월 컴백”
-“극심한 정치적 대립 속에서 회복 쉽지 않아”
테슬라의 1분기 판매 및 실적이 곤두박질 치면서 일론 머스크 CEO가 “돌아올 것”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5월부터 경영 전선에 뛰어든다. 연말부터 이어진 정치적 행보에 선을 긋고 기업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해결할만한 마땅한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분기(1∼3월) 총매출 193억3500만달러(약 27조6336억원)를 기록하면 전년 분기 대비 9% 감소했다. 순이익은 더 처참하다. 4억900만달러(약 5845억원)로 작년 동기(13억9000만달러) 대비 71%나 급감했다. 주당순이익(EPS) 역시 0.27달러(약 386원)로 지난해보다 40% 줄었다. 이를 바탕으로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은 2.1%로 집계됐다. 1년 전(5.5%)보다 3.4%포인트, 직전 분기(6.2%)보다는 4.1%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정부 내에서 역할과 주된 작업이 대부분 끝났다"며 "5월부터는 그 작업에 할애하는 시간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테슬라에 할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다음 달부터 경영 전선에 복귀하며 판매와 실적 회복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노력이 당장의 성과로 드러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를 배경 삼아 영향력을 강하게 드러냈고 이 과정 속에서 정치적 대립이 격화된 미국 내 여론을 돌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CNBC가 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7%가 테슬라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이유로는 머스크의 행보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오너의 영향을 많이 받는 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머스크가 다음 달 회사로 돌아가는 상황과 행동이 주는 파급력은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 예고에 따라 전체적인 소비 불안정성, 급격히 상승할 수 있는 물가변동 등이 미국 내 자동차 구입을 더욱 주저하게 될 것이며 지지자였던 머스크에서 화살이 돌아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흐름을 의식한 듯 머스크 역시 미국 관세 정책 반대 입장을 거듭 밝히기도 했다. 그는 "낮은 관세가 번영을 위해 일반적으로 좋은 생각이라고 믿는다"면서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조언에 무게를 두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관세 결정은 전적으로 미국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머스크가 기업에 복귀해 집중한다고 해도 대내외 상황 마저 녹록치 않다. 전기차 핵심 소재인 배터리와 이를 만드는 희토류 공급이 쉽지 않아서다. 미국과 중국의 거친 관세 전쟁은 원자재 유통을 어렵게 만들었고 테슬라 입장에서는 원활한 생산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그 사이 라이벌은 신차를 앞세워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상황.
물론 일각에서는 1분기 판매가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은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주력차종인 모델 Y의 제품 교체 시기랑 겹치고 백오더 물량도 어느 정도 확보돼 있는 만큼 2분기 들어서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하지만 여러 지표들을 보면 안갯속 전망이다. 중국 출하량은 22%, 독일은 무려 47%나 물량이 빠졌다.
이를 바탕으로 업계 한 전문가는 “머스크가 돌아와 경영에 집중한다면 반등의 불씨를 되살릴 수는 있겠지만 일시적일 확률이 높다”며 “대내외 변수에 대응할만한 마땅한 카드가 없고 제품 자체의 경쟁력도 희석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정치적 오너 리스크가 큰 만큼 향후 트럼프 행보에 따라 기업의 평가도 나뉠 수 밖에 없다”며 “본인이 선택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세가 요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