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38년만의 은퇴
-디터 제체와 함께 '독일차 황금기' 이끌어
-올리버 집세 회장, "BMW 성공 이끈 설계자" 평가
BMW그룹을 상징했던 한 인물이 무대 뒤로 물러났다. 외신들은 단순한 인사의 교체가 아닌 BMW 역사의 한 장이 마무리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BMW그룹은 지난 14일 열린 연례주주총회를 통해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BMW그룹 감독위원회 의장이 공식 퇴임한다고 밝혔다. 그가 BMW를 떠나는건 올해로 꼭 38년 만이다.
라이트호퍼 전 의장은 1987년 BMW 유지보수 책임자로 입사한 이래 생산 담당 이사회 멤버, 회장, 감독위원회 의장을 역임하며 BMW의 전환기를 이끌었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2006년 BMW의 사령탑에 취힘한 이후 그룹의 글로벌 전략을 설계하고 전동화로 요약되는 미래차 전략의 토대를 닦아왔다.
그의 재임 기간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넘버 원' 전략이다. 이 기간 BMW는 i 시리즈로 대표되는 전동화 제품을 통해 경쟁사보다 빠르게 전기차 시장에 진입했고 디지털화와 지속가능성을 기업 전략의 중심에 올렸다.
그의 경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은 메르세데스-벤츠를 이끈 디터 제체와의 관계다. 라이트호퍼와 제체는 비슷한 시기 독일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양대산맥의 수장으로 각 회사의 전환기를 이끌며 경쟁 관계를 유지해왔다. 두 사람은 전기차 전환, 중국 시장 확대, 프리미엄 브랜드의 정체성 재정립 등 같은 의제에서 경쟁했고 독일차의 황금기를 공동으로 연출했다.
라이트호퍼 전 의장은 “38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이제 BMW그룹에 작별 인사를 할 때가 되었다"라며 "이 훌륭한 회사의 일원이 된 것은 영광이었습니다”라는 짧지만 깊은 작별 인사로 마지막 공식 석상에서의 발언을 마무리했다.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은 그의 퇴임과 관련해 "라이트호퍼는 오늘날 BMW그룹의 성공을 이끈 주요 설계자”라며 “그의 전략과 리더십은 앞으로도 BMW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라이트호퍼 의장의 후임으로는 BMW그룹 재무 총괄을 지낸 니콜라스 피터가 선출됐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